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당시 고 김현택 일병의 유해. 〈사진=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6·25 전쟁 당시 외동딸과 떨어져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국군 장병이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갑니다.
오늘(23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10년 6월경 강원도 철원군 일대에서 발굴된 6·25 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2사단 소속 고 김현택 일병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의 유해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후배 장병들에 의해 수습됐습니다. 2010년 6월경 감식단과 육군 15사단 장병 100여명이 발굴 작전을 하던 중 고인의 넙다리뼈를 수습했습니다. 이후 같은 해 10월, 2022년 11월 1차 발굴지점에서 약 12~40m 떨어진 곳에서 엉덩뼈와 넙다리뼈를 추가로 수습했습니다.
감식단은 고인의 병적자료 등을 바탕으로 유가족인 딸 김득례 씨를 찾아가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인은 1926년 2월 전남 신안군에서 4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다가 결혼해 슬하에 1녀를 뒀습니다. 1951년 5월 입대해 제주에서 훈련을 받은 뒤 2사단에 배치됐고, 1951년 8월~9월 강원 철원군 인근에서 벌어진 '734고지 전투'에 참전해 1951년 8월 15일, 25세 나이로 전사했습니다.
734고지 전투는 강원 철원군 적근산과 김화군을 연결하는 중부 전선의 요충지로 여러 차례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진 전투입니다.
고인의 유해는 오늘 경기 수원시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고인의 딸 김득례 씨는 "아버지의 유해를 찾아서 인생의 숙제를 마친 기분"이라며 "유해를 찾기 위해 고생하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