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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달짝지근해' 김희선 "20년만 영화, 스코어·평가 두려웠다"

입력 2023-08-2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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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달짝지근해' 김희선 "20년만 영화, 스코어·평가 두려웠다"
배우 김희선이 20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강산이 두번이나 바뀔 세월만이다. 그간 JTBC '품위있는 그녀', MBC '앵그리맘'·'내일', tvN '나인룸', SBS '앨리스', 넷플릭스 '블랙의 신부' 등 TV와 OTT, 여러 장르를 오가며 활약한 김희선은 여전히 도전 중이다.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김정권 감독)' 이후 20년 만에 한국 영화로 컴백한 김희선의 선택은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이한 감독)'이다. 김희선을 극 중 밝고 당찬 일영으로 분해 유해진과의 순수하고 귀여운 말랑말랑한 코믹 로맨스를 펼친다.

스크린 속 화장기 없는 수수한 스타일링에 단발 머리, 대학생 딸을 둔 엄마가 된 김희선의 모습도 꽤나 자연스럽다. 김희선은 "한창 영화를 많이 하던 시절도 있지만 이후 영화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던 시기다. 결정까지 오래 걸렸는데 감독님의 손편지를 받고 감동했다. 내가 뭐라고 나를 이렇게까지 원하시는데 거절하나 싶었다"며 "그리고 (유)해진 오빠와의 영화를 누가 마다하겠냐. 누구라고 하고 싶을 것"이라고 강한 믿음과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유해진은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김희선 배우를 기다렸다"며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음을 인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희선은 "막내로서 내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은 촬영 현장이 좋았다. 재미도 있고, 수다도 떨고, 맥주 한잔도 하며 그런 게 잘 맞았던 거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인터뷰] '달짝지근해' 김희선 "20년만 영화, 스코어·평가 두려웠다"
[인터뷰] '달짝지근해' 김희선 "20년만 영화, 스코어·평가 두려웠다"
-오랜만에 하는 영화라 더욱 반갑다. 컴백작으로 '달짝지근해: 7510'을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겁도 나고 그래서 감독님께 시간을 좀 더 달라고 그랬다. 감독님이 어느날 손편지를 주셨다. A4용지에 빼곡히 두장을 주셨다. 희선씨가 일영이를 해야하는 이유 첫째부터 써서 주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전에 식당에서 감독님을 뵌 적이 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올 때 그 모습이, 희선씨가 그냥 일영이었어요. 정말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읽고 너무 감동도 받고 이렇게 나를 원하시는 감독님이 있는데 내가 감히 뭐라고 이렇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해진이 오빠랑 영화를 하는데 누가 싫어하겠나. 워낙 같이 연기하고 싶었다. 달달한 로맨스라 해서 부담없이 한 거 같다."

-유해진은 치호를 연기하며 20대 때의 순수한 사랑이 떠올라 그리웠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 혹은 일영과 함께하며 들었던 감상들이 있다면.
"10, 20대는 아니지만 치호의 순수함 때문에 나이가 있음에도 풋풋해 보이는 듯 하다. 치호의 순수함을 알아본 일영 역시 순수한 친구가 아닌가 싶었다. 해진 오빠가 워낙 연기를 잘해서 첫날 촬영을 했는데 치호 그 자체였다. 나도 일영을 연기하기에 일영이가 되어 가지만, 치호 같은 모습에 더 일영이를 다가갈 수 있었다. 해진이 오빠는 말할 것도 없다. 촬영이 없는데 구경하러, 응원하러 오신다며 다음날도 또 오셨다. 이틀 연속 와주시고 너무 고마운 점이 많다."

-상대역으로 유해진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나.
"처음 본 해진 오빠랑 정말 몇작품 같이한 사람처럼 호흡도 잘 맞고, 말도 잘 통하고 코드가 비슷하다. 덕분에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해진 오빠가 낯을 가리고 샤이한 남자다. 친해지면 농담도 많이 하고 아재개그도 하고 말장난도 한다. 첫 촬영부터 말도 놓고 '오빠 오빠' 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스킨십이 가미된 자동차 극장신도 많은 웃음을 유발했다.
"사실 이 신 걱정을 너무 많이 했다. 로맨스를 할 때 남자들이 리드하면서 여자를 끌고 가는 신을 많이 해봤다. 더 적극적으로 과격하게 남자한테 스킨십을 한다거나 그런 걸 거의 안해봤다. 그래서 너무 고민했다. 내가 더 격렬하게 해야하는데 오빠가 웃음을 못참더라. 얼굴이 다가가기만 하면 웃음이 터졌다. 초반엔 오빠가 NG를 많이 냈다. 키스를 할 때 그 와중에 '이러시면 안돼요~' 이런 대사가 있다. 키스를 하느라고 웅얼웅얼 하는데 그게 너무 웃겼다. 촬영 5분 중단하고 웃을 거 다 웃고 다시 집중하고 했던 거 같다. 생각보다 결과물로 잘 나온 거 같아서 좋다."

[인터뷰] '달짝지근해' 김희선 "20년만 영화, 스코어·평가 두려웠다"
-항상 밝은 기운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번엔 배우들이 많진 않았다. 주로 해진오빠랑 나, 차인표 오빠 이렇게 촬영을 많이 했는데 현장에 배우가 둘 아니면 셋 정도다 보니까 내가 제일 어리고 막내로서 내 역할을 한 거 같다. 오빠들이 워낙 과묵하다. 내가 한마디라도 더 걸고 밝게 하려고 했다. 원동력은 촬영 현장이 좋다. 재미도 있고, 수다도 떨고, 맥주 한잔도 하고 재밌게 놀고, 그런 게 맞았다."

-한국 스크린에선 20년만에 본다. 제안은 많았을텐데 늦어진 이유는.
"내 잘못도 있다. 영화를 했던 그 때 스코어가 배우들의 몫도 있다 생각했다. 그게 참 두려웠던 거 같다. 연기가 이렇다 저렇다 말들과 더불어서 관객수가 없으면 나의 연기 평가가 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많이 두려워했다. 그래서 제안이 와도 선뜻 하겠다는 말을 못하겠더라. 이번에 일영이는 닮은 부분도 많고, 오랜만에 영화를 했는데 무거운 역할도 아니고 해서 부담없이 할 수 있어 선택했다."

-임시완, 고아성 등 카메오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카메오인데도 임시완 씨는 성악가 분에게 몇주간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들었다. 너무 잘해줘서 고맙고 미안했다. 함께 야식도 먹어가며 재밌게 촬영했다."

-오랜만에 스크린 컴백인데, 앞으로는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도 될까.
"좋다. 다음 작품은 드라마긴 한데 요즘 넷플릭스나 영화나 드라마나 촬영 현장이 그렇게 힘들거나 하지 않다. 여건도 좋아지고 그래서 좋은 영화 있으면 하고 싶고, 다른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반응도 좋아서 더 하고 싶다."

-절친한 배우 송혜교의 시사회 참석도 화제였다.
"매일 만나거나 이런 사이는 아닌데 통화는 자주 한다.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나왔어? 어때?' 물어보니까 '언니 정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줬다. 내가 불안해하고 하니까 좋은 기사를 다 링크로 보내주더라. 동생이지만 언니 불안해한다고 애쓰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난 성격이 세고 말도 막 떠들고 그러는데, 혜교는 조용조용하고 들어주는 편이다. 내가 혜교한테 애교를 많이 떨고, 언니와 동생이 바뀌었다. 와인 마시고 술 한잔 하고 그런 것도 한 몫 하는 거 같다. 둘 다 강아지 좋아하고, 그래서 오래가지 않을까."

-실제로 딸이 있는 엄마이기도 한데, 일영도 또래의 딸이 있는 만큼 극 중 딸과 호흡을 연기하는데 더 몰입이나 도움이 됐나.
"우리 딸이 많이 자랐다. 중2다. 만약에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그런 상황에 있는데 내 딸이라면 나한테 어떻게 했을까. 상황도 비슷하고 해서 더 쉽게 다가갈수 있었다."
[인터뷰] '달짝지근해' 김희선 "20년만 영화, 스코어·평가 두려웠다"

-최근에는 장르물 위주로 하다가 오랜만에 로맨스를 하니 어땠나.
"예전엔 그냥 남녀의 사랑 둘의 이야기였다면, 일영과 치호의 사랑은 나도 좋아하고 내 주위의 사람들이 치호를 좋아했으면 좋겠다 싶은 사랑이랄까. 이 역할도 치호랑 나랑 사랑을 하다가 주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데 그게 더 마음이 아프다. 옛날에는 말랑말랑하고 그랬다면 이번엔 더 애틋하면서 가슴 앓이를 하는 그런 점이 예전에 했던 로맨스와 다른 듯 하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도 출연했는데.
"재석 오빠가 반겨주시고 쿨 노래로 춤도 추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토크 프로그램 오랜만에 나간 거 같다. '유퀴즈'가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분들 많이 나온다. 영화 찍었다고 나가는게 속보인다 했는데 긴장 풀어주려고 춤도 추고 노래하고 그랬다. 30년 전에 둘이 노래방에서 만난 이야기도 하고 유쾌하게 촬영했다. 유재석 오빠한테 고맙다. 망가지고 풀어지고 해서 너무 고맙다."

-여전히 한국 대표 미인으로 불리는데 유지 비결이 있다면.
"있는데 말 안한다(웃음). 스트레스를 잘 안받는다. 성격이라 말해도 못하는 분들도 있을 거다. 나는 내가 해결을 할 수 없고 불가항력의 걱정이면 떨쳐 버리는 습관이 오래 전부터 있었다. 배고프면 야식 먹고 맥주 땡기면 한잔하고 하고 싶은 걸 다하면서 사는 성격이다. 오히려 내일 촬영있어서 얼굴 부으니까 '먹으면 안돼'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먹고 행복하게 자자 그런 주의다."

[인터뷰] '달짝지근해' 김희선 "20년만 영화, 스코어·평가 두려웠다"
-배우로서의 바람이 있다면.
"활동한지가 오래돼 이제는 어떤 배우보다는 다양한 역할 하면서 나름대로 잘 소화하는 배우, 믿고 보는 배우 이런 말들이 있는데 그 말이 참 좋더라. 그 한마디가 배우에 대한 신뢰인 거 같다. '믿보배'가 됐으면 좋겠다."

-어느덧 데뷔 30주년이다.
"벌써 30주년이다. 공백기가 있었다. 중간에 결혼하고 아이 낳고 6년 정도를 쉬었다. 그 때 그 시간이 좋았던 건, 활동을 좀 쉬면서 어떤 작품을 보면 '내가 결혼 안했으면 저 역할이 내건데' 이러면서 약간 사람이 허해지면서 결혼한 것도 남편도 미워지고 이런 때가 있었다. 그 시간에 오히려 잘 충전하고 나왔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30년간 어떻게 일만 하겠나, 20대 때 가장 일을 많이 한 거 같다. 10년 정도를 정말 일을 했다. 영화, 드라마, MC, 광고 이러면서 쉴틈없이 그렇게 일을 많이 했는데 그 때 열심히 일한게 이렇게 여유있게 생활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싶은 거 고를수도 있고, 참 열심히 일을 하니까 좋은 보상이 있다. 원동력이라면 아직도 원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감독님 제작사에서 찾아주시는 분들도 있고 팬들이 원하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작품을 할 수 있지 않나.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예비 관객들에게 한마디.
"워낙 이 여름을 공략해서 개봉하는 영화들이 많다. 우리 영화는 영화를 보는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행복감만 있지 않을까. 요즘에 필요한 영화라는 말이 듣기 좋더라."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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