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5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 살던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세상을 떠난지 열흘이 넘도록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박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단지 안으로 경찰차 한 대가 들어가더니, 구급차와 과학수사대 차도 뒤따라 모습을 보입니다.
어제 낮 2시쯤, 이곳에 사는 예순 아홉살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시신의 부패가 심했는데, 경찰은 적어도 열흘 전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 : 복도를 지나가면 냄새가 엄청 났어요. 그래서 내가 관리실에 전화를 했어요. '여기 냄새 너무 난다, 와 봐라.']
A 씨는 기초수급자였고 2년 전, 임대아파트인 이 곳에 입주해 혼자 살아왔습니다.
현관문 앞에는 뜯지 않은 10kg짜리 쌀 포대도 놓여있었습니다.
[이웃 주민 : (지난달) 20일에 쌀을 갖다 놨는데 여태까지 쌀이 그냥 있고…]
지난 1월, 수급자 자격으로 주민센터에 가서 신청한 건데, 업체가 직접 배달하다보니 안부를 확인하긴 어려웠습니다.
가족도 이웃도, A씨의 죽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웃 주민 : 전부 다 환자니까 왕래를 못 해요. 할머니, 할아버지 이런 사람들뿐이에요. (A씨) 얼굴도 못 봤어요.]
기초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민센터 모니터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모니터링은 분기별(3개월)로…저희가 관리하는 인원이 200명 넘어가는데 그렇게까지는 촘촘하게 하기는 어려워요.]
A씨는 경증 척추 장애도 있었는데 요양보호사와 요양급여가 나오는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본인이 신청하고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심각한 장애가 아니면 대상에 선정되기 어렵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요청을 하시면 저희가 '이런 게 있다' 안내해 드리는데… 딱 보고 '하시겠어요' 말하기는 어려워요.]
경찰은 부검을 진행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