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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내려놓으시라" 유서…비명 '사퇴 압박' 친명 "곁가지 건드리기"

입력 2023-03-1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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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 앞에 또다른 위기가 닥쳤죠. 측근 전 모 전 비서실장의 유서에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는 내용이 담긴 사실이 알려지면서입니다. 당대표 사퇴를 주장한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민주당 내에서도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나왔죠. 총선을 앞두고, 늦여름 초가을 정도엔 판단해야할 거라는 시기까지 거론됐습니다. 류정화 실장이 관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0일) : 검찰 특수부의 수사의 대상이 되면, 사냥의 대상이 되면 피할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그야말로 광기입니다, 광기.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0일) : {내려놓으시라는 유서 내용이 보도됐는데…} …]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0일) : {고인과 마지막으로 연락하신게 언제인가요? 최근에 언제인가요?} …]

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근의 극단적인 선택, 이 대표에게는 분명히 악재입니다. 유족이 선뜻 조문을 반기지 않은 것도 그렇죠. 정진상 전 실장이 정무적인 역할을 도맡았다면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첫 비서실장 전 모씨는 행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하는데요. 정 전 비서실장이 직접 검찰 수사를 받은 건, 성남 FC 의혹과 관련한 한차례 수사뿐이라고 하지만요.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 모친 빈소에 '이 대표 대신 조문을 했다', '이 대표 옆집 경기주택도시공사 합숙소 의혹에도 관여했다'는 등의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 대표 관련 사망은 다섯번째죠. 김문기 전 처장에 대해 '몰랐다'고 한 걸 포함해서, 거리를 좀 뒀었는데, 이 대표가 진심으로 슬픔을 표현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2021년 12월 10일) : 안타까운 일이고요. 어쨌든 뭐 명복을 빕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0일) : 제가 만난 공직자 중에 가장 청렴하고 가장 성실하고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했던 한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전 전 비서실장은 6쪽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고 합니다. 유족의 반대로 공개가 제한된 상황에서 몇마디 말만 조각조각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이 대표를 향한 첫장엔 "정치 내려놓으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한다", "측근들 인간성 길러달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하죠. 또 검찰수사에 대해 '억울하다'는 내용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고 하는데요. "일만 열심히 했는데 수사대상이 돼 억울하다, 가족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 겁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원망을 강조한 반면, 민주당은 검찰 수사의 부당함에 방점을 찍으며, 유서 공개 자체가 잘못됐다고 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 '인간성을 회복해달라'는 자신의 비서실장의 말씀을 한번 되새겨보시고 검찰의 수사를 탓하면서 검찰을 희생양으로 몰아가려는 이재명 대표의 말씀을 들어보면 이재명 대표께서 한국말을 하고 계신지 아니면 이재명족이라는 별도의 종족이 있으신 것인지 의문스러울 정도입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고인이 '억울하다'는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없는 일을 사실로 만들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마디, 한마디, 그 한 단어를 가지고 이 고인의 말을 해석한다는 것 자체가 고인을 오히려 명예를 훼손하는 거 아니냐…]

국민의힘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부하의 잘못에 대하여도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 것이 장수의 기본자세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와 조폭의 그림자, 마치 영화 아수라처럼 등골이 오싹하고 섬뜩합니다. 진실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드립니다.]

민주당 내 비명계에서도 '도의적 책임을 져야한다'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김해영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같은 인물이 민주당 대표라는 사실에 당원으로서 한없는 부끄럼과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방탄 이어간다면 민주당은 그 명이 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비명계 의원들의 말 더 들어보시죠.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 음성대역) : 10년 넘게 자신을 위해 일했던 사람입니다.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합니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입니다.]

[전해철/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민분들에게는 사실은 안타까운 그런 심정 또 약간 충격을 준 건 사실이거든요. 이재명 대표 역시도 좀 더 잘 면밀하게 살펴보는 그런 자세,  또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될지에 대해서 좀 더 신중하고 심각하게 고려하고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친명계에서는 전 전 비서실장의 죽음에서 핵심적으로 봐야할 건 검찰의 무도한 수사라고 했는데요. 지금 이재명 대표직 사퇴는 "본질이 아닌 곁가지"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누구보다도 슬퍼하고 안타까워하고 마음이 아파할 분이 바로 이재명입니다. 안타까운 죽음을 가지고 또 '당대표직을 내려놓으라'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좀 적절하지 않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모든 사람들이 검찰이라는 곳에 대한 두려움이 있죠. 그게 국민들께서 죄를 지었기 때문에 두려움이 있습니까? 결과적으로는 이재명 대표 주변에 있는 사람들만 이러는 것이 아니라 검찰만 들어갔다 하면 이렇게 목숨을 끊는 사례가 이 몇 년 만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됩니다.]

주말 동안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 이 대표의 메시지, 뭐였을까요. 페이스북을 통해 부모님 묘소 사진 들을 올렸습니다. 무덤 봉분 사방에 구멍을 내고 글씨가 쓰인 돌을 묻어놓고, 봉분 위에서 누가 다지듯이 뛴 것처럼 눌린 흔적이 있다고 썼는데요. 돌에 쓰인 글자, '날 생, 밝을 명', 목숨 명이 아니고, 이재명 할 때 밝을 명입니다. 그리고 세번째 글자는 정확하진 않지만 '죽일 살'로 추정이 됩니다. 사실이라면 섬뜩한 글자죠. 민주당은 즉각 '패륜적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음성대역) :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등을 묻는 의식으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합니다.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죄송할 따름입니다.)

[임오경/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어제) : 제1야당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돌아가신 분들의 묘소마저 공격하는 패륜적 행태에 분노합니다. 더욱이 테러에 주술적 수단까지 동원되었다는 점이 경악스럽습니다.]

이 대표의 대응, 본인에 대한 공격에 대해선 적극 맞서겠단 의지를 드러낸 듯 한데요.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엔 처음으로 '체포동의안 이탈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당과 국가를 위한 충정으로 당 운영에 대한 우려와 경계를 표현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썼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프다 많이 아프다'라는 제목의 글도 함께 소개했다고 하는데요. 2016년 문재인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에게 비판을 받을 때 썼던 글로, "등 뒤에 내리꽂히는 비수, 아프다, 정말 아프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결국, 당내 이탈표가 '아팠다'는 걸로 풀이되는데요. 당장 거취 표명을 하기보다는, 힘든 심경을 드러내며 공감을 구한 걸로 풀이 됩니다. 

최근 민주당 내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 결국은 내년 총선 공천 문제가 걸려있단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 대표는 최근 당내 공천 TF를 출범시켰는데요. 인적 구성을 보면요. 단장을 맡은 3선의 이개호 의원, 부단장 정태호 의원 모두 '비명계'에 속합니다. 당직자로서 포함된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과 이해식 조직사무부총장을 제외하면 모두 문재인 청와대 출신이거나 이낙연 전 대표·정세균 전 총리와 가까운 '비명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공천에 대한 비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 됐습니다.

[전해철/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했던 것들이 아주 실현되고 구현되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상당 부분, 그런 부분이 구현되지 않았나…]

그런데, 면면을 보시면, 이 대표를 향해 강하게 각을 세워왔던 인사들은 명단에 없죠. 최대 과제인 총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대해선 당내에서 의견이 갈립니다. 친명계는 이 대표 중심으로 총선을 치러야 유리하다는 생각이 분명합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선 단결과 통합을 통해서 윤석열 정권에 대한 이러한 국정의 실정이라든가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 강하게 저는 질타하고 맞서야 된다고 봅니다. 이재명 당대표가 그만큼 리더십을 확보한 가운데 총선을 치른다고 하면 그것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것이죠.]

반면, 검찰 수사와 재판을 줄줄이 앞두고 있는 이 대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려울 거란 게 비명계의 의견인데요. 고민정 최고위원은, 누가 옳다 그르다, 의 문제라기보다는 '판단'의 문제일 거라면서, "늦여름, 초가을 정도에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거취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거란 얘긴데요. 친이재명이든 친문재인이든, '윤석열 정부'에 맞서는 세력이 얼마나 뭉칠 수 있을 것인가가 총선의 성패를 가를 거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재명 대표를 빼고 총선을 치르자라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재명 대표만으로 총선을… {만으로도 어렵다.} 우리가 어려운 것이죠. 윤석열 정부의 이런 폭주를 막아야 된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다 뭉치게 하는 것이 우리 당의 과제이고, 검찰독재에 대해서 우리가 맞서 싸울 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다만 '반윤석열 정부'를 기치로 다 뭉쳐야 한다는 '당위'가 얼마나 작동할지는 미지순데요. 최근 민주당에선 이 대표의 처지가 어려울수록, 이 대표 측 강성지지층 '개딸'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죠. 이 대표와 입장이 다른 세력에 대해 아주 적대적인 언행을 하는 상탭니다. 비명계는 물론이고, 지난 주말 '강제동원 규탄 집회'에 참석한 정의당엔 노골적인 야유를 쏟아냈는데요. 민주당 입장에서 정의당은 '쌍특검' 문제에 대해 협력해야 할 대상이지만, '강제동원 규탄'으로 뭉친 자리에서도 쏟아진 야유 때문에 이정미 대표가 중간에 말을 멈추기도 했습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지난 11일) : 오늘 이 자리는 우리가 굴욕적인 한·일 회담을… {우리 한마음 한뜻으로 윤석열 굴욕외교 심판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들과 같이 윤석열 정부의 굴욕외교 협상을 심판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서있습니다.]

정의당은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아직 답은 없는 상탭니다. 또다시 찾아온 이재명 대표의 위기, 이 대표 거취에 대한 친명계와 비명계의 의견은 엇갈리는데요. 유튜브에 '정치부회의' 검색하시고 의견, 댓글로 남겨주시면 잠시후 백다혜 반장이 의견 소개해드립니다.

오늘(13일)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정치 내려놓으시라" 유서에 비명계 '사퇴 압박"…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이탈표 "아프다, 많이 아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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