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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 참사' 트라우마,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아침& 라이프

입력 2022-11-01 07:50 수정 2022-11-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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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김하은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듯이 참사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모두가 마음의 안정을 조금씩 되찾고 애도의 시간을 가지는 게 필요할 텐데요. 최명기 정신과 전문의 모시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최명기 전문의: 안녕하세요.]

[앵커]

사실 저도 과거에 어떤 한 장소에 갔다가 깔렸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 일이 정말 남 일 같지가 않더라고요. 아직도 그때 기억이 이렇게 생생한데 압박사고는 정신적으로도 후유증이 아주 심하죠.

[최명기 전문의: 맞습니다. 우리가 보통 목을 이렇게 한번 졸리거나 다쳐서 숨을 못 쉰 경험을 한 분들은 계속 잊지 못합니다. 압박사고는 일단 제일 처음으로 숨을 굉장히 쉬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한테 커다란 공포를 남기게 되고요. 또 압박사고는 우리가 평소에 느낄 수 없는 본인이 아마 살아본 중에 가장 심한 신체적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일반 사고와 다르게 압박사고는 주위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고 또 그게 굉장히 어떤 공포의 아우성 소리라든가 분위기를 갖다 자극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게 합쳐지게 되면 굉장히 잊히지 않는 트라우마로 남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으신 지금 유가족 분들이 가장 걱정이 많이 되는데 이렇게 사회적 참사가 일어난 경우라면 이분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조치가 필요할 텐데요.

[최명기 전문의: 맞습니다. 보통 우리가 통상적인 애도기간을 한두달 정도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일을 겪고 나면 애도가 애도의 수준을 넘어서서 우울증으로 전환이 되었더라도 본인들께서는 이렇게 자녀를 잃었고 너무 슬프니까 이거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시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애도기간이 지난 다음에 계속 우울증의 증세가 지속이 되는지 봐야 되는 거고요. 그런 다음에 일단 이렇게 슬픈 경우에는 우울증이 있게 되면 우리가 이게 아닐 때는 치료에 대한 어떤 동기가 있습니다, 모든 우리들은. 치료를 받고 다시 원래 생활로 복귀한다든가 목적이 있게 되는데 특히 자녀를 잃은 경우에는 삶 자체에 목적이 사라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치료 자체를 받는다는 거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있어서 우울증으로 넘어가지 않는지 일단 체크하고 우울증으로 넘어간 상태에서 굉장히 극단적인 생각을 하거나 그런 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치료를 유도할 수 있는 어떤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뭐 또 현장에 있었던 의료진, 경찰, 소방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사고 수습을 도와주셨던 일반 시민 분들도 정말 걱정이거든요. 의료진으로서 어떻게 보시나요?

[최명기 전문의: 일단 우리가 대부분 그냥 통상적인 어떤 지인이 돌아가셔서 임종을 지켜본다거나 그런 걸 제외하면 죽음의 순간을 볼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 다음에 또 이번 사고와 같은 경우는 어떤 시신들의 모습이, 우리가 뭐 영화로 접했을 때 생각하는 돌아가시는 분들의 마지막 모습과는 굉장히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인간은 이렇게 움직이고 인간이 이렇게 숨을 쉬고 얘기하고. 만약에 내가 죽더라도 나는 그 모습이 이럴 거라는 어떤 생각이 있게 되는데 완전히 그 생각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런 다음에 가장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또 시신이 장소에서 보셨던 분 같은 경우에 굉장히 많은 시신이 그냥 하나의 물체로 있는 장면을 갖다 보게 되지만 굉장히 그 자체가 마치 공포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와서 잊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앵커]

또 거기에 계셨던 당사자분들도 그렇고 이 사고를 지켜봤던 많은 분들이 상처를 입고 계신데. 지금 세월호 참사 때처럼 수많은 국민들이 전체적으로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거든요.

[최명기 전문의: 이제 조금씩 다른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일단 그 장소는 상당히 많은 분들이 가셨던 장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장소에 갔었던 사람들. 거기에서의 본인의 어떤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던 분들은 이분들의 죽음이 남의 일 같지 않은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커다란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런 다음에 20대, 30대 같은 경우에는 이분들의 나이와 본인의 나이가 비슷하기 때문에 또 인생을 살다가 올겨울이나 가을에 굉장히 힘든 일이 있게 되면 또 이런 것들이 생각이 나면서 삶의 의미가 뭔가라고 생각하면서 아픔을 겪게 되고요. 그런 다음에 또 부모님 연령에 해당되는 분들은 또 이게 남 같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커다란 슬픔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앵커]

장소가 확실히 이태원이기 때문에 젊은이들도 또 어른들의 경우에도 더 많이 공감하고 많이 아파하시는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건 지금은 인식을 못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도 외상 후 스스트레스 장애라고 하죠. PTSD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큽니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그리고 상처가 커진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최명기 전문의: PTSD는 크게 세 가지 범주의 증세로 있게 됩니다. 첫 번째는 한 달이 지나도 계속 사고 과정이 떠오릅니다. 다양한 형태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벽이나 건물만 봐도 떠오를 수 있고 혹은 꿈에 계속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계속 떠오릅니다, 사고의 광경이. 두 번째는 사고와 관계된 건 모두 다 우리는 회피하려고 하게 됩니다.그래서 어떤 분은 심지어 외출을 못하게 되고요. 어떤 분들은 텔레비전에서 그 특정 장소 이름이 나오는 순간부터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 그걸 전부 피하려고 하게 됩니다.그래서 회피 반응이 벌어지고요. 마지막은 이제 몸에 자율신경계 반응이 일어나게 되는데요. 작은 어떤 전화소리나 자극에도 굉장히 놀라게 되는 건데 오히려 역설적으로 우리가 평소에 느끼는 희로애락에 대해서는 굉장히 둔해지게 됩니다. 그런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1년 정도를 놓고 보면 10명 중에 7명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되십니다, 저절로도 그러나 10명 중에 3명, 1년 이상 지속되시는 분들은 그다음에 계속 평생 살아가시면서 영향을 받아서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한 달이 넘어서도 아까 말씀드린 자꾸 나쁜 광경이 회상이 되는 것, 회피 반응, 자율신경계 반응이 지속이 된다고 하면 그거는 조기 치료를 통해서 장기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가지 않게끔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 마지막으로 소개해 주세요.

[최명기 전문의: 치료는 약물치료가 있을 수 있고요. 그다음은 안 좋고 굉장히 괴로운 광경이 있게 되면 우리가 음반이 튀듯이 그 광경에서 계속 머물게 돼서 그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그걸 이제 도와주게 되면 이완요법을 갖다 병행한 면담요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내가 빨리 벗어나야겠다, 치료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실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도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상담 전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최명기 전문의: 지금 저는 정부에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전화시스템도 생각보다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과연 내가 겪고 있는 이 부분이 그냥 통상적인 애도에 해당되는 건지 아닌지를 전화해서 그냥 자연스럽게 나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 보면 우리 상담하시는 분들이 판단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분들이 얘기해 주시게 됩니다. 아무래도 병원 치료를 받으셔야겠어요.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셔야 되는 정도라고 하게 되면 그분들의 얘기한 대로 해서 병원이나 다른 또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하게 되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 됩니다.]

[앵커]

여기까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최명기 정신과 전문의 도와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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