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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상우 "배우로선 아웃사이더…결핍 많다"

입력 2023-09-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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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상우.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권상우.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결핍을 원동력으로 부단히 연기하는 배우 권상우다.

권상우는 지난 13일부터 디즈니+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새 시리즈 '한강'으로 돌아왔다.

'한강'은 한강을 불철주야 지키는 한강경찰대가 한강을 둘러싼 범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 6부작 시리즈다. 권상우는 극 중 남다른 사명감과 정의감이 가득한 한강경찰대 에이스 두진을 연기하고 있다.

코미디와 액션, 권상우의 주특기를 십분 활용한 작품이다. 거친 액션 연기,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에 직접 아이디어를 낸 상의 탈의 신까지 권상우의 내공이 담겼다.

이제는 믿고 보는 코믹 액션 장인이 된 권상우. "결핍이 나의 원동력"이라는 그는 코미디 작품은 물론 보다 무겁고 진중한 작품에서도 활약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배우 권상우.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권상우.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고 출연을 결심하게 됐나.
"한강경찰순찰대에서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주면 새로울 것 같았다. 기존 경찰 소재 이야기는 많았으나, 한강경찰 이야기는 잘 알려진 게 없지 않나. 새로울 것 같아 대본을 더 집중적으로 봤다."

-그동안 다수 작품에서 경찰을 연기해왔기 때문에 '한강'에서도 경찰을 맡는다는 지점에서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처음 대본에서는 조금은 무거운 캐릭터였다. 6부작이란 짧은 이야기 안에서 재미를 찾다 보니, 조금은 편안한 모습으로 보여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헐렁한 캐릭터로 바꿨다. 기존 캐릭터와 많이 차별화되진 않지만, 그 안에서 친숙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그렇게 설정한 것이 어울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수중 액션은 어땠나.
"저는 별로 겁이 없다. 새로움에 대한 즐거움이 있었다. 훈련할 때도 재미있게 했다. 깊은 수중에 들어갈 때, 수압 때문에 귀가 아프다. 그것 빼고는 새로웠다. 이 작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작업이니까. 재미있게 접근했다. 여러 테이크를 가야 해서 답답한 면도 없지 않았으나, 수중 액션을 처음 해볼 수 있어서 신선하고 즐거웠다."

-'무빙'의 인기를 잇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는데, 체감 인기를 느끼나.
"저는 지금 미국에 와 있다. 6부가 다 공개되고, 한 번에 다 몰아보기를 하는 분들이 보고 나면 지금보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무빙'이 워낙 잘 찍었고 큰 작품이라 비교하기는 좀 그렇다. 그래도 같은 디즈니+ 작품이니, 잘 됐으면 좋겠다."

-연기를 자평하자면.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단점이 계속 보이게 된다. 처음엔 영화 시나리오였는데, 그걸 6회 드라마로 늘렸다. 제 마스크를 보는 것만으로도 단점이 보인다. 외모적으로도 단점이 보인다.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결과물을 보면 연기적으로도 아쉬운 점들이 많다. 시선 처리나 작은 것부터 장점을 먼저 보지 못한다. 냉소적으로 보게 된다. 혼자 있을 때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도 한다."

-전 세계 시청자의 반응을 기대하고 있나.
"감히 전 세계 팬들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다. 일단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 그러고 나면,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한국 관객에게 '재미있다'는 평을 가장 받고 싶다. 그러고 나면 해외 팬들도 좋아하실 것 같다."
배우 권상우.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권상우.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간 다작에서 주연을 맡았음에도 여전히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있나.
"당연하다. 항상 낭떠러지에 서 있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흐름이 있지 않나. 잘될 땐 잘 되고, 아닐 땐 아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게 편하다. 현장에서는 배우로서 항상 열심히 하고,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 같다. 항상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냈던 장면이 있나.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감사한 거다. 사실 노출신은 없었다. 노출신은 현장에서 만드는 거다. 흘러가는 신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즉흥적으로 했다. 상의 탈의 신은 원래는 없었다."

-성동일의 특별출연이 인상 깊었다.
"선배님과 같이 작업해서 성과도 좋았고, 인간적으로도 제일 좋아하는 선배다. 안티가 없는 훌륭한 연기자인데, 그런 면도 부럽다."

-아내 손태영도 '한강'을 시청했나.
"아내는 항상 저에게 티를 내지 않지만 (내 작품을) 보긴 볼 것 같다. 아내도 같이 봤다. 아직 이야기는 못 들어봤다. '어떠냐' '얼굴이 어떻게 나오는 것 같냐'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아직은 답이 없다."

-극 중 박호산, 이상이와 다른 결로 대립하는 구도였는데, 현장에서 연기 호흡은 어땠나.
"박호산도 워낙 유연하게 연기를 잘한다. 경험도 많고 다양한 연기를 하는 배우니까. 그런 배우가 우리 작품에 나와준 것만으로도 힘이 됐다. 배우들이 좋은 역량을 보여줄 때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현장에서 촬영한다고 다 친해지는 건 아닌데, 이상이는 호감형이다. 선배에게도 잘한다. 촬영장 밖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눈, 마음이 가는 후배다. '히트맨'에 사실 이상이가 나왔다. 3년이 지나서 같은 작품에서 좋은 역할로 같이 연기하니까 뿌듯했다."

-실제 나이로는 17살 연하인 배다빈과 러브라인이 그려지는데.
"17살 차이가 났었나. 처음 알았다. 현장에 가면 이제는 웬만한 배우들과 그 정도 나이 차는 난다. 저는 어렵지 않다. 근데 그 친구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저는 현장에 나가면 배우들과 농담도 많이 하고 친숙하게 지내려고 한다. 그래서 어려운 건 없었다."

-러브라인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도 있다.
"러브라인이 깊게 들어오진 않는다. 방해될 정도인가. 촬영하면서도 그렇게 느끼진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방해가 되는 정도의 러브라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강'

'한강'


-'스위치'에 이어 '한강' 촬영 때도 액션 장면 등을 촬영하며 박수를 받았나.
"차 액션할 때 스태프들이 박수를 쳐주더라. '스위치' 때는 액션이 많지 않았는데, '한강'도 몇 달간준비할 정도의 작품은 아니다. 그렇게 어려운 액션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근데 제 안에선 하드코어 액션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 작품을 만나면 아낌없이 연기해보고 싶다."

-4050 남배우들을 찾는 여성 팬들이 과거보다 늘어난 것 같다.
"어느덧 나이 숫자가 늘어난다. 젊은 배우들도 계속해서 나오고. 그게 당연한 거다. 어쨌든 권상우만의 장점으로,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려는 고민이 더 많아진다. 이 나이에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다가갈 것인지, 어떤 작품과 장르로 보여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다."

-멜로에서 코믹으로, 캐릭터 선택에서 실제 인생의 변화도 묻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멜로를 하고 싶다. 근데 요즘 영화 시장이 멜로가 되는 시기가 아니니까. 아직 개봉 안 한 작품 중에는 멜로도 있다. 탐정으로 코믹 이미지가 입혀진 것 같은데, 코미디 연기를 할 때 사실 재미있다. 현장 만족도가 크다. 근데 그렇게 (이미지가) 굳어지기도 싫고. 조금 더 진중한 작품도 많이 하고 싶다. 내년엔 그런 작품들을 하고 싶다."

-넷플릭스 '도적: 칼의 소리'와 추석 연휴 경쟁하게 됐다.
"요즘엔 그런 대결 구도가 아니다. 뭐라 대답하기 모호하다. 지금 한국영화, 드라마 시장이 굉장히 어렵지 않나. 그래서 우리나라 작품 모두가 잘됐으면 좋겠다. 물론 제 작품이 더 잘 되면 좋겠지만. 스타일리시하고 이야기도 신박한 작품이 많은데. '한강'은 신박한 내용은 아니지만 그래서 남녀노소가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
'한강'

'한강'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가족들이 보고 싶을 것 같다.
"한 작품 끝나면 바로 미국에 온다. 그리고 충전하고 다음 작품을 하러 한국에 간다. 한국에 있을 땐 바쁘게 촬영하니 외롭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 촬영을 안 하는 기간에는 집에 혼자 있으면 쓸쓸하다. 여기 오면 하루하루 아빠, 남편으로서 역할을 더 충실히 하려고 한다. 촬영할 때보다 바쁘다."

-진중한 작품을 더 하고 싶다고 했는데, 어느샌가 권상우의 코믹 연기는 믿고 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코미디는) 자신 있는 장르이기도 하고, 저만의 무기이기도 하다. 한강에서는 한강 나름대로 제 무기를 보여드린다. 많이 준비돼 있다. 재미있는 작품으로는 관객 여러분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코믹 작품으로는 차기작으로 그런 시리즈는 계속할 것 같다. 관객들과 꾸준히 만날 멜로 드라마나 이런 것들을 인간으로서 고민할 수 있고 진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나서, 너무 코믹으로 쏠리지 않도록 밸런스를 맞추고 싶다."

-꾸준히 다양한 장르와 역할에 도전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결핍이다. 대중에겐 권상우가 많이 알려진 배우고, 소위 총각 때 스타 배우이기도 했고.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신인 때는 상도 받고 영화제에도 얼굴을 많이 보인 것 같은데, 배우로서는 아직 아웃사이더 같다는 생각을 스스로 한다. 결핍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 결핍을 없애려고 작품을 많이 찾는다.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노력한다. 그것들이 근데 또 결핍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아직 만족을 못 하는 것 같다."

-유독 패러디가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짤'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재생산되는 것인데, 그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 하지만 최근 작품으로 더 각인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과거의 그런 것으로만 이야기가 나오면 '내가 잘 하는 건가'란 생각이 든다. 더 인상적인 작품을 만드는 게 바람이고 목표다. 그럼에도 그게 저에게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강'

'한강'


-올해 추석 땐 무얼 하고 지내나.
"지금 가족들과 함께 있다. 추석에 가족과 함께 있으면 좋다. 촬영이 없는 시기여서, 미국에서 가족들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지낼 거다. 촬영이 끝나면 저에겐 매일이 추석이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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