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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동·학대·사망'…'선감학원' 아이들의 40년 한 푼다

입력 2022-10-2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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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시대를 거쳐 1980년대 초반까지 경기도가 운영한 '선감학원'. 수천명의 아이들이 이곳에 '부랑아 재활' 명목으로 감금돼 강제 노동과 굶주림, 학대에 시달렸고 그중 적지 않은 숫자가 숨진 걸로 추정됩니다. 이 시설이 강제 폐쇄된 지 40여 년 만에 진실화해위원회가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작업에 정식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이가람 기자입니다.

[기자]

15살의 나이에 선감학원에 끌려갔던 전모 씨, 구타와 강제 노동에 탈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전모 씨/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 나룻배 밑창에 들어가서 떨고 있으니까. 몽둥이 들고 나오래서 거기서 몇 대 맞고…작살나게 맞았지.]

학원 근처 바닷가에는 자신처럼 탈출을 시도하다 숨진 아이들이 여럿이었다고 말합니다.

[전모 씨/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 누가 큰 대자로 벌려가지고 물 빠진 갯벌 옆에 모래 있는 곳에 누워 있더라고. 살살 가보니까 며칠 전에 들어온…]

해방 이후 1982년 폐쇄되기 전까지 선감학원에 수용됐던 아동은 약 4700명입니다.

이 중 '탈출'로 기록된 824명 중 상당수가 바다에 익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식 기록된 사망자는 24명 뿐입니다.

살아남은 피해자들이 암매장 장소로 지목한 곳에선 15세에서 18세 사이의 남아들로 추정되는 치아가 여러 개 발견됐습니다.

선감학원이 문을 닫은 지 40년.

국가 차원의 첫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정근식/진실화해위원장 : 법적 근거와 절차 없이 강제로 가두어 강제노동, 가혹행위, 성폭력, 생명권의 침해, 실종, 교육 기회 박탈 등이 발생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입니다.]

추가적인 조사를 거쳐 국가 책임이 인정되면 그동안 눈 감았던 피해 회복에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이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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