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참사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불법건축물을 단속하고 있는데 마치 이런 단속인 것처럼 돈을 뜯어내는 사기범이 있었습니다. 참사를 이용했는지, 아니면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죄질이 나쁩니다.
박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송대근 씨 집에 구청 직원이라는 한 남성이 찾아왔습니다.
이 남성은 "집이 불법건축물"이라며 "신고기간을 넘겨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집의 일부가 사람이 사는 용도가 아닌 편의시설로 돼있어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송대근 : 다른 사람이랑 통화하면서 '여기 불법건축물 철거명령서 보내'라고 하니 나도 겁이 나잖아요.]
신고기간이 지났지만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며,
[송대근 : 아저씨는 내가 안면이 있고 괜찮은 사람 같으니 내일 변경시켜주자고…]
종이 한 장을 내밀고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했습니다.
[송대근 : 이렇게 하면 내일까지 하면 된대서…우리 식구한테 전화를 해서 '당신 주민등록번호 불러봐라' 해서 불러줬어요.]
남성은 자신을 마포구청 주택과 소속 강인규 계장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송대근 : 어디서 나왔는지 적어주고 가시라고…'주택과 강인규 (관리계장)'.]
하지만 구청엔 강인규 계장이란 사람이 없었습니다.
남성은 돈까지 요구했습니다.
[송대근 : 변경비가 18만원 정도 든다고…]
송 씨 연락을 받은 구청은 다른 피해사례도 있던 사실을 확인하고 마포경찰서에 수사의뢰했습니다.
경찰은 공무원 사칭과 사기 혐의로 이 남성을 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