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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월호 엄마들의 '장기자랑'…"무대 위 인물로 바라봐주길"

입력 2023-04-16 19:56 수정 2023-04-16 23:36

극단 '노란리본' 김태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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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노란리본' 김태현 감독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엄마가 놀아볼게"
세월호 엄마들의 '장기자랑'

지나가듯 던진 "재미있겠다"
한마디에서 시작한 연극

[김태현/연출 : 굉장히 재밌는 코미디 대본을 읽어볼 거예요. 연기 안 하고, 그냥 읽어나 봅시다.]

어느새 공연 200회가 넘은 베테랑 극단으로
아이들이 입던 교복을 입고 대신 무대 준비를 하는 엄마들

[이미경/영만 엄마 : 원조 가수들의 동영상을 보고 고개도 손짓도 동작 하나하나를 배운 거예요.]

[최지영/순범 엄마 : {하실 만 하시겠어요?} 안되는 게 어딨어.]

수도 없이 올랐지만…
공연 직전 엄마는 여전히 긴장중

[김순덕/생존학생 애진 엄마 : 이것 봐 이것. 아 진짜 나이먹으니깐 얼굴도 안펴져. 때려야겠네.]

엄마들이 무대에 선 이유,

[박혜영/윤민 엄마 : 우리 세월호 기억해달라고, 우리 아이들 잊지 말아달라 그런 의미로 앞으로도 연극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앞서 보신,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김태현 감독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잠깐 봤지만, 교복을 입고 밝게 웃으시는 어머니들의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 이 연극은 200회가 됐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죠?

[김태현/극단 '노란리본' 감독 : 처음에 어머님들을 만나게 된 때는 2015년도 10월달쯤이었거든요. 그때 참사가 일어나고 나서 한 1년 6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었는데, 그때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집안에서만 생활하시는 가족분들이 계셨어요. 그래서 너무 집안에서만 외롭게 생활하시면 안 될 것 같아서 이제 그런 분들이 모여서 해 볼 만한 프로젝트를 준비하다가, 처음에는 이제 커피 내리는 바리스타 수업이 계획이 되어 있어서 그분과 함께 진행을 했었는데 그게 끝나고 나서 이분 어머님들도 뭔가 집에 들어가기 싫고 이걸 진행하던 선생님도 다른 걸 이어가면 좋겠는데 뭐가 좋을까 하다가, "연극을 해 보실 생각 없으세요?" 하면서 연극이 제안됐고 저한테도 연락이 와서 제가 달려가서 어머니들을 만났죠.]

[앵커]

그렇게 해서 시작이 됐군요. 연극 장기자랑. 그러니까 어머니들이 직접 단원고 교복을 입고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하시고 연기를 펼치시는 건데 어떤 내용이 좀 담겨 있나 궁금해요.

[김태현/극단 '노란리본' 감독 : 장기자랑은 평범한 한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수학여행 가서 열리는 장기자랑에 참여하기 위해서 열심히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되게 귀여운 소동극 같은 거고요. 이 작품 안에서만 고등학교 이름도 안 나오고 어느 학교인지 모르고 그리고 이 시기가 어느 시기인지도 얘기하지 않는데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세월호 어머님들이고 또 이제 단원고 교복을 입고 연기를 하기 때문에 관객분들께서 이렇게 세월호 아이들로 읽어주는 것 같아요.]

[앵커]

영상을 좀 보니까, 어머님들이 본인의 자식들이 가졌던 꿈을 본인께서 펼치신다는 그런 내용도 좀 담겨 있어서 좀 뭉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태현/극단 '노란리본' 감독 : 맞습니다.]

[앵커]

사실 정말 쉽지 않은 도전인데,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하시면서 연기를 계속 하시면서 무대에 서면서 어머니들이좀 변화하는 걸 직접 체감하셨을 것 같아요.

[김태현/극단 '노란리본' 감독 : 몇 개 장면이 떠오르는데, 처음에 무대에 막 서야 됐을 때 어렵게 설득해서 무대에 서게 됐는데 분장을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제가 직접 분장을 해 드렸는데 한 어머님께서 분장을 받으시다가 세월호 참사 이후에 화장 처음 해 본다고 그렇게 말씀을 해 주셔가지고 되게 울컥했었는데. 그리고 나서 무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좀 화장도 다시 시작하시고 옷도 좀 예쁘게 입고 다니시고 하는 모습을 봤고. 또 연극을 하다 보면 무대에서 본인이 감당해야 될 시간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준비한 연기를 펼쳤는데 관객분들이 거기에 맞는 호응을 해 줬을 때 굉장한 뿌듯함을 느끼면서 자존감들이 회복되는 그런 느낌들을 받게 됐어요.]

[앵커]

어머니들이 그렇게 조금씩조금씩 밝아지고 치유되는 그런 과정을 직접 보신 것 같습니다. 관객들이 무대에 선 어머니들을 그럼 어떻게 좀 바라봐주면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김태현/극단 '노란리본' 감독 : 아무래도 연출가 입장에서는 배우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요. 우리 극단이 공연을 하는 여러 작품들이 있는데 각 작품마다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도 있고 주제도 있는데 배우로 잘 바라보다 보면 그리고 그 무대에 등장하는 한 인물로 바라보다보면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랑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장기자랑 같은 경우는 고등학생을 연기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관객분들께서 우리 어머니들을 바라볼 때 우리 아이들로 예쁜 아이들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앵커]

4월 16일, 오늘 사실 감독님에게 또 어머니들에게 더 특별한 날이기도 한데, 어제 공연이 또 있었다면서요? 어제 특별한 비하인드나 일은 없었습니까?

[김태현/극단 '노란리본' 감독 : 어제 안산에서 4.16 기억문화제라고 하는 행사가 준비됐었는데요, 그 무대에 4.16 가족단 노란리본의 공연 한 편이 올라갔어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다섯 번째 신작 연속극이라고 하는 작품의 순범 어머님의 이야기가 올라갔는데, 그 이야기가 세월호 가족이 이태원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가 담긴 작품이거든요. 또 현장에 이태원 가족분도 오셨어서 약간 함께 따뜻한 연대를 만들어가자라는 내용의 메시지였는데, 되게 관람객분들께서 눈물 많이 흘리면서 잘 봐주셨던 것 같아요.]

[앵커]

굉장히 또 유족에게 유족이 위로를 주는 그런 의미 있는 날이었군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태현/극단 '노란리본' 감독 : 감사합니다.]

(화면제공 : 영화사 진진·극단 노란 리본)
(영상그래픽 :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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