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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산 리덕스' 김한민 감독 "진정한 완결본, 매우 만족"

입력 2022-11-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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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산 리덕스' 김한민 감독 "진정한 완결본, 매우 만족"

말 그대로 하고 싶은 것 다 했다. 김한민 감독이 8년 째 깨지지 않고 있는 역대 흥행 1위 '명랑'(2014)의 영광을 다시금 재현했다. 올해 또 한 번 이순신으로 하나 된 스크린이다. 팬데믹과 엔데믹의 경계에서 여름 시장 최고 흥행작 자리를 차지한 '한산: 용의 출현'이 대중적 흥행을 넘어 팬덤 현상까지 이끈 작품으로 거듭나면서 김한민 감독은 다시 편집실에 앉아 '한산'의 진정한 마무리이자 완결본이라 할 수 있는 끝판왕 '한산 리덕스'를 내놨다. 본편에 비해 21분 15초가 늘어났다. 영화에 대한 애정과 이순신에 대한 진심은 김한민 감독을 따를 수 없다. '한산 리덕스'에 대한 감독의 마지막 이야기를 직접 전하기 위해, 영국 런던에서 새벽 1시 줌 인터뷰까지 진행한 열정, 이순신 장군도 흡족해 할 모습이다.

-확장판, 감독판을 선보이게 된 마음도 남다를 것 같은데.
"원래 연출 의도를 모두 담았다. '한산: 용의 출현'은 여름 시장에 압축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편집이 필요했다. 원래 시나리오 구상은 '한산 리덕스'였고, 내가 담고 싶은 이야기와 장면도 '한산 리덕스'가 더 가깝다. 드라마적 이해도와 몰입도가 더 좋아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단순 확장판, 감독판이라기 보다는 진정한 완결본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이제 더는 미련이 없고, 너무 너무 기분이 좋다."

-배우들의 반응은 어땠나.
"쇼케이스 이후 시사회를 통해 같이 봤다. 다들 '이걸 왜 여름에 개봉 안 하셨습니까' 하더라. '러닝타임이 너무 길잖아~'라고 대꾸하기는 했는데 흡족했다.(웃음) 반응은 생각보다 더 뜨거웠고, 뒤풀이 후 새벽까지 또 이야기를 나눴다. 다들 집에 가려고 하지도 않더라. 하하. 감독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시원할 수 밖에 없다. '한산: 용의 출현'에서 어쩔 수 없이 장면이 편집 돼야 했던 캐릭터와 장면들도 추가할 수 있었다. 다들 여름 개봉판 때도 '짤려도 좋다'면서 납득했지만, 미진했던 부분을 모두 채워 만족한다."

-'한산 리덕스'라고 제목 지은 이유가 있을까.
"리덕스라느 것이 '다시 돌아가다' '초심으로 가다'의 직역적인 의미가 있다. 그런 심정으로 '완결된, 완벽해진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리뷰가 매우 긍정적이어서 더할나위없다."

[인터뷰] '한산 리덕스' 김한민 감독 "진정한 완결본, 매우 만족"
[인터뷰] '한산 리덕스' 김한민 감독 "진정한 완결본, 매우 만족"
[인터뷰] '한산 리덕스' 김한민 감독 "진정한 완결본, 매우 만족"


-'한산: 용의 출현'은 단순 흥행을 넘어 팬덤이 형성 된 영화다. 감독으로서 지켜보는 마음은 어땠나.
"'한산: 용의 출현'은 일단 여름 시장 대표 주자로서 성격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대표 주자라는 것은 '코로나 이후 진정한 영화 시장의 바로 미터가 되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솔직히 부담이 있었던 상황에서 사랑을 받게 됐다. 말씀하신 것처럼 팬덤이 붙은 영화가 됐는데, 첫 번째는 '매우 다행이다', 두 번째는 감독 개인에 대한 애정도 주셔서 '정말 의아하다'고 생각했다. 하하하. 일부 ''명량'보다 '한산'이 훨씬 좋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내가 그렇게 '명량'을 못 만들었나?' 싶기도 했는데(웃음) 그 때는 그런 작품이 사랑을 받았고, 지금은 '한산'이 또 다른 성격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시기라는 차이점을 두게 됐다. 여러 말 필요 없이 그저 감사하다. 이 세상 어떤 감독이 자신의 작품을 열심히 안 만들겠냐만은, 어떤 지점에서는 영혼까지 갈아 넣기 마련인데 그걸 좋아해준다는 건 너무나 큰 기쁨이다."

-'한산: 용의 출현' 흥행이 갖는 의미도 남다를 것 같은데.
"'명량'이 '한산'보다 스코어적인 면에서는 더 큰 흥행을 했지만, 체감은 '한산'이 더 만족스럽다. 이유는 결국 관객이다. 팬덤과 함께 많은 관객 분들이 진심으로 좋은 평가를 해 주셨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최근에 만든 작품, 새롭게 만든 작품이 인정 받기를 바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한산 리덕스'가 첫 개봉하는 영화만큼 주목 받을 수는 없겠지만, 관객 분들과도 흡족하게 마침표를 찍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금 여기 런던에서도 방금 폐막작으로 상영이 끝났는데, 5개 별 만점에 5개를 받았다. 유럽 분들은 우리 사극을 어떻게 봐 주실까 호기심이 매우 강했고, 반응을 확인하고 들어왔는데 아주 좋더라. 매우 만족하고 행복하다."

-권율 장군 역으로 직접 출연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딱 한 신, 전주성 장면에서 나오는데 한 신이라 하더라도 아우라가 있고, 이해도와 밀도감이 있는 배우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당연히 쉽지 않았다. 아주 처음부터 내가 출연할 생각은 아니었다. 캐스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권율만 마지막까지 캐스팅이 되지 않았다. '구할 수만 있다면 최민식 선배와 같은 그 정도의 무게감을 가진 분이 출연해 줬으면 좋겠다'는 나름의 욕심도 있었지만 어려웠다. 그래서 '그럼 아예 감독인 내가 출연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작품 맥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짧게나마 재미를 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 준비하고 촬영했나.
"나 역시 사전 준비 과정은 있었다. 여러 헤어 스타일도 해 보고, 분장 테스트도 해 보면서 스스로 오디션을 본 것이다. 카메라 테스트라 해도 좋고. '괜찮겠다'는 주변 반응을 얻어 촬영에 임하게 됐다.(웃음) 솔직히 긴장되고 부담도 됐다. 무엇보다 사극 대사를 한다는 것이 난 될 줄 알았는데 쉽지 않더라. '미진한 부분은 후시 녹음에서 채우자'는 생각으로 밀어 부쳤다. 테이크 'OK'를 할 때는 서너 테이크씩 일단 찍고, 후루룩 모니터 앞으로 뛰어가 비교하면서 '이걸로 하자'는 식으로 결정했다. 그래도 연기적 본능이 있다고 해야 할까? 그 날은 참 행복했다. 관객 분들도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셨길 바란다. 하하."

-앞으로도 연기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
"없지는 않다. 작품과 캐릭터를 봐야겠지만 상황과 이미지가 맞는다면 해 볼 만 한 것 같다.(웃음)"

[인터뷰] '한산 리덕스' 김한민 감독 "진정한 완결본, 매우 만족"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도 등장하는데.
"이순신이 자신의 속마음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어머니와의 장면이다. 전쟁에서의 딜레마, 스스로에 대한 고민, 어떤 부분에서는 전쟁에 참여하고 싸움 하는 의미를 어머니를 통해 찾는다. '명량'에서 이순신이 아들에게 했던 '충이 어디를 향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말이, '한산'에서는 어머니가 이순신 당신에게 했던 말인 것이다. 무엇을 보고 싸워야 하는지, 백성과 함께 하면서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하는 지점을 어머니가 던져준다. 굉장히 의미 있고는 신이라 여름 극장판을 편집할 때도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삭제했다.

-문숙 배우가 열연했다.
"어머니 캐스팅도 가장 늦게 결정 된 캐릭터 중 하나다. 기품과 아우라를 표현해낼 수 있는, 관록 있는 배우님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 중에 '문숙 배우님이 그래도 가장 어머니 역할에 적역이다' 생각해 제의를 드렸다. 아주 신중하게 캐스팅 한 케이스다."

-작은 캐릭터도 심혈을 기울여 캐스팅 하는 모습인데, 좋은 사람을 발견하는 눈이 남다른 것 같다.
"기본적으로 '배우'에 대한 욕심이 있다. 흥행성이 높은, 인지도 높은 배우들에 대한 욕심도 있겠지만, 더 큰 욕심은 캐스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이미지에 맞는 배우를 찾고 싶다'는 것이다. 신선함이 충족 된다면 더할나위없다. 연기적인 베이스도 체크는 하지만 어쩔 때는 안 한다. 그냥 보면 '이 친구 잘할 것 같은데?' 판단이 드는 경우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배우들을 본능적으로 캐스팅 하는 것 같다. 객관적으로 보면 의외의 면과 과감함이 눈에 띈다. 배우 스스로도 모르는 배우의 지점이 감독 눈에 보인다. 그렇게 좋은 배우들을 찾게 된다."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캡처〉〈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앞서 출연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조세호에게 차기작 캐스팅을 약속했다. 실제로 의향이 있나.
"세호 씨는 그 뒤에 따로 한 번 더 봤다. 그리고 진짜 캐스팅 제의를 던졌다. 많이 놀라더라. 세호 씨는 '감독님. 방송에서 그렇게 말씀 하셨다고 꼭 약속을 지키셔야 하는 건 아니다. 안 그러셔도 된다'고 손사레를 쳤지만 나도 '방송 약속 때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는 '너무 출연하고 싶다'고 해 '하자'고 했다.(웃음)"

-혹시 '노량'에도 직접 출연하나.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살짝 예고를 해준다면.
"아니다. 출연하지 않는다.(웃음) '노량'에도 권율이 등장하긴 하지만 '노량'은 ''명량' 때 권율 캐릭터가 이어지는 것이 맞겠다' 싶어 남경읍 선배님께 다시 부탁 드렸고 흔쾌히 출연해 주셔서 촬영까지 잘 마쳤다. '노량'은 백윤식 허준호 정재영 배우들과 대망의 김윤석 배우님이 이순신으로 나온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졌다. 여기에 왕의 세자가 등장한다. 이순신의 마지막 말을 기억하고 남은 장수들과 이기는 결말. 포텐셜이 빵 터져 굉장히 각광 받고 있는 멋진 배우가 젊은 광해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제훈이다."

-감독으로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영화 산업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다.
"같은 영화라 하더라도 코로나 이후 시대에는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본다. 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여러가지 루트,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이는 작업들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한산 리덕스' 역시 그런 의미도 끼고 있다. 혹자는 '스케일 있고, 영화관에서 볼만한 영화만 찾아 보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물론 그 입장도 맞는 지점이긴 하지만 조금 더 첨언하자면 어떤 작품이 나왔을 때 '그 작품을 어떤 포맷으로 만들 것인가'를 우선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 같다. '어떤 작품은 OTT 드라마로 길게 풀자, 이건 극장용 영화로 만들자' 계획적인 선택으로. 스케일을 떠나 극장에 어울리는 영화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극장용이라 하더라도 한 작품을 개봉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버전으로 다양하게 개봉할 수 있고 온라인·오프라인에서 1차, 2차 개봉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확실한 건 '이건 안돼'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차기작은 시리즈로 제작되는 '칠년전쟁'이다. 역시 이순신 세계관을 다룬다.
"아직 결정된 플랫폼은 없고, 어떤 식으로 콜라보레이션 해야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명량' '한산' '노량'으로 이어지는 영화 3부작이 전쟁 액션이라면, 시리즈는 보다 디테일한 드라마와 이야기를 펼쳐내게 될 것 같다. 이 구상도 10년 전부터 했던 것이다. 앞으로의 콘텐트는 세계관 싸움이라고 보는데 결국 슈퍼 IP, 멀티 IP와 바로 연결 되는 것이다. 10년 전에는 구상을 했어도 그것이 '시리즈다, IP다' 어떤 전문성을 띄지는 못했는데 돌이켜 보면 '이순신 세계관'이라는 것이 그런 IP에 가까운 개념이 된 것 같다. 일단 사전 제작을 시작한 후에 플랫폼 등 논의가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계획 중이다."

[인터뷰] '한산 리덕스' 김한민 감독 "진정한 완결본, 매우 만족"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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