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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글바글 파리떼, 얼굴에까지…청정 마을에 무슨 일이

입력 2023-09-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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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충북 제천의 한 산골 마을에 그동안 없었던 파리떼가 들끓고 있습니다.

우선 파리가 얼마나 많은 지 저희 취재진이 잡아봤거든요.

끈끈이에 빽빽히 파리가 붙어있습니다. 빈공간이 거의 없는 상태로 접착력이 있는 곳 전체에 파리가 퍼져있습니다. 단 며칠만에 벌어진 일인데, 취재차량도, 촬영장비에도 파리떼가 몰려듭니다.

[김동례/마을 주민 : 파리가 바글바글하게 와. {지금 어머니 얼굴에도…} 아침에 나오면 나한테 다 달라붙어.]

[마을 이장 : 어느 날부터 갑자기 파리가 막 생기더라고. 이게 뭐지? 여기가 반딧불이도 있고 청정 지역인데…]

[앵커]

아니 반딧불이가 살 정도면 정말 산골 청정 마을인데, 왜 이렇게 파리가 몰려드는겁니까?

[기자]

주민들도 처음엔 이유를 몰랐는데요, 파리의 흔적을 따라가보니, 산속 땅을 판 자리에 돼지분뇨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굴착기는 작업을 멈췄고 삽과 장갑도 그대로 놓였습니다. 돼지분뇨는 빗물과 섞여 산 아래 마을로 떠내려가고 있습니다.

[앵커]

누군가 산속에 분뇨를 버린 뒤 방치했고, 이게 파리를 끌어모은거군요?

[기자]

범인은 현장에서 20분쯤 떨어진 곳에서 화물운송업을 하고 있는 땅 주인 박 모씨였습니다. 비료를 만든다며 관할 지자체엔 분뇨 11톤을 두겠다고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7백톤이나 버렸습니다.

[박모 씨/사업자 (땅 주인) : 겨울에 원래는 (분뇨가) 밭으로 가야 하는데. 눈도 오고… 임시로 야적장식으로 쓴 거예요.]

[기자]

11톤과 700톤은 엄청난 차이인데, 토양 오염도 심각해졌고요, 이와 관련해 단속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기자]

분뇨가 지난해 11월부터 버려졌거든요, 해당 지자체는 열달 동안 한번도 현장에 가보지 않았습니다. 민원이 잇따르자 지난달에야 사실을 확인하고 땅 주인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또, 주민들이 중앙정부에도 관련 내용을 신고했는데,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관리 권한이 없다며 떠넘기기만 했습니다.

[앵커]

지금 이 곳 뿐만 아니라 제주에서도 가축분뇨로 인해 숲이 크게 망가졌다고요?

[기자]

네, 멀리 지평선까지 이어진 제주도의 푸른 숲입니다. 그런데 나무 우거진 곳 한 켠이 뚫린 듯 비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썩은 물이 고였습니다. 바위 밑, 근처 하천은 온통 썩은 오물 범벅입니다.

[{어떤 색깔이었어요?} 시커멓지 뭐. {냄새는?} 아유, 뭐 난리 났어.]

{{어떤 색깔이었어요?} 시커멓지 뭐.]

[앵커]

저게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버린 가축분뇨라는 건데, 주변이 온통 시꺼멓게 변해버렸네요.

[기자]

가축 분뇨를 처리하는 업체가 돈만 챙기고 분뇨는 몰래 숲에 내다 버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부터 한달 반 동안에 버린 양만 1500톤입니다.

[앵커]

결국 돈 때문에 제주 숲을 아무렇게나 훼손한 거네요, 앞서 파리떼의 경우도 불법으로 분료를 쌓아두면서 토양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다고 하죠. 다시 예전처럼 되돌리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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