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참사가 나기 전 이태원에 간 시민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렸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고 있으니 조심하란 경보가 왔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란 목소리가 나옵니다.
공다솜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당일인 지난 주말 이태원엔 발 디딜틈 없이 인파가 들어찼습니다.
모인 사람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가까운 통신사 기지국과 초 단위로 교신하며 위치 정보를 남깁니다.
통신사들은 실시간으로 특정 지역에 몇명이 모이는지 알 수 있는 셈입니다.
이를 활용해서, 이번처럼 사람이 갑자기 몰릴 때 "조심하라"는 경보를 보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거란 목소리가 큽니다.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지금이라도 기지국 정보를 활용한 경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행정안전부의 재난 문자 메시지입니다.
[채진/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 그동안의 재난문자는 주로 자연재난 중심으로 많이 보내졌었는데요. 이태원 사고와 같은 사회 재난에도 재난문자를 보낼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현재 태풍·홍수 같은 자연재난을 중심으로 재난 문자를 보냅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번처럼 큰 행사가 열릴 땐 해당 지자체가 미리 행정안전부와 상의해 재난 문자를 보낼 준비를 해 놔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시민들 가운데도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김효경/울산 전하동 : 도움은 확실히 될 것 같아요. (사람이) 몰릴 것을 일단 알고 가는 거니까. 조금 더 예방이 되지 않을까.]
이처럼 사고나기 전 예방뿐만 아니라 사고난 뒤 빨리 경보를 보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태원 참사는 밤 10시 15분에 첫 신고가 들어왔지만, 재난 문자는 그로부터 1시간반이 더 지나서야 왔습니다.
재난 문자가 더 일찍 왔다면 사람들이 덜 몰려서 이번처럼 구급차가 도로에 갇히진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