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틀 전 제빵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어 숨진 사건에 대해, 경찰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어제(16일) 다시 현장을 찾아가봤는데요. 피해자의 동료들은 아직 완전히 수습되지 않은 사고 현장 바로 옆에서 평소처럼 빵을, 그것도 같은 배합기를 써서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가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환하게 불이 켜진 공장 내부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한쪽은 흰색 천으로 덮어뒀는데 2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어 사망한 곳입니다.
동료들은 이곳에 정상 출근해 평소처럼 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강규형/동료 직원 : 사람이 죽은 상태에서 그걸 보면서 작업한다는 게 도저히 참을 수 없더라고요. 바로 하루 전에 돌아가셨는데…]
고용노동부는 A씨 사망과 관련해 동일 형태의 배합기 사용에 대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직원들은 회사 측이 작업 중지 명령을 어기고 있다 주장합니다.
[강규형/동료 직원 : 배합기는 구조상 돌아가는 방향이나 이런 게 똑같기 때문에 비슷한 라인이 있거든요. 거기 또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아직 정부 차원의 사고 조사와 안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는데 비슷한 설비를 사용하는 건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고 현장의 배합기 8대는 사용을 중단했고 다른 곳에 설치된 설비를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일단 현장에서 2인 1조 근무가 지켜지지 않았는지 등 사고 경위 파악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