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슈룹' 압도적 김혜수

입력 2022-10-18 21:4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슈룹' 압도적 김혜수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따라 붙을 수 밖에 없는 김혜수다.

김혜수가 tvN '슈룹'을 통해 강렬하면서도 신선한 얼굴을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극중 허구헌 날 사고만 치는 자식들 때문에 궁에서 가장 빠른 걸음을 갖게 된 인물 중전 임화령 역을 맡은 김혜수는 사고뭉치 아들들을 제대로 건사하기 위해 욱하고, 욕도 하는 화령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특히 김혜수는 기존의 사극 화법에서 벗어난 화령의 모습으로 작품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고 있다. 진중하고 근엄해야만 할 것 같은 중전의 이미지 대신 가장 발 빠르고 유쾌한 중전 화령으로 친근하게 시청자에게 다가선 것.

학교(종학)에 가기 싫어 늦장 부리는 왕자들을 깨우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궁 안을 누비며 아들 찾기 대작전에 나선 모습이나, 등짝을 내리치며 잠든 일영대군(박서준)을 깨우는 모습은 현대의 흔한 아침 풍경과 다를 바 없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게 골치를 썩다가도 왕세자(배인혁)가 "회강에서 모두 통의 성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자 흡족해 하며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등 자식의 일에 일희일비하는 마음, 공진단으로 과식하는 등 몸에 좋은 것이라면 일단 먹고 보는 설정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화령의 인간미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대비 김해숙과는 팽팽한 갈등으로 몰입감을 선사했다. 중전의 소생 왕자들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며 '저것들'이라고 폄하하는 대비와 이에 지지 않고 바쁜 중궁의 일을 들먹이며 대비의 역린을 건드리는 화령의 신경전은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하면서 향후 벌어질 사건들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장희빈'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서 사극 장르에 도전한 김혜수는 믿음직한 캐릭터 소화력을 바탕으로 긴장감과 유쾌함을 한 호흡으로 전환시키면서 이질적이지 않게 풀어내 "역시 김혜수"라는 감탄을 터지게 만들었다.

여전히 보여줄 것 많은 연기 스펙트럼에 작품을 보는 안목과 안목을 증명해 낸 내공까지 김혜수와 '슈룹'의 첫 발걸음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