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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드림' 이병헌 감독 "'극한직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입력 2023-05-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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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드림' 이병헌 감독 "'극한직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이병헌 감독의 신작 '드림'이 소중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드림(이병헌 감독)'은 지난 11일 100만 관객에 돌파했다. 어려운 극장가, 특히 한국 영화의 위기 속에서 일궈낸 소중한 기록이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병헌 감독은 앞서 영화 '극한직업'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코미디 영화인 '극한직업'은 1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사에 한 페이지를 남겼고, '멜로가 체질'은 시청률 이상의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작품.

이병헌 감독은 부담감 속에서 4년만 신작으로 '드림'을 택했다. '드림'은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살아있지만, 코미디보다는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이 감독은 "'극한직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작업이었다"며 "우연히 이 소재를 접하게 됐고 알리고 싶은 마음에 가장 보기 쉬운 형태인 영화로 전하고자 했다"고 이번 작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인터뷰] '드림' 이병헌 감독 "'극한직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4년만 신작이다.
"많이 떨렸는데 좀 괜찮아졌다. 일년에 한 작품씩 한 줄 알았는데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쉬어서 (개봉이) 더 귀해졌달까. 그래서 나도 그렇게 떨 줄 몰랐는데 떨리더라."

-개봉 전 인스타에 쓴 글이 화제였다.
"화제될 줄은 몰랐다. 난 기분 좋은 상태였다. (어떤 의도로 쓴 글인지.) 우리 영화가 호평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기분은 좋은데 따라오는 말들이 '극한직업'이다 보니 같이 만든 사람들은 '극한직업'을 만든 사람들이 아닌데, 그 사람들도 그런 이야기를 듣는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평소에 가진 우울감이 (그 글을 더) 어둡게 느끼게 한 건지, 가벼운 마음에 썼는데 무섭게 해석돼서 유통되니까 놀랐다. 전혀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실제로 부담이 클 거 같다. '극한직업'이 너무 잘 되지 않았나.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시간도 많이 지났고, '극한직업' 이야기가 그렇게 많이 나올줄은 몰랐다. 내 입장에서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기대치라는 게 부담도 있지만 관심도 있으니까. '드림' 같은 경우는 '극한직업'으로 인해 투자 심사에서 가산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걸로 인해 밀려난 사람이 있을 거 같아서 미안한 마음까진 아니어도 책임감 이런게 좀 느껴져서 유의미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부담은 처음부터 있었다."

-'드림'은 어떤 마음으로 작업한 작품일까.
"'극한직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바람바람바람' 이야기까지 해야하는데 그 작품은 영화적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강박이 있었다. '바람바람바람'의 이야기도 해야하는데 그 작품은 결과적으로 그걸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실패 쪽에 가까웠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한 번 하고 나니까 내려놓는 것도 있어서 '극한직업'은 영화적 평가 모르겠고 웃기게 작업하자 했는데 잘 됐다. '드림'은 '바람바람바람'보다 훨씬 더 전부터 기획한 작업이다. 변하지 않았던 건 뒤 이야기가 정해져 있었다. 새로움의 강박은 버리고, 가장 익숙하고 쉬운 거 가져다가 재밌게 만들어보자였다. 소외된 곳을 소개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기술적으로 화려한 걸 생각한 적은 없고, 차근차근 쉬운 형태로 설명하자 생각했던거 같다."
[인터뷰] '드림' 이병헌 감독 "'극한직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꽤 준비기간이 길었다. 이 소재에 매료된 이유는.
"TV프로그램인데 다큐까진 아니고 20~30분 되는 교양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걸 본 적이 있다. 홈리스 월드컵의 경기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브라질 용병을 투입하고, 참가하는 선수들 실력이 너무 좋았고 말도 안되는 실력차이가 의미도 있고 재밌었다. 이런 잡지(빅이슈)가 있는 것도 몰랐을까. 가장 쉬운 형태로 대중영화로 소개하고 싶었다."

-홈리스 소재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어느정도까지 영화적으로 가꿔야할지 고민했다."

-코미디로 표현할때도 어려움이 있었을 거 같다.
"회의를 많이 했다. 초고는 코미디가 많았다. 가득 채워놓고 걷어내려고 했었다. 다들 아쉬워하기도 했다. 재밌는데 왜 빼냐고 했다. 희화화한다고 하는 의견도 나올 거 같아서 계속 회의하면서 조율해 나갔다."

-영화 속 감동 코드에 대해.
"실화로 정해져있었기 때문에 크게 벗어날 수 있는 건 없었다. '이병헌스럽다' 보다는 '드림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극한직업'으로 큰 성공을 하고 받아야 하는 평가, 비교 짊어지고 가야할 고마운 짐, 그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사실상 아이유가 처음으로 도전한 영화였다.
"우리 영화 멀티캐스팅이라 톱스타가 하기엔 빠진다 생각할수도 있어서 내 캐스팅 리스트엔 아이유가 없었다. 캐스팅 회의를 하러 갔는데, 맨 위에 아이유가 있었다. 스태프가 진짜 진심 어린 표정으로 팬심에 사진이라도 올려봤다고 했다. 나도 팬이긴한데, 그렇다면 미친척 하고 넣어봐라. 그가 하겠다고 하면 맞춰서 수정을 하겠다 했다. 일주일 후에 하겠다고 해서 수정했다. '나의 아저씨'를 본 후였는데 아이유가 가지고 있는 목소리나 생김새를 보면 발랄하고 이런 이미지가 있을 거 같고 잘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다음 작품 정도 됐기 때문에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듯 하다. 아이유에 맞춰서 수정한 것도 있다. 내가 캐스팅 했다기보단 그가 날 선택해 준 거다(웃음)."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드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병헌 감독과 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드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병헌 감독과 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이 참석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직접 함께한 배우 아이유는 어땠는지.
"너무 잘해서 디렉션도 많이 안했다. 감정선이나 이런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해오는 사람이구나, 똑똑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아이유는 뭐랄까, 내가 질투심을 느끼면서 존경할 수 있는 사람 좋아하는데 거기에 부합하는 사람인 거 같다. 연기 잘하고 노래 잘하고라기 보다는 그 사람이 써낸 글이나 가사 보면 저 사람은 평소에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영화를 하고 궁금하면서 질투하게 된다. 원래도 팬인데 더 팬이 됐다. 좋아하는 배우,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박서준 캐스팅 비하인드도 있을까.
"홍대 캐릭터는 캐스팅이 어려웠다. '스물'이 잘된 이후에 해서 약간 착각 했던 게 내가 잘나가는 줄 알았는데 캐스팅이 잘 안되더라. 이 정도 성공은 성공이 아니구나 싶었다. 거절한 배우들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멀티캐스팅에다가 축구도 해야하고 어렵다. 그래서 거절 당해도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다만 스타급의 캐스팅이 없으면 투자가 어려워져서 투자가 될만한 배우를 찾는게 우선이었다. 타이밍이 잘 맞았다. 서준씨도 이런 작품을 찾고 있던 것 같다. 서준씨가 시나리오를 보고 그려지지 않는 것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서로 의견을 나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는데.
"우리만 힘들었던 건 아니라 넋두리를 안하려 하지만, 아무도 잘못한 사람이 없는데 예산이 늘어나는 건 힘들었다. 시간은 기다릴 수 있는데 예산이 넘어가버리니까 정작 가장 중요한 장면이 남았는데, 그걸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찍게 됐다. 준비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이병헌 감독 하면 '말맛'을 빼놓을 수 없게 됐는데.
"사실 평소의 나는 말 없고 재미 없다. 대신 쓰는 걸로 푸나보다.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본인의 정체성은 어떻게 생각하나.
"코미디로만 잡고 싶은 건 아니다. 시작을 잘하는 걸로 해보자 했던 거라 코미디 장르를 했던건데 하다보니 계속 하게 됐다. 대단하게도 유니버스란 말도 듣게 되고 너무 감사한 평가지만, 세계관을 만들 생각은 전혀 없다. 다른 장르에 대한 욕심도 당연히 있다. 아직 공부중이라 생각해서 갖춰진 다음에 하고 싶다. 현재는 남들이 잘한다는거 하자 싶은 상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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