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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해보였는데"…송파 사망 일가족, 돈 문제 시달렸나

입력 2023-09-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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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서울 송파구에 살던 일가족 5명이, 한 곳도 아니고 서울과 김포 등 세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충격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이웃들은 이들이 "화목해보였다"고 기억했는데, 일가족이 각각 다른 장소에서 비슷한 시점에 숨진 이유 확인해보겠습니다.

우선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로 가봅니다. 지난 토요일(23일) 아침, 이곳에서 40대 여성 오 모씨가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추락사입니다.

그런데 이 곳은 오 씨가 사는 아파트가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오씨가 거주하고 있던 송파구 빌라를 찾았습니다. 여기선 오씨의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 3명이 함께 숨져 있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만 나온게,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이 떨어져 숨졌고, 여긴 자택은 아니고 그 여성이 사는 빌라에선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 3명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거고요. 여기까지만 들어도 참 안타깝고 충격적인데 또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오씨의 초등학생 딸도 경기 김포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오씨는 그제 호텔에 딸과 함께 들어간 뒤, 어제 혼자 나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오씨가 딸을 살해했을 수 있다고 보고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결국 오모씨가 송파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졌고요, 일가족이 살던 빌라에선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가 숨진채 발견됐고, 초등학생 딸은 김포의 한 호텔에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까지 일가족 5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건데요,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가 숨긴 그 빌라에선 유서가 발견됐다고요?

[기자]

남편과 시누이가 각각 쓴 걸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된 건데요, 가족 간 빚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오씨는 지난 6월에 투자를 하면 수익을 내주겠다며 지인 3명에게 2억7000만원을 받은 뒤 돌려주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오 씨가 한차례 경찰 소환조사에 불응했고, 추가 소환이 예정된 가운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도 오씨는 시어머니의 집 보증금 등 수억원의 돈도 빌린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 가족들이 살던 빌라 주변의 이웃들은 평소 화목해 보였던 가족의 비보에 안타까움을 전했는데요, "젊은 부부가 주말마다 아이와 함께 놀러 다니는 걸 보고 사이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인근 주민 : 싸우고 그런 소리도 없어. 인사 잘하고. 애기 데리고 다니고.]

[앵커]

이렇게 화목해보이는 가족이었는데, 수억원의 빚이 있었다는 거고, 경찰은 이들의 돈 거래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가족은 상당 기간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살던 빌라 앞엔 도시가스가 곧 끊긴다는 안내서와 연체된 카드 대금 고지서가 있었습니다. 이 집은 오씨 친가 소유로,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최근 살던 집 보증금을 빼 오씨에게 건네고 부부가 살던 이 빌라로 주거를 옮긴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오씨는 수개월 전부터 빚 독촉을 피해 초등학생 딸과 함께 숙박업소 등을 전전해온 것으로 알려졌고요, 시누이는 사망 며칠 전 주민센터를 찾아가 기초생활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상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경찰은 일가족의 죽음과 관련해선 "외부침입 등 범죄와 관련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앞으로 오씨의 휴대전화와 돈 거래 내역 등을 분석하고, 시신을 부검해서 이들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파악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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