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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마다 뛰는 '스·드·메' 가격…”결혼은 오늘이 가장 싸다?”

입력 2023-07-06 18:09 수정 2023-07-0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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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스··메(사진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6월 말에 서둘러 일정 잡고 계약했어요.”(결혼준비 커뮤니티 글)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최근 많이 볼 수 있는 글입니다.

웨딩업계가 매년, 혹은 6개월마다 가격을 인상하면서 예비부부들의 비용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6개월마다 가격 오르는 '스드메'…예식장·예물 비용도 부담


웨딩 박람회에서 드레스를 보고 있는 예비 부부. 〈사진=연합뉴스〉

웨딩 박람회에서 드레스를 보고 있는 예비 부부. 〈사진=연합뉴스〉

웨딩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스튜디오 비용과 드레스 대여 비용 등이 오르고 있습니다. 업계 전반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드레스숍에서 드레스를 입어보는 피팅 비용과, 식 진행 때 신랑 신부의 옷매무새를 고쳐주며 진행을 돕는 헬퍼 비용도 5만원가량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혼 준비 카페에는 스드메 패키지와 헬퍼비, 피팅비 등을 합해 50만 원가량 가격이 인상된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한 웨딩업계 관계자는 “스드메 업체들이 6개월마다 가격을 한 번씩 올리는 편”이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가격은 점점 더 오를 테니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예식장 비용도 해가 갈수록 비싸지고 있습니다. 예식장 역시 해마다 대관료와 식대 등을 올리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예식장은 내년 식대를 메뉴별로 7000원~1만 원가량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오른 식대는 코스별로 다르지만 8만~10만 원 선입니다.

서울 강남 한 예식장의 경우 아직 가격 정책에는 변화가 없지만, 식을 올리는 예비부부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입니다. 이 식장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공식적인 식대 가격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내년부터는 하객 규모나 예식 시간대에 따른 할인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식을 올리는 요일이나 시간대, 하객 수 등에 따라 적용되는 가격이 달라지긴 하지만 최근 서울 강남 지역 예식장의 공식적인 식대는 1인당 8만 원을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사와 관계 없는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기사와 관계 없는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예물 비용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명품 브랜드를 위주로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최근 가방 가격을 최대 15% 인상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 가격이 1000만 원에 이를 정도입니다.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불가리도 이르면 10일부터 국내 제품 가격을 최대 7% 가까이 올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용 부담에 한숨 쉬는 예비부부들…”추가금도 부담”


끊임없이 오르는 가격에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의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내년 3월 결혼을 준비 중인 이 모(30) 씨는 “내년 초 식을 올릴 예정이라 올해 5월쯤 계약을 했는데 그때도 이미 오른 가격으로 계약했었다”면서 “지금도 부담스러운데 또 언제 가격이 오를지 몰라 다른 것들도 빨리 준비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결혼식을 올린 전 모(33) 씨는 “지난해 말쯤 식장을 계약했었는데, 최근 같은 곳에서 식을 올리기로 한 지인은 더 비싼 가격을 주고 계약을 하더라”면서 “이미 비싼 비용을 주고 결혼했지만 그나마 빠르게 하길 잘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습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출해야 하는 추가 비용도 부담입니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김 모(34) 씨는 “스드메 견적을 받았을 땐 300만 원으로 안내받았는데 실제 지출한 비용은 570만 원 정도였다”면서 “준비 과정마다 지불할 수밖에 없는 추가 비용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면 스튜디오 사진을 찍은 뒤엔 30만 원 넘는 돈을 주고 '원본 사진'을 구매해야 합니다. 그래야 원하는 사진을 고를 수 있습니다. 이를 구매하지 않으면 스튜디오 측이 임의로 고른 사진 몇장만 받아봐야 하는 거죠.

또 드레스숍에서 드레스를 입어볼 때마다 피팅 비용을 내야 하고, 메이크업도 원하는 아티스트를 지정해 받으려면 지정 비용이 듭니다.

김 씨는 “웨딩산업 자체가 정찰제가 아니다 보니 사전에 가격을 알 수도 없고, 부르는 가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신혼부부들은 식을 올리려면 어쩔 수 없이 추가비용을 내면서라도 결혼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아현 웨딩거리의 웨딩드레스 판매점.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아현 웨딩거리의 웨딩드레스 판매점.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결혼은 오늘이 가장 싸…가격 또 오를 수도”


결혼식 비용이 계속 오르는 데 대해 업계에서는 물가 인상과 인건비 인상 등을 이유로 듭니다.

또 코로나 19를 거치며 예식장을 비롯해 관련 산업 규모는 줄어든 반면, 코로나 19 이후 미뤄뒀던 결혼을 하려는 수요는 많아지면서 가격이 오른 영향도 있습니다.

실제로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코로나 19 전인 2019년 4월 전국 933개에 달했던 예식장 수는 올해 4월 736개로 약 21% 줄어들었습니다.

결혼은 해야 하는데 결혼할 곳이 줄어들다 보니 예비부부들 입장에선 비싼 돈을 지불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식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한 웨딩플래너는 “원래 이맘때쯤 결혼을 하려고 계획했던 분들에 더해, 코로나 19 때 결혼을 미룬 사람들까지 겹쳐 예약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원하는 업체를 골라 예약하려면 25년 상반기 예식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결혼 성수기인 9월이 되면 또다시 업체들이 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며 “결혼을 하려면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무리 업체 자율로 가격을 정한다고 하더라도, 최근 결혼식 비용은 너무 과하게 오르는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가 개입해 직접 가격을 조정하긴 어렵겠지만, 가격 인상 횟수나 인상률 등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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