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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창틀에 소파에 '혹파리'…송도 새 아파트에 무슨 일이

입력 2023-05-17 06:11 수정 2023-05-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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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신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 일부 세대에서 '혹파리'로 추정되는 날벌레가 발견됐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입주민 제공〉

인천 송도신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 일부 세대에서 '혹파리'로 추정되는 날벌레가 발견됐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입주민 제공〉

 

"혹파리가 너무 많아요. 심각한 곳은 밥 먹다가 밥 위에도 떨어진다고 해요"


16일 오후 인천 송도신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JTBC 취재진과 만난 30대 입주민 김모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입주민에 따르면 지난 2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전체 1820세대로, 최근 일부 세대에서 '혹파리'로 추정되는 날벌레가 발견됐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혹파리는 파리목의 혹파리 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주로 서식합니다. 혹파리 떼는 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에서 6월쯤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주로 창문틀과 화장대 서랍, 붙박이장 등에 혹파리의 사체나 애벌레 등이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입주민 김씨는 "창문 틀과 소파 위, 이불 위에 벌레 사체가 자주 보이고 붙박이 화장대 서랍에는 누런 애벌레가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50만원 정도 사비를 들여서 사설 방역을 부르는 곳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처음에 혹파리가 나온다는 민원이 나왔을 때 건설사 측 초기 대처가 부족했던 것 같다"라며 "오늘 연차를 내고 하자 접수를 하려고 보니 대기자가 많아서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입주민인 김진희 씨(34)는 "아기 발이나 손에 간혹 혹파리가 붙어있던 적도 있었다"며 "방역할 때마다 이삿짐 싸듯 짐을 싸는 것도 일"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영상=입주민 제공〉

〈영상=입주민 제공〉

 

아파트 주민들 "자려고 누우면 혹파리 날아다니는 게 보여"


이 밖에도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서는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 "난장판 된 집에서 언제까지 혹파리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자려고 누우면 혹파리가 날아다니는 게 보인다" 등의 피해 사례가 속속 올라왔습니다.

아파트 건설사는 하자 신청을 받고 전문 방역업체를 통해 순차적으로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처럼 혹파리가 나온다는 민원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생 해충 전문가인 양영철 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겸임교수는 JTBC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혹파리 발생 원인으로 시공사의 시공 과정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 교수는 "싱크대 장이나 아일랜드 장은 시공사가 일괄적으로 시공을 한다. 이 중에는 톱밥을 압축해서 장을 만들기도 하는데, 톱밥이 오염되면 그 사이에서 벌레들이 알도 낳고 서식도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신축 아파트에서 혹파리와 같은 피해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며 "새로 입주하고 난방도 틀고 나면 온도가 올라와서 오염된 톱밥 사이에 서식하던 벌레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입주민 제공〉

〈사진=입주민 제공〉

 

양영철 교수 "혹파리, 해충 아니지만 불쾌감과 알레르기 유발할 수 있어"


양 교수는 "혹파리는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전파하거나 하는 벌레는 아니지만 떼로 나타나면 불쾌감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며 "이는 정신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혹파리가 날아다니면서 접촉하거나 먹는 음식에 떨어져 섭식하면 곤충 알레르기를 가진 일부 사람들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양 교수는 "혹파리 피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공사가 피해 발생 세대에 대해 일괄적으로 가구 등을 철거하고 새롭게 시공하는 게 맞을 것 같다"라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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