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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활고 겪던 80대 분신 시도…아무도 묻지 못한 안부

입력 2023-03-01 20:38 수정 2023-03-0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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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8일) 새벽,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 살던 80대 여성이 분신을 시도한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오랜 기간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거처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던 걸로 파악이 됐습니다. 갈 곳도,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새벽 2시 30분, 오피스텔에 소방관들이 급히 들어섭니다.

놀란 주민들이 로비에서 서성이는 사이, 누군가 들것에 실려 나옵니다.

이곳에 살던 84살 여성입니다.

집에서 시작된 불은 20분 만에 꺼졌습니다.

다른 집까지 번지지 않았지만, 여성은 온몸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혼자 살고 있었고, 왕래가 있는 이웃도 없었습니다.

[주민 : 할아버지와 같이 사셨던 거로 알고 있는데 최근에 할아버지를 뵌 적은 없고.]

동거인은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났는데, 동거인 가족 소유였던 집에서 더 이상 살기 어려워졌습니다.

[오피스텔 관계자 : 병간호를 작년까지 하시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고. (할아버지 가족들이) 집에서 나가라고 하니까. 7월부터 관리비가 연체됐었어요.]

일곱 달 치 밀린 관리비만 134만 원.

이번 겨울 난방비가 오르면서 지난 1월에만 20만 원이 나왔습니다.

여성은 지난해 9월 도움을 청하러 주민센터를 찾기도 했지만,

[주민센터 관계자 : 어르신이 어렵다고 하셨나 봐요.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표현은 안 하신 것 같아요. 수급자 신청을 위해서 서류들이 필요하잖아요. 아직 접수가 안 된 상태…]

기초수급자 신청 절차를 밟지 못했고, 홀로 가을 겨울 내내 생활고에 시달린 걸로 보입니다.

[마포구청 관계자 :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아니시니까 (복지) 서비스를 안 받으신 거죠. 가족이 없으신 거로 알고 있는데. 독거 어르신이거든요.]

그사이 집을 비워줘야 하는 2월 마지막 날이 왔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여성이 몸에 불을 붙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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