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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오스카" 따뜻한 이영애, 다시 꽃피울 새 도전(종합)

입력 2022-10-14 08:28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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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배우 이영애가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마지막 주인공으로 함께 했다. 〈사진=JTBC엔터뉴스〉배우 이영애가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마지막 주인공으로 함께 했다. 〈사진=JTBC엔터뉴스〉

감사함에 감사함을 더 표현한 이영애다.

13일 오후 부산 KNN타워 KNN시어터에서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BIFF) 액터스 하우스의 마지막 주인공, 배우 이영애가 등장해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액터스 하우스는 한국영화계 아이콘과 같은 최고의 배우들과 관객이 만나 그들의 연기 인생과 철학을 직접 나누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신설된 후 뜨거운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한지민 강동원이 전반부, 하정우 이영애가 후반부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영화제에서 선보였던 작품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기존의 관객과의 대화 등과 같은 프로그램과 달리, 액터스 하우스에서는 배우가 생각하는 연기의 의미, 직접 손꼽는 명장면 등을 비롯한 연기 인생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배가 시킨다.

이영애는 올해 부국제 배우상 심사위원으로 빼곡한 스케줄 속, 액터스 하우스를 통해 오랜만에 대중과 직접 인사했다. 명불허전 한국 영화계 대표 배우로 오랜 시간 사랑 받은 이영애인 만큼, 어느 때보다 가까이 이영애를 마주할 수 있는 이번 액터스 하우스는 이영에에게, 그리고 팬들에게 특별한 시간이 됐다.

또한 이영애가 참여한 올해의 배우상은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잠재력을 갖춘 새로운 신인 배우들을 발굴하기 위한 상이다. 뉴 커런츠 및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출품된 한국 장편 독립 영화들 가운데, 최고의 남자, 여자 신인 배우를 각각 1인 씩 선정, 폐막식 때 시상이 이뤄진다.

배우 이영애가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마지막 주인공으로 함께 했다. 〈사진=JTBC엔터뉴스〉배우 이영애가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마지막 주인공으로 함께 했다. 〈사진=JTBC엔터뉴스〉


-부국제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건 오랜만이다.
"먼저 여기까지 와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 드리고 싶다.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이런 자리가 너무 오랜만이고, 영화 개봉이나 그런 것을 통해서는 그래도 인사를 드렸지만, 오로지 배우 이영애 만을 위한 시간은 처음이 아닐까 싶다. 저를 보기 위해 오신 건가요? 맞죠?(웃음) 그럴 것이라 위안 삼고 행복한 시간일 것 같아 찾아오게 됐다."

-2006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이후 올해 부국제 배우상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하게 됐다.
"오래 전 이야기를 하게 되면 또 쑥스러운데(웃음) 2006년도 베를린영화제에 감사하게도 '친절한 금자씨' 이후 심사위워으로 가게 됐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한 번 중요한 직책 맞게 됐다. 10편 이상의 영화를 보면서 배우로서 참 많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됐고, 열정적인 배우 분들 보면서 나도 배우로서 힘과 용기를 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폐막에 앞서 배우 분들이 발표 될텐데 눈 여겨 잘 봐주시고 폐막식까지 자리 해 주셨으면 좋겠다."

-부산 내려오는 길에 올린 SNS도 화제가 됐다.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는데.
"내가 SNS를 늦게 시작 했다. 오랜만에 참여한 영화 '나를 찾아줘' 개봉 시즌에 맞춰 같이 소통을 하고 싶었다. 초반에는 많이 서툴러서 놀림도 받고 그랬는데(웃음) 재미있더라.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자주는 못하고 쉬엄쉬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소소한 재미가 있다. 나는 기차를 타고 부산에 왔는데, 3시간 동안 심심하더라. '혼자서 뭐할까' 하다가 SNS를 했다. 사진 올리고 글 올리고 댓글 다니까 금방 도착하더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근작 '구경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장금'과 '구경이' 사이 이영애 유니버스가 구축 된 느낌인데, 출연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가족들과 식당에 가면 '대장금 사인해 주세요!' '엄마 아빠 너무 팬이에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구경이' 방송 이후에는 젊은 친구들이 막 달려와서 '잘 봤어요!'라고 인사를 하더라. 그런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성공했구나' 싶었다.(웃음) 시청률을 떠나 요즘에는 OTT도 많이 활성화 돼 있으니까, 큰 반응 얻어 좋았고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해도 되겠다. 여러분들 믿고 새로운 도전 할 수 있겠다'는 힘도 받았다. 다 여러 분들 덕분이다. 감사하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배우들과 호흡 맞춘 작품이기도 했다.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도 했다. 생각의 폭이 다양해지고, 이해하려고 하고, 다가가려는 소재의 다양성을 확연히 느꼈다. 나 역시 처음 '구경이' 대본을 받았을 땐 '이해가 될까? 어렵지 않을까?' 싶었고, 연출이나 구성 방식도 독특하다 싶어서 감독님에게 '이 작품은 영화로 찍던가 다른 방식으로 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했다. 그럼에도 TV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에서 즐겁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여성 위주의 드라마, 소재가 나와 여성 분들이 더 환호를 하신 것 같기도 하다. SNS에서도 화제가 돼 나도 같이 가입해 소통하고 그랬다. 나 또한 팬으로서 다가갈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었고, 대본집도 샀다. 하하."

-1993년 출연한 드라마부터 따진다면 30주년에 가까워진 해다. 20대 때, 20년, 30년 뒤 내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있나.
"아아아~ 벌써 시간이.(웃음) 20대 땐 뭐든 열심히 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언젠가 결혼을 하면 나도 공백기가 있겠지. 다시 돌아와도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 에너지 많을 때 다 해야겠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결혼을 한 후에도 뿌리가 깊은 배우가 되고 싶었다. 뿌리가 깊으면 흔들림이 없으니까. 그 뿌리를 키우기 위해 많은 작품 했다. 1년에 3편, 4편까지 하면서 30~40대, 50대를 준비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웠다."

-자양분이 된 것은 무엇일까.
"뿌리를 내리고 있는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돌아보니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더라. 우리 직업 같은 경우는, 나는 늘 '풍선 같다'고 한다. 풍선은 좋다, 좋다 하면서 바람 불면 막 올라갔다가 침 하나에 금방 터질 수 있는 그런 존재다. 풍선 날아가지 않을 수 있는 심지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은 분명 필요한 것 같다. 산책이든, 책을 읽든 여행을 가든, 그 모든 순간들이 지금까지 나를 이어지게 만든 끈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걸작 '친절한 금자씨'는 이영애에게도 남다르게 생각되는 작품일 것 같다.
"작품 자체도 소중하지만, 영화인으로 눈도장을 찍은 30대 작품이었다. 20대 때 나는 잠 한 숨 못 자면서 연기자로 갈고 닦는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이 나를, 혹은 작품을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정말 열심히 달렸다. 조기 종영을 했던 작품도 있었고, 아픔이 남는 작품들도 많았는데, '친절한 금자씨'는 그럼에도 꿋꿋하게 매진해 온 나에게 하나의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그냥 그런 작품이 아니라 '너 열심히 해 왔구나. 그러니까 이런 좋은 작품을 해도 될 자격이 있다'라면서 신께서 준 작품이 아닐까, 위안을 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큰 전환 됐다."

-울고 있지만 웃는, 웃고 있지만 우는 표정은 가히 압권이었다. 박찬욱 감독은 '가장 추하고 가장 예쁘지 않은 얼굴을 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던데. 당시 필름 한 캔을 다 썼다는 비하인드도 있더라.
"난 반대로 '너무 일그러진 것 아닌가. 조금은 살살 할 걸' 그런 생각을 했다. 오랫동안 테이크가 간 줄도 몰랐고, 오로지 작품과 장면에 집중 했다.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었고, 제목처럼 타이틀 롤로 이끌어 가야 했기 때문에 나에게만 집중했고 주변 볼 여유가 전혀 없었다. 필름 이야기도 나중에 들었다.(웃음) 무엇보다 '대장금'을 끝낸 후 맡았던 완전히 다른 색깔의 역할이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위험도 있었고, 그 만큼 책임감이 컸던 것 같다."

-박찬욱 감독과는 '공동경비구역 JSA'이어 '친절한 금자씨'도 함께 했다.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은데. 영향 받은 부분도 있을까.
"모든 배우들의 희망사항 아닐까.(웃음) 당연히 다시 만나고 싶은 감독님이다. 무엇보다 나는 내가 보는 내가 다인 줄 알았는데, 감독님은 나도 몰랐던 디테일한 감정과 모습들을 알아 주시더라. 놀라운 순간들이 많았고, 또 작품에 들어가면 데모 OST를 주는데 '친절한 금자씨' 때는 클래식을 주면서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음악으로 다가간다는 것이 놀랍고 신선했다. 캐릭터에 맞는 그림, 음악, 책을 통해서 금자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시도 방식이 재미있었고, 그건 내가 이후 작품을 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여전히 그런 방식으로 다가가려고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하나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얼굴도 이영애의 강점이다.
"누구나 자기 안에는 한 가지 색깔만 있지 않지 않나. 본인 생각과 다른 행동이 나갈 때도 있고. '이영애는 항상 이런 이미지였는데 이런 면도 있었구나' 할 때, 보는 분들도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뒤틀림 있는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는 것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역변주를 통해 카메라 앞에서 마음껏 표현 할 수 있는 캐릭터에 매력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스스로의 만족도도 중요한 것 같더라. 결혼하고 출산하면서 배우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됐고, 아직 나를 찾아주신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 크다."

배우 이영애가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마지막 주인공으로 함께 했다. 〈사진=JTBC엔터뉴스〉배우 이영애가 13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마지막 주인공으로 함께 했다. 〈사진=JTBC엔터뉴스〉


-오랜 시간 사랑 받고 있는 '봄날은 간다'도 대표작이다. 아련한 은수의 뒷모습에도 비하인드가 있을까.
"원래는 은수가 앞모습, 상우가 뒷모습이었다. 근데 감독님에게 '반대였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복잡한 은수의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는 것 보다는 뒷모습이 더 큰 여운을 줄 때가 있지 않나. '은수는 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인물이었으면 싶었다. 그리고 허진호 감독님 스타일 자체가 현장 감각과 분위기를 중요시 한다. 현장에서 나온 디테일이 많다."

-악수할 때 손을 수직으로 내밀지 않고 묘하게 비스듬히 내민 것도 그러한 디테일의 일환일까.
"맞다. 상우랑 헤어지기 싫은 은수의 마음이었다. '상우가 나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장에서 생겨난 감정이다."

-'라면 먹고 갈래?'라는 대사는 어떠한 문화적 현상이 됐다. 예기치 못하게 회자될 때 지켜보는 마음은 어땠나.
"정말 전혀 예상 못했다. 좋은 작품이지만, 서서히 잊혀져 가는 작품이겠지 싶었는데 그 대사가 예능에서도 인용이 많이 되고 회자되는 것을 보면서 '작품은 어떤 방식으로든 남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한 작품 한 작품 소중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대사는 현장에서도 여러가지 뉘앙스가 있었는데 명대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하지는 않았다."

-이영애는 특유의 사운드가 돋보이는 배우이기도 하다. 고음에 청아한 목소리가 본인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나.
"나는 나에 대해 잘 몰랐다. 20대 때는 그저 앞만 보고 달려 내 목소리가 이렇다는 것도 잘 못 느꼈다. 이후에 나를 보니까 '톤이 이렇구나' 싶더라. 사실 배우로서는 좀 빠르고 높고, 캐릭터에 따라 인상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더라. 그래서 고치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 발음 연습도 하고, 전공이 연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학원에 가서 공부도 하면서 여러 변화의 시기를 거쳐 지금의 목소리가 됐다. 역할에 맞게 바꾸려는 노력도 많이 한다."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나를 찾아줘' 역시 이영애에게 애틋한 작품 아닌가.
"결혼과 출산 이후 배우로서 폭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베를린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갔을 때, 샬롯 램플링이라고 유명한 배우 분이 심사위원장이었다. 당시 나이가 50~60대 전후였는데, 나의 고민 이야기 하니 그 분도 똑같은 과정을 겪었더라. 결혼 후 슬럼프가 있고 배우이자 아내, 엄마로서 간극에 대해 같은 고민을 했다. '아, 이건 동서를 막론한 지점이구나' 싶었고, 당당하게 자신의 위치를 찾는 그 분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 분처럼 저렇게 나만의 위치를 찾고 싶다'는 롤모델이 생겼다.

그리고 복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나를 찾아줘'를 하면서 '배우로서 죽은 시간이 아니었고, 자양분 될 수 있는 시간이었구나. 엄마로서 사람을 대하는 감정이 깊어지고 보듬을 수 있는 다양한 결의 감정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나를 찾아줘'는 미술, 의상, 분장 감독님 모두 '친절한 금자씨'를 같이 했던 분들이 나를 환영한다는 의미로 참여해 주셨던 작품이라 더 의미가 크다."

-신인 감독, 작가와도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이제 사람 그 자체를 동료로서 눈 여겨 본다는 생각도 드는데, 어떤 동료들에게 믿음이 가고 어떤 사람과 만나고 싶은가.
"이번에 심사위원을 하면서 많은 작품을 봤다. 나이 상관없이 새롭게 도전하는 모든 분들이 너무 존경스럽더라. 배우를 떠나 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성실한 분들에게 믿음이 가고, 인간적으로 모든 사람들과 어우러질 수 있는 인간애가 가장 모든 것의 밑바탕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나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구경이' 이후 배우 이영애에게 남은 것이나, 새롭게 생긴 목표가 있을까.
"요즘 OTT가 많지 않나. 근데 지금 계약해도 작품은 내후년에나 볼 수 있다고 하더라. '일단 빨리 뭐든 계약을 해야 1년에 여러 분들을 한 두 번은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을 농담처럼 하기도 했다.(웃음) 그 만큼 작품에 대한 갈망은 늘 유효하다. 특히 '구경이' 이후 다양한 장르에 눈을 떴다. 아주 조금 했지만 액션도 재미있더라. 더 많은 액션도 하고 싶고, 코미디 연기도 증폭해서 하고 싶다.

안주하지 않는 배우로서 '언젠가 윤여정 선생님처럼 오스카를 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하. 박수를 주시니까 이미 탄 것 같은데, 앞 일은 모르지 않나. 배우로서는 정말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 드리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엄마·아내로서 균형감을 찾는 것도 중요하더라. 기도를 할 때면 '아내로서, 엄마로서, 배우로서 3박자를 놓치지 않고 균형 있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한다. 그게 목표다."

-배우라는 직업의 강점과, 만족도는 어떤가.
"직업에 대한 감사함은 날이 갈 수록 더 느끼고 있다. '그렇게 힘든 일을 왜 하냐'고 이해를 못하는 주위 분들도 계시긴 한데, 나는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어떻게 보면 배우는 이기적인 직업이다. 결국 자기 만족이다. 자기가 만족하고 자기가 좋아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지, '관객이 뭘 좋아할까. 관객 분들은 나의 단아한 이미지만 원할거야, 광고는 이런 것만 찍는 것을 좋아할거야'를 먼저 따지면 직업적으로는 후퇴하게 되는 것 같다. 본인이 좋아서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힘든 일이 있다 하더라도 만족감은 배가 되는 것 같다."

-이영애가 생각하는 연기란 무엇인가.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다가가는 작업. 결국 연기는 사랑,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사람에 대해 알고, 보듬어주고,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들고. 사회를 돌아보고, 주위를 돌아보는, 나에게는 그런 작업이었으면 좋겠다. 혼자만의 작업은 아니고, 소통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야? 왜 이렇게 일을 안 해?' 싶더라도 여러분께 실망 시키지 않는 배우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게끔 '어디선가 노력하고 있구나' 생각할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싶다. 그런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솔직히 많이 떨렸다. 자리가 비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다.(웃음) 근데 이렇게 꽉 채워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한 분 한 분 눈 마주치고 싶어서 노력했다. 아까 보니까 터키에서도 와 주셨던데 정말 감사하다 여러 분 각자에게 내가 어떤 배우로 생각되는지 다 알지는 못하지만, 오래도록 곁에 남을 수 있는 따뜻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잊지 말고 가끔 나오더라도 반가워 해 주시면 좋겠다. 복 많이 받고,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부산=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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