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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효섭 "저도 언젠간 '너시속' 같은 사랑 하고 싶어요"

입력 2023-09-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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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효섭. 사진=넷플릭스

배우 안효섭. 사진=넷플릭스

배우 안효섭(28)은 운명도 이겨내는 사랑을 꿈꾼다.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 시간대를 넘나들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캐릭터를 연기한 안효섭. "운명은 내가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그는 작품 속에서도 사랑의 운명을 자신의 선택대로 바꿔나가며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과 친구 인규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 '나의 나라' '그냥 사랑하는 사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김진원 감독의 신작이다.

안효섭은 연준, 시헌 역을 맡아 시간을 초월하는 설렘을 선사했다. 민주, 준희 역의 전여빈, 1998년 시헌의 절친이자 민주를 짝사랑하던 인규 역의 강훈과 호흡을 맞췄다.
배우 안효섭. 사진=넷플릭스

배우 안효섭. 사진=넷플릭스


-작품 공개 소감이 궁금하다.
"작업물이 1년 뒤에 나와서 굉장히 어색했다. 조금 기대는 됐다. 내가 이걸 어떻게 찍었지 하는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넷플릭스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며, 저도 넷플릭스 애청자로서 기분이 색달랐다. 기대감이 컸다. 새록새록 추억들이 생각났다. 감독님, 전여빈, 강훈과 나눴던 이야기도 생각나며 아련했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타임슬립물을 좋아한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지금껏 제가 읽은 대본 중에 제일 소름이 돋았다."

-교복 연기를 자평하자면.
"솔직히 말하자면, 10대부터 40대 다했지만, (10대 연기가) 제일 고전이었다. 실제로 시간이 많이 지나기도 했고, 초반엔 굉장히 어색했다. 하다 보니 적응이 됐다. 작품 특성상 풋풋하고 청초해야 했다. 학생들만의풋풋함을 연기할 때 어색함이 있긴 했다. 강훈과 연기하며 편했다. 낯을 많이 가리는데, 이상하게 훈이 형과는 금방 친해졌다. 훈이 형의 웃음을 보면 사르르 녹는다. 거부감 없이 촬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녹았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나.
"외적인 걸 고민했다. 시헌의 시간, 연준의 시간을 생각해서 그들의 서사만 생각해서 외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미묘한 디테일의 차이를 두려고 했다. 시청자분들이캐치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저희는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학생 때는 제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렸다. 헤어스타일도 샤워하고 툭툭 털고 나온 듯한 스타일로 나왔다. 대학생 때는 살짝 가르마를 갈랐다. 동성애자 친구들이 캐나다에 많이 있었다. 그들에게 정갈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연준이일 때 머리도 조금 더 정갈하게 꾸몄다. 시헌이가 40대가 될 때까지 어떻게 살아왔을까를 고민하며 만들었다. 시헌이 온전히 잘 살아갈 수 있었을까. 민주, 준희를 살리고 되돌리기 위해서, 온전히 에너지를 거기에만 쓰지 않았을까. 그래서 자기의 모습을 가꾸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지내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렇게 스타일링했다.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초반 등장 때 뜬금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원작을 보신 분들은 당황스러울 수 있었을 거다. 그러나 저의 의도가 확실히 있어서 후회는 하나도 없다."

-반응 섭섭하지 않았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당연히 그럴 수 있었을 거다. 제가 팬이라면 기대한 부분이 있었을 거다. 일단 봐주셨다는 것에서 감사했다. 딱히 신경 쓰이거나 하지 않았다."

-그런 반응 어색했을 것 같다.
"수염도 기르고 피부 메이크업도 텁텁하게 했다. 나름대로 디테일을 살렸는데. 제 의도는 일단 그랬다."

-반응 찾아봤나.
"원래 잘 안 찾아본다. 주변인들이 (반응을) 보내주면 참고하는 편이다."

-1인 다역 힘들지 않았나.
"힘들었다. 시헌의 삶, 연준의 삶만 생각했다. 감독님과 상의하고, 배우들과 이야기했다. 서로 돕는 현장이었다."
배우 안효섭. 사진=넷플릭스

배우 안효섭. 사진=넷플릭스


-시헌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은 어떻게 찍었나.
"이틀에 걸쳐 촬영했다. 첫날은 어린 시헌, 다음날은 나이 든 시헌으로 촬영했다. 제 모니터를 찍어서 볼 수밖에 없었다. 공항 신이 가장 머리가 아팠다. 원작에서도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하더라. 너무 우리만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같이 이해하려고 했다. 그 인물의 감정에만 집중했다."

-로운과 로맨스 어땠나.
"로운은 친한 친구다. '언제 한번 같이 작품을 하자'고 늘 그랬다. 마침 특별출연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작진에게 제안을 했고, 로운에게도 정중히 부탁했다. 처음엔 어색했다. 친한데, 현장에서 만난 건 처음이었다. 일단 편했고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몇몇 신들이 좀 불편했다. (화면을 보기가) 조금 힘들었다. 연기한 순간만큼은 서로 너무 몰입했다. 근데 '컷'하고 나면 몰입했다는 사실에 짜증도 났다. 하하하. 장난이다. 재미있게 촬영했다."

-로운과 어떤 인연인가.
"어렸을 때 소속사가 같은 적이 있다. 로운이 꾸준하게 연락을 해줬다. 힘들 때 만났던 친구라서 남다르다."

-왜 로운이 생각났나.
"사랑을 해야 하는 역할이다. 많은 사랑이 있는데, 친구로서의 사랑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연준이로서의 신은 짧다. 그 짧은 시간 안에 누군가를 좋아해야 하니까, 내가 사랑하는 친구를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여빈, 강훈과의 호흡은 어땠나.
"훈이 형과는 편했다. 사람이 말랑말랑한 느낌이다. 저도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시헌과인규는 절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촬영하며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여빈이는 저에겐 어른 같았다. 항상 케어해주려고 노력하고, 반 발자국 물러나서 들어주려고 했다. 모두가 좋은 작품을 만들자는 목적 하나로 배려했다. 서로의 사랑이 애틋해지고, 크게 보이려면 호흡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배려도 했다."

-정말 바빴겠다.
"'낭만닥터2' 이후로 쉬지 않았다. 쉽지 않았는데, 돌이켜보면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저는 낙천적인 성격을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힘들다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 인정하는 순간 진짜 힘들어질 것 같았다. 어차피 할 건데, 재미있게 하려고 했다. 이 순간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했었는데, 정신적으로 극복 안 되는 게 신체적인 걷어라. 그래서 슬럼프, 무기력한 시점이 있었다. 현장에서 다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극복할 수 있었다. 가끔은 아무 생각 안 해야 회복되기도 한다. 원래 집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하루에 뭔가를 이루지 못하면 저를 원망하는 성격이었다. 근데 멍 때리는 것, 좋게 이야기해 명상을 했다. 쇼파에 앉아 몇 시간씩 가만히 있었다. '어릴 때 하지 언제해?'고 일리 있는 말이지만, 쉬는 것도 중요하단 걸 요즘 느끼고 있다."

-시헌의 사랑에 공감하나.
"저도 언젠간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저도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밖에 안 본다. 그래서 주변 친구들도 멀어진다. 오히려 친구들을 친하게 만들어서 다 같이 만난다. 한 사람만 보는 편이다."
배우 안효섭. 사진=넷플릭스

배우 안효섭. 사진=넷플릭스


-원작을 이제는 봤나.
"원작을 이제 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굉장히 더 예쁘고 청초하더라. 왜 원작 팬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

-OST를 즐겨 듣던 세대는 아닌 것 같은데.
"아니다. 타임슬립할 때 나온 '내 눈물 모아'가 후보곡 리스트에 있었을 때부터 '픽'했다. 원래 너무 좋아하는 노래다. 그분의 스토리가 공감되더라. 혼자 한국에 와서 열심히 가수 생활을 하시다가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으로 알고 있다. 공감대가 있었다."

-상의 탈의 장면 준비를 많이 했나.
"준비 많이 했다. 벗는 신이 항상 부담이 된다. 몸도 나이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30대인데 말라있으면 차이가 덜 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사이즈를 키우려고 했다. 일단 잘 나오면 좋으니까, 열심히 준비했다. 그 신 찍으며 쉽지 않았다. 운동은 평소에도 하는데, 그 장면을 위해 또 바짝 했다. 지난해 12월에 찍었는데, 그리고 나서 운동을 좀 쉬고 있다. 저는 작품 마다 벗었다. 모든 분이 제 몸을 안다. 운동을 건강하려고 재밌으려고 하고 싶은데 일적으로 하다 보니 운동이 좀 거부감이 들기 시작하더라. 제가 쉬는 거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나. 운동도 쉬는 기간을 가지고 있다."

-배우로서 제일 도전처럼 느껴진 연기는 무엇인가.
"상상력을 굉장히 많이 요구하는 연기. 모든 시간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시간대가 점핑했을 때 어떤 감정일지 이해하는 게 까다로웠다. 저는 사람 얼굴에 있어서 딱 한 가지를 못 바꾼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눈빛이다. 사람의 눈은 많은 걸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눈빛으로 많은 걸 말하고 싶었다.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니라, 거기에 진짜 들어가야만 했다. 그게 제일 어려웠다."

-타임슬립을 한다면 어떤 때로 가고 싶나.
"제 40대, 50대로 가고 싶다. 지금의 하루하루가 만족스럽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 이런 상태로 쭉 살다 보면 그때 내가 원하는 모습이 돼 있을지, 다른 모습일지 궁금하다."

-어떤 40대, 50대가 되고 싶은지.
"저는 변화를 인정하는 사람이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고 변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깊이가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렸을 땐 좋은 집, 차가 크고 좋아 보였다. 근데 점점 없어지는 것이다. 어디 얽매이지 않고, 내 자아를 성찰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운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운명은 본인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운명을 기적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걸 사람들의 의지라고 부른다'는 말이 있다. 공감한다. 깨달았다. 내가 모든 걸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제 인생 모든 일은 내가 주도할 수 있구나란 생각이, 긍정적으로 희망차고 에너지가 넘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운명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의 시간 속으로'

'너의 시간 속으로'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액션 해보고 싶다. 잘 싸우고, 날아다니는 멋진 액션. 중후한 남자의 매력을 표현해보고 싶다. 몸도 더 키우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사내맞선' 이후 뜨거워진 해외 팬들의 반응을 느꼈나.
"일단은 너무 신기한 현상이다. SNS가 발달하면서 많은 나라들에게국경 없는 사랑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더 열심히 해서 많은 걸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그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존재할 수 있는 거다. 사람이라는 건 혼자 존재할 수 없다. 바라봐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항상 이야기한다. 여러분이 있기에 제가 존재한다고. 그래서 감사함과 사랑뿐이다."

-차기작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항상 도전하는 작품에 끌린다. 색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열심히 잘 촬영해서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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