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31일) 이 시간, 이곳에는 주로 퇴근길 시민들이 많이 찾았습니다. 오늘은 부모와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고요. 또 청소년들도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어제 뉴스룸은 참사가 난 골목에 꼼수와 위법 가능성이 있는 건축물이 있다고 보도를 해드렸습니다. 이 건축물이 참사를 더 키운 게 아닌지 많은 시청자들께서 의문을 제기하셨습니다. 취재한 김필준 기자를 연결해보겠습니다.
지금 서 있는 곳은 바로 뒤가 참사 현장이군요, 어떤 부분이 문제입니까?
[기자]
제 뒤로 보이시는 분홍색 벽입니다.
지붕 없이 뚫려있는 구조인데 안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있습니다.
원래는 통행에 불편함을 주는 만큼 비워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가벽, 꼼수입니다.
용산구청은 "지붕이 없으니 건축물로 볼 수 없어 불법 아니다"고 했습니다.
해밀톤 호텔 측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오늘 경찰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황창선/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 도로법이라든지 건축법 등의 저촉을 받거나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여지고요. 차근차근 하나하나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다.]
[앵커]
이런 편법 외에도 실제 법을 위반한, 그러니까 위법으로 보이는 곳도 있다면서요?
[기자]
T자형 골목의 위편 그러니까 해밀톤 호텔의 뒤편입니다.
1미터 폭의 17m짜리 가건물인데요.
사고 당시 사진을 보면 해당 가건물이 도로를 더 좁게 만들어 통행에 불편함을 주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근데 이에 대해 해밀톤 호텔 측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을 했다면서요?
[기자]
직접 들어보시죠.
[해밀톤 호텔 관계자 : 영업본부 때문에 (설치된 겁니다.) 그게 뭐 때문에 그러시는 건지. 그게 무슨, 사고하고 무슨 상관이라고? 과태료 내고 (운영)하고 있는 건데 그게 왜 궁금하신 건지 모르겠는데요.]
그런데 오늘 경찰이 공개한 녹취록에 보면 해당 장소에서도 압사 위험 신고가 두 차례 들어왔습니다.
사고 한 시간 반쯤 전인데, "사람이 많아서 압사당할 것 같다"며 현재 위치가 해당 불법 증축물 앞이라고 지목하기도 헀습니다.
[앵커]
사고가 난 골목에 이런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라구요?
[기자]
오늘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사고 골목을 살펴봤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리포트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사고가 난 골목은 폭이 3m 남짓으로, 법으로 규정된 일반적인 도로폭 4m보다 좁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호텔에서 설치한 가건물과 맞은편 가게에서 만든 구조물들이 더해지며 사람이 오갈 수 있는 폭이 더 줄어들었습니다.
[안형준/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 (데크가) 도로 부분에 저렇게 튀어나와 있거든요.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상당히 문제가 되고…]
사고가 난 T자형 골목 전반을 전문가와 함께 돌아봤습니다.
[안형준/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 이런 것들 다 장사를 위해서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죠. 이것도 문제가 있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제가 있는 건물만 해도 여러 개입니다.
이 건물은 2016년 '무단증축'으로 구청으로부터 '위반건축물' 딱지를 받았습니다.
바로 맞은편 건물도 마찬가집니다.
이렇게 툭 튀어나온 부분이 바로 '무단증축'된 부분입니다.
건축물대장을 떼어보니, 일대에만 다섯군데 건물이 무단증축을 한 '위반건축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일대 가게들은 다 그렇다"며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강제이행금보다 커 돈을 내면서도 장사를 한다"고 말합니다.
현행법상 무단증축을 한 건물의 경우 면적당 시가표준액의 절반 정도를 강제이행금으로 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금액이 너무 적다고 지적합니다.
[안형준/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 영업으로 버는 돈이 더 많다고 하면 다 강제이행금 내는 거죠. 그게 불법 건축물이 사라지지 않는 원인이 되는 거죠.]
[앵커]
현재 경찰이 사고 도로 전체를 살펴보고 있는거죠?
[기자]
어제 현장 감식에서도 3D 스캐너 등을 통해 경사도를 포함한 도로 상황을 정밀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경찰 수사로 해당 가벽과 불법 건축물들이 참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신재훈 / 영상취재 : 신승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