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잠' 유재선 감독 "봉준호 감독님 '당장 데뷔해' 응원 큰 용기"

입력 2023-08-23 13:1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유재선 감독이 스승과 다름 없는 봉준호 감독에 대한 남다른 존경심과 애정을 표했다.

첫 장편 데뷔작 '잠'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유재선 감독은 2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의 연출부 출신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작품에 대해 많은 칭찬을 해주기도 했는데 뿌듯했을 것 같다"는 말에 "관객으로서 좋아하는 작품이 봉준호 감독님 작품이고, 영화인으로서 닮고 싶은 분도 봉준호 감독님이다. 감독님이 이 영화를 봐 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한데, 높은 평가을 해주셔서 영광이었고 기뻤다. 영화를 함께 만든 배우, 스태프 분들도 감사함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 연출부로 봉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직접 보고, 현장을 누비는 경험을 했다. "당시의 경험이 '잠'에 녹아 들기도 했냐"는 질문에 유재선 감독은 "내가 영화과 전공이 아니라 영화 제작과 관련 된 건 현장에서 어깨 넘어 배운 것이 전부다. 대학 시절에서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연출팀으로 활동했고, 졸업하자마자 연출 막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것이 봉준호 감독님의 '옥자'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에는 '이 영화 프로젝트를 발목 잡으면 안되겠다. 내가 실수해서 망치면 안되겠다'는 걱정만 앞서서 무언가를 배운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막상 '잠'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에는 알게 모르게, 무의식적이면서 의식적으로 봉 감독님이 '옥자'에서 연출하셨던 모습을 모사하려고 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 감독은 "그 중 한 가지는 스토리보드에 대한 중요성이었던 것 같다. 감독님 같은 경우에도 감독님이 스토리보드를 직접 그리고, 그대로 촬영하려 노력 하시는데, 나도 봉 감독님을 통해 영화를 배워서 그런지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서 투자 캐스팅이 진행되기도 전 가장 먼저 한 일이 내 버전의 스토리보드를 그리는 것이었다. 촬영 때도 스토리보드대로 따르려 했다. 요즘 한국 영화는 예산이 굉장히 빠듯한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에서 효율적인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유재선 감독은 '잠' 시나리오를 접한 봉준호 감독의 응원 덕에 큰 힘을 얻기도 했다고. "TMI일 수 있는데, 원래 감독님의 새로운 프로젝트 연출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시나리오를 하나 썼는데 읽어 봐 주실 수 있냐'는 요청을 드렸고, 감독님께서 보시더니 "너는 이거 해야겠다. 시나리오 너무 좋고, 지금 당장 만들어도 손색없을 것 같다. 이 작품으로 데뷔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어마어마한 감사와 용기를 얻었고 '이 영화로 데뷔 해야겠구나.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구나' 마음 먹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유 감독은 "보통 감독님과 연출팀의 사이가 그런 것 같다. 연출팀 소속 스태프들은 '어느 한 감독 영화에 참여해 연출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자기가 데뷔할 때 그 지식을 활용해 내 영화를 만들자'는 꿈이 있고, 감독님들은 그런 후배들을 최대한 도와주려 하신다. 여러 방편으로 도움을 주신 봉준호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거듭 인사했다.

지난 5월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도를 높인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인해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봉준호 감독 작품 '옥자' 연출부 출신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정유미 이선균이 부부 호흡을 맞췄으며, 칸영화제 뿐만 아니라 최근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판타스틱페스트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어 개봉 후 관객 반응을 기대케 한다. 내달 6일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