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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 집회 소동…'이념 충돌장'으로 변한 4·3 추념식

입력 2023-04-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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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제주 4.3 추념식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3일) 75주년 추념식이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추념식은 아픔, 치유, 명예, 그리고 화해와 같은 말 속에서 경건히 치러졌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습니다. 서북청년단이라는 단체가 추념식장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유족들과 부딪혔습니다. 추모는 없었습니다.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조용해야 할 추념식장 앞은 고성으로 가득합니다.

[여기가 어디라고 와!]

보수단체 '서북청년단'이 도착했고 유족들은 막아섰습니다.

[정함철/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 : 집회의 자유가 있습니다. {너희 아버지가 죽어도 그럴 거야?}]

밀고 당기다 차량에 다시 탔지만 유족들 고함은 계속됩니다.

[사람을 죽였던 자유가 그렇게 그리워? 그래서 찾아왔어 여기를?]

잠깐 잠잠한 듯했지만 보수단체가 현수막을 걸면서 다시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하지 마세요.]

서북청년단은 4.3 당시 민간인 학살에 가담한 조직입니다.

사라졌던 이 단체 이름을 지난 2014년 보수단체가 다시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장은 평행선을 달립니다.

[정함철/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 : 대한민국에서 '김일성 만세' 외쳐도 그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저 사람들 아닙니까.]

가족을 잃고 빨갱이 딱지를 견뎠던 유족들은 상처를 호소했습니다.

[오종구/제주 4·3 유족 : 마음이 엄청 무거워요. 솔직한 얘기야. 때려죽이고 싶어요. 솔직한 얘깁니다.]

[부유정/제주 4·3 유족 : 정치적인 걸 다 떠나서 다 같이 그때 시절 생각하면서 추모의 마음으로 돌아갔으면…]

많은 양민이 희생된 만큼 이념 논쟁보다 그저 추모하기를 바랐습니다.

(VJ : 박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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