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빚더미에 올라앉은 한국전력이 정승일 사장의 사의 표명과 함께 25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어제(11일) 퇴짜맞았던 자구안에서 크게 달라진 건 없어 보입니다. 전 직원 임금 반납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노조의 동의 없이 발표한 내용이고, 판다고 한 부동산도 제약 조건이 많아서 팔릴지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먼저, 김민 기자입니다.
[기자]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은 오늘 25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은 뒤 경영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구안은 기존에 공개한 20조원 규모에 5조6000억원을 더한 금액입니다.
5조6000억원은 대부분 비용 절감인데, 최대한 노력했을 때 줄일 수 있는 비용이어서 실제로는 훨씬 못 미칠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 내놓은 20조원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부족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한전은 "수도권 대표자산인 여의도 남서울본부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하에 변전소가 있어서 팔기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고종완/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 변전소와 같은 국가 중요시설물을 옮기는 것은 이전에 따른 비용이나 시간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특히 (제값을 받고) 부동산 매매를, 처분을 할 수 있을지 여러 가지 의문이 듭니다.]
정부와 여당의 압박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전직원 임금상승분 반납도 임단협 사안이어서 노조가 반대하면 없던 일이 됩니다.
오늘 임금 인상분 반납안을 내놓은 가스공사 역시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이렇다보니 정부와 여당이 애초에 별로 달라질 게 없는 자구안을 '보여주기'식으로 퇴짜놓았던 게 아니냔 비판도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