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각 지자체에 내린 방침 가운데 선뜻 그 배경을 이해하기 어려운 게 또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참사' 대신 '사고'라고 표현하라고 했고, '근조'라는 글씨가 쓰여있지 않은 검은색 리본만 착용하란 지침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채승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중대본 회의에선 이번 참사를 '이태원 사고'로 부르기로 결정했습니다.
행안부는 각 지자체에 이런 내용을 전달하면서 객관적 용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대형 사고를 뜻하는 참사 대신, 사고란 표현이 더 객관적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중앙 정부가 사실상 참사 등 다른 표현을 쓰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린 셈입니다.
하지만 정작 윤 대통령은 "참사"라고 언급했습니다.
[지난 주말 이태원 참사는 이른바…이번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면 도로뿐 아니라…]
정부가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을 착용하란 공문을 각 시도, 부처에 보낸 것도 논란입니다.
각 지자체에 예시까지 명시해 공문을 보냈습니다.
관련 공문을 보낸 인사혁신처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일부 지자체에선 검은색 리본을 새로 구매하는 등 혼란이 일었습니다.
[전라남도청 관계자 : 업무 연락으로 와서…근조가 없는 근조 리본을 패용해라 이렇게 해서 그걸로 (구매)했고요.]
통상 정부 인사들이 합동분향소 등을 조문할 땐 근조라고 적힌 리본을 달았습니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당시에도 이명박 정부는 국가 애도기간을 지정하면서 '근조' 리본을 달도록 명시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영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