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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계엄군, 동생은 시위대 기구한 운명…"사죄하겠습니다"

입력 2023-03-14 20:21 수정 2023-03-14 21:32

지난해 희생자 유가족에 사죄…다시 고개 숙여
옛 광주교도소 계엄군의 총격 상황도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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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희생자 유가족에 사죄…다시 고개 숙여
옛 광주교도소 계엄군의 총격 상황도 증언

[앵커]

1980년 5월, 광주에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한 공수부대원이 오늘(14일) 사죄와 함께 당시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안타까운건 광주 출신의 이 계엄군이 총을 들었던 현장에는 형과 동생이 시민군으로 반대편에 있었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노년 남성은 하얀 칠판에 작전도를 그리며 설명합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역과 광주교도소 진압 작전 내용입니다.

둘 다 계엄군과 시민이 부딪혔고 많은 희생이 났던 곳입니다.

당시 3공수여단 소속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김귀삼 씨, 나고 자란 고향이 광주였습니다.

[김귀삼/전 3공수여단 중사 : 현충원에서 묘지를 지키다가 우리 대대장에게 광주에 출동한다고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웃과 친척을 때리고 밟아야 했습니다.

친형 동생 3명은 시민군으로 반대쪽에 섰습니다.

인연과 원망은 얽혔습니다.

마음의 병이 생겼고 주변 사람 눈이 두려워 전역 뒤에도 고향을 떠났습니다.

가족들과는 30여년 동안 연락도 하지 못했습니다.

[김귀식/김귀삼 씨 동생 : 아무리 피를 나눈 형제지만 내가 내 뒤에서 막 죽어간 사람들도 보고 그랬으니까요.]

평생 죄책감을 견뎌온 김씨는 지난해 희생자 유가족에게 사죄했고 용서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귀삼/전 3공수여단 중사 : 광주시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당시 작전 상황도 설명했습니다.

옛 광주교도소에 주둔하던 김 씨 중대가 지나던 시민들 차량에 무차별 총격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피해자들도 같은 증언을 했습니다.

[김태수/당시 총상 부상자 : 차 안에서 몇 시간 있다가 새벽에 교도소로 끌려갔습니다.]

5월 단체는 더 많은 계엄군들이 사죄와 증언에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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