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시 이태원입니다. 이곳 사고 현장 주변은 지금도 교통이 통제돼 있습니다. 행인들의 통행은 일부 가능한데 하루 종일, 추모하는 시민들이 이곳을 오갔습니다. 이번 사고의 피해자 중에서는 20대 여성들이 가장 많습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실종자 가족들은 직접 병원을 돌아다니며 딸을 찾아나서기도 했습니다.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오전 한남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실종자 신고접수대.
실종자의 인상착의를 다급히 말합니다.
[실종자 가족 : {혹시 나갈 때 뭐 입고 나갔는지 옷 색깔 같은 거 아세요?} 짧은 치마. 머리, 긴 머리. {긴 머리.}]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실종자를 기다리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샌 가족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20대 여성이 가장 많다는 소식 알려졌고, 친구들과 놀러간다는 말을 남긴 딸과 연락이 닿지 않은 어머니는 두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실종자 가족 : 무슨 잠을 자. 자식이 안 들어왔는데. 잠 안 자는 건 일도 아니에요. 그냥 거기서 사고가 났다, 밤에 이런 일이 있었다 해서 안 거죠. 연락을 못 받으니까, 마음이 안 편해요.]
일부 가족들은 이곳 저곳 병원을 돌면서 직접 실종자가 있는지 애타게 찾아 나섰습니다.
[실종자 가족 : 119에 전화하니까 지금 그게 안 된대요. 어느 병원으로 제일 많이 갔냐니까. {저희들도 신원 파악이 안 돼서…} 몰라요? 어딨는데요.]
[실종자 가족 : 연락도 안 되고 죽은 거 같아. 왜 연락도 안 해주냐고…]
신고 접수를 하러 왔다가 사망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황망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휴대전화나 신분증이 없는 미성년자들은 신원확인이 더뎌지는 상황.
[실종자 가족 : 지금 연락도 못 받은 부모들도 있을 거 아니에요. 음주단속 할 때 보면 신원 확인하는 거 있잖아요. 아니 지문만 찍어도 되는 애들을.]
외국인들 사망자도 많았지만 소재를 알 수 없어 답답함을 키웠습니다.
[실종자 가족 : 여기서도 사촌이 없다고 해요. 당국에서는 공식적으로 러시아 사망자는 없다고 하는데. 전 아직도 걔를 찾을 수가 없어요.]
오전 7시 270건이었던 실종신고는 오후 들어 14배가 넘게 늘었습니다.
서울시는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20개 회선과 120 다산콜센터로 전화 신고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