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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금리 높더라니…" 대출금리, 미국 은행들 1%p 올릴 때, 한국은 1.6%p 높였다

입력 2023-04-04 18:48 수정 2023-04-04 19:09

금감원, 한·미 은행 금리 변동 폭 계산
한국 5대 은행, 미국 은행보다 '민감'
금감원 "변동금리 비중 큰 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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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미 은행 금리 변동 폭 계산
한국 5대 은행, 미국 은행보다 '민감'
금감원 "변동금리 비중 큰 점도 영향"

〈자료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 0.50%였던 기준금리를 지난 1월 3.5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17개월 만에 무려 3.00%포인트나 오른 겁니다.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친 탓입니다.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가 너무 빨리 오른 금리에 이자 내기 어려워졌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준금리가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대출이자가 불어난 속도가 너무 빠른 건 아닌가, 생각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실제로 빨랐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오늘(4일)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국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금리를 올린 속도가 미국의 주요 은행들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은 이 지표를 '베타(금리 변동률)'로 설명했습니다. 베타 값은 은행의 금리 변동 폭(% 포인트)을 기준금리 변동 폭(% 포인트)으로 나눈 숫자입니다. 기준금리가 1% 포인트 오를 때 은행의 대출금리가 1.5% 포인트 올랐다면 베타 값은 50%입니다.

금감원 계산 결과, 국내 5개 은행의 지난 한 해 평균 론 베타 값은 69.5%였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미국 주요 은행의 론 베타 수치는 42.6%로 계산됐습니다.

다시 말해,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려서 미국 은행들이 1% 포인트 대출금리를 올릴 때, 한국 주요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를 1.63% 포인트 올렸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금융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팔랐던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금감원은 다만, 한국과 미국의 금리상승에 이런 차이가 난 데는 구조적인 이유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구성에서 한국은 미국과 비교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국내 5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7%(전세 대출의 변동금리는 92%) 수준인데, 미국은 15%에 불과합니다. 변동금리가 미래 불확실성이 더 큰 만큼 한국의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오를 때마다 미국 은행들보다 더 민감하게 조정했다는 얘기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은행들 특성 때문"이라며 "반대로 기준금리 하락기가 오면 미국보다 한국이 더 빨리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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