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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미 북핵 권위자 "윤석열 정부, 김정은에 핵무장 동기 줬다"

입력 2022-10-24 16:25 수정 2022-11-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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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 대회 동안 숨 고르는 듯했던 북한이 또 도발을 해왔습니다. 시기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 번째 연임을 확정하자마자입니다. 오늘(24일) 새벽 북한 상선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고 남북이 서로 사격했습니다. 다시 심상치 않은 한반도 정세를 미국 내 손꼽히는 북한 핵·미사일 전문가와 진단해 봤습니다.

미국 내 북한 핵·미사일 전문가로 꼽히는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교수가 JTBC 취재진과 인터뷰 중이다. 〈사진=JTBC 인터뷰·ZOOM 캡처〉미국 내 북한 핵·미사일 전문가로 꼽히는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교수가 JTBC 취재진과 인터뷰 중이다. 〈사진=JTBC 인터뷰·ZOOM 캡처〉

■ 제2의 연평도·천안함 사태는 시간 문제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책임자로 있는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정세가 2010년 수준의 긴장 수위에 다다른 점을 우려했습니다. 그는 현시점에 "북한이 2010년 한국 군함을 침몰시키고 섬을 포격했을 때와 같은 종류의 도발을 하겠다는 대담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지난 2010년 3월 북한은 해안포 사격을 반복하다 천안함 피격을 했고, 그해 11월 연평도 포격을 감행했습니다. 당분간 이어질 국지적 도발은 더 큰 도발의 전 단계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 2010년 4월 물 위로 인양된 천안함. 그해 북한은 해안포 사격을 반복하다 천안함 피격을 감행했다. 〈사진=연합뉴스〉지난 2010년 4월 물 위로 인양된 천안함. 그해 북한은 해안포 사격을 반복하다 천안함 피격을 감행했다. 〈사진=연합뉴스〉


■ "윤 정부, 김정은에 핵무장 동기 부여"

무엇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더욱 대범하게 만들었을까요. 루이스 교수는 최근 한국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을 유인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북한을 침략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데도 김정은의 편집증적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애초에 윤석열 정부가 거론한 선제타격은 "김정은이 단지 억지력을 위해 핵무기를 갖는 것 이상의 동기를 부여했다"고 했습니다. 결국 지난달 북한은 핵무장을 법제화했고, 이제 와 한국도 전술핵을 두겠다는 건 상황만 더 꼰다고 봤습니다. 그새 북한은 "전술핵을 대규모로 쓰는 전쟁 전략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말입니다.

지난 9월 핵무력 법제화를 밝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달 북한군의 전술핵운용부대를 직접 지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지난 9월 핵무력 법제화를 밝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달 북한군의 전술핵운용부대를 직접 지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확장억제, 북핵 제어보다 국내 정치용?

최근 한·미와 한·미·일이 공조하면서 억지력을 과시하지만, 북핵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루이스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그는 "확장 억제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지 기술적으로 북핵을 제어하는 데는 별 의미가 없다"고 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나 바이든 정부 모두 전통적인 접근법을 취하는데, 이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국내 정치에나 효과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건 '판타지'라고도 했습니다. "한·미가 지난 20년간 대북 정책에서 실패하고 절박한 나머지 도달한 환상"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2018년 5월 북한이 폭파했다고 주장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관리지휘소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지난 2018년 5월 북한이 폭파했다고 주장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관리지휘소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국제사회 분열될수록 핵실험엔 '호기'

북한의 잇따른 국지성 도발이 종국에 제7차 핵실험으로 가는 수순인지도 물었습니다. 루이스 교수는 일단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이 준비된 최종 징후는 이미 다 보여줬기에 더 이상의 증거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은 핵실험 시 수반되는 결과를 최소화할 정치적 순간만을 찾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가능한 한 많이 분열된 지금이 적기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지지할 가능성이 작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북한에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는 때라는 얘기입니다.

*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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