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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이 있는 집', 김태희·임지연이 만든 미스터리의 향기

입력 2023-06-20 08:20 수정 2023-06-2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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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이 있는 집'

'마당이 있는 집'

김태희와 임지연의 만남이 통했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1회는 극과 극의 현실을 살고 있는 두 여자 김태희(주란)와 임지연(상은)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두 가정을 집어삼킨 충격적인 미스터리 속으로 시청자들을 빨려 들게 했다.

먼저 김태희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완벽하게 가꿔진 전원주택 단지인 '코넬리아'에 살고 있는 김태희의 가정은 겉보기와는 달리 위태로운 속사정을 품고 있었다. 김태희는 과거 사망한 언니의 시신을 목격한 트라우마로 인해 오랫동안 극심한 불안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있었고, 그 영향으로 중학생 아들 차성제(승재) 역시 불안 정서를 보이고 있었다. 또한 언니의 기일이 가까워오자 김태희의 상태는 점점 더 심해져 이사 온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웃과의 교류를 모두 차단한 채 집안에 스스로를 가둔 듯 생활했다.

그러던 9월 18일, 김태희는 뒷마당에서 역겨운 악취가 새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남편 김성오(재호)가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며 천연 비료의 냄새를 의심하자 김태희 역시 꺼림칙한 마음을 애써 눌렀다. 하지만 뒷마당의 악취를 향한 김태희의 의심은 점점 짙어 졌다. 이웃집 정운선(해수)가 김태희의 집 앞에서 "어우 무슨 냄새야"라고 읊조리는 걸 들은 것. 김성오는 태연하게 행동했지만 김태희의 마음 속엔 애써 눌렀던 의심이 다시 싹텄다. 이와 함께 의사인 김성오가 의약품 영업사원 최재림(윤범)과 밤늦게 전화로 실랑이를 하는 모습까지 비춰지며, 형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가 김태희의 집을 잠식해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9일, 집 청소를 하며 잡념을 떨치려던 김태희는 불현듯 어젯밤 정운선의 말이 떠올라 그의 집을 쫓아갔다. 정운선은 "비료 냄새 아닐 거다. 땅에서 뭐가 썩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김태희의 의심에 방아쇠를 당겼고, 모든 걸 눈으로 확인하기로 마음먹은 김태희는 끝내 삽을 들고 뒷마당을 파헤쳤다.

한편 9월 18일, 임지연은 임신부의 몸으로 최재림의 상습적인 폭행을 견디며 비참한 현실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지옥 같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임지연의 발버둥은 조용히 이어지고 있었다. 임지연은 몰래 카메라를 통해 최재림의 폭행 장면을 녹화했고, 최재림이 잠든 사이 화장실에서 폭행당한 흔적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는 등 이혼 소송을 위한 증거를 차근차근 준비해갔다.

이튿날, 근무를 마친 임지연은 밤낚시 약속을 가는 최재림의 차를 얻어 타고 친정으로 향했다. 이때 임지연은 최재림이 '코넬리아'라는 곳을 들른다는 사실에 의아해했고, 그런 임지연에게 최재림은 뒷좌석의 커다란 낚시가방을 가리키며 "가방에 5만원권으로 꽉 채우면 얼마나 될 거 같냐. 곧 애도 태어날텐데 우리도 남들처럼 한 번 살아봐야지 않겠냐"며 뜻 모를 이야기를 해 의구심을 높였다.

더욱이 20일 새벽, 임지연의 수상한 행적이 포착돼 보는 이의 궁금증을 한층 치솟게 했다. 분명 전날 늦은 오후에 최재림과 함께 친정으로 향했던 임지연이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야 친정에 도착했기 때문. 더욱이 비에 흠뻑 젖은 임지연의 모습, 친정엄마의 옆자리에 누워 흐느끼듯 기이한 소리를 내는 모습은 밤새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증을 높였다. 결정적으로 친정집을 떠나던 임지연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수화기 너머 상대와 통화를 하다 마치 남일 말하듯 "엄마, 남편이 죽었대"라고 말하는 임지연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와 더불어 엔딩에서는 마치 뭔가에 홀린 듯 뒷마당을 헤집던 9월 19일 김태희의 모습이 다시 비춰졌다. 김태희는 결국 자신의 뒷마당에서 부패한 시신의 손을 발견했고, 여러 감정이 뒤엉켜 기이한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리는 김태희의 모습이 보는 이의 온몸에 소름을 유발했다. 이에 김태희의 집에서 발견된 부패된 시신의 정체는 무엇일지, 임지연의 남편이 돌연사한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증이 높아지며, 강렬한 사건들과 꼬리의 꼬리를 무는 의문들 속에서 서막을 연 '마당이 있는 집'이 향후 어떤 전개를 펼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감각적인 연출로 정평이 난 정지현 감독은 서스펜스 스릴러의 매력이 제대로 살아있는 미장센 속에 자신만의 색채를 더해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냄새'마저 느껴지는 듯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연출력은 '믿고 보는 정지현'이란 수식어를 재확인시켰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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