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렇다면 경찰 지휘부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용산경찰서장은 사안이 심각해 보인다는 첫 보고를 받고도 90분이 지나 현장에 왔습니다. 그마저도 현장이 다 보이지 않는 파출소 옥상에서 지휘를 했습니다. 경찰청장은 충북 청주에서 자고 있다가 보고를 제때 받지 못해 자정을 넘겨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이가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9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상황이 위급하다"는 첫 보고를 받은 건 밤 9시 30분쯤입니다.
참사가 발생하기 약 40분 전입니다.
식사를 하던 삼각지역에서 이태원파출소까지 거리는 1.9km.
걸어가도 약 30분이면 되는 거리인데 이 전 서장이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시각은 밤 11시 5분이었습니다.
앞서 서울청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밤 10시 20분쯤 현장에 도착해 곧바로 현장 지휘를 시작했다고 적혀 있었는데 거짓이었던 겁니다.
첫 보고 후 90분이나 늦게 도착한 것도 문제지만 도착한 이후의 행보가 더 이상합니다.
이 전 서장은 파출소 옥상에 올라 사고 현장을 바라보며 지휘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취재진이 직접 이태원파출소 옥상에 올라가 확인해보니 사고가 발생한 골목 안쪽은 아예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이 전 서장은 밤 11시 36분이 돼서야 서울청장에게 전화로 상황을 알렸습니다.
사고 현장이 언론 등에 생중계되고, 대통령 지시 사항까지 내려온 뒤였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충북 제천에서 지인들과 등산을 한 뒤 캠핑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청주 본가로 이동해 오후 11시쯤 잠이 들어 이태원 상황을 전파한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30일 새벽 0시 14분이 되어서야 상황을 파악하고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곽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