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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딥] '제주 4.3' 왜곡에 다시 등장한 서북청년단…유족들 두 번 울린다

입력 2023-04-05 13:18 수정 2023-04-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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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홍/제주4.3유족 : (아빠의)할아버지에게 아빠가 절하고 있지. 이따가 절 해. 할아버지도 절할 거니까.]

아버지를 잃었을 때, 양성홍 씨는 딱 이 손주들만 했습니다.

아버지는 군사재판을 받고 끌려가 소식이 끊겼습니다.

그리고 70년, 늘 꼬리표가 따라다녔습니다.

[양성홍/제주4.3유족 : 빨간 줄이라고 그때는 이야기를 했다고. 경찰관이 빨갱이 새끼라고… '국가에서 시험 봐서 하는 건 일체 안 되니까 그런 생각을 접으라' 그 얘기를 들어가지고]

지난해 재심으로 명예는 회복했지만, 아버지의 시신을 찾을 길은 없습니다.

양 씨처럼 빈 무덤을 세우거나, 한 마을 주민이 같은 날 제사를 지내는 건 제주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1947년부터 2년간 제주를 휩쓴 4.3 광풍 탓입니다.

'빨갱이' 소리를 들을까 민주화 전까지는 4.3을 입 밖으로 내기도 어려웠습니다.

[양성홍/제주4.3유족 : 전에는 우리 유족들이 돈 내놓아 처음에는 (위령제) 했습니다만 이제는 지원이 되니까.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하는 거지]

노무현 정부 때 이뤄진 국가 차원의 첫 사과 이후 진상 규명과 보상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최근 피해자들의 마음은 다시 무거워졌습니다.

[김을생/제주4.3유족 : 나 이제도 맨날 울며 살아 아버지 때문에. 울분이 나서 현수막 다 뜯고 싶어. 다 뜯고파]

'4.3은 공산 폭동'

4.3을 앞두고 극우 정당들이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민간인 학살에 가담했던 과거 '서북청년단'의 이름을 쓰는 단체는 추념식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정함철/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 : 대한민국에서 '김일성 만세' 외쳐도 그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저 사람들 아닙니까.]

'4.3은 국가 폭력'이라는 2003년 정부 진상 보고서에 위배되는 주장입니다.

이런 '허위 사실'은 정치인과 강연을 통해서도 퍼지고 있습니다.

[오종구/제주4.3유족 : 정부가 확실히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것이 이것이다 해서 딱 그것을 막아줘야 하는데]

4.3으로 희생된 사람은 3만 명이 넘는 걸로 추정됩니다.

'왜곡'으로 상처를 헤집지 못하도록 허위사실 공표를 처벌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수년째 국회에 잠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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