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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끊어진 외곽에 노인 200명…도움 필요해도 지원 '후순위'

입력 2022-09-08 20:30 수정 2022-09-0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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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 아파트를 비롯해 포항 시내는 쑥대밭이 됐습니다. 당장 복구에도 손이 모자란 상황인데 도심을 벗어난 외곽에는 이런 도움조차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원 후순위로 밀린 2백여 명 노인들이 모여 있는 곳에, 박창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태풍이 지나간 지 사흘 넘도록 수색과 복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포항 시내를 벗어나 외곽으로 가봤습니다.

10여 분 달리니 한적한 길이 나오다 곧 끊어집니다.

더 앞으로 갈 수가 없어 비포장 길과 농수로를 돌고 돌아 겨우 도착한 곳.

차에서 내리는 여성 마음이 급합니다.

200명 노인들 아침 식사를 챙겨야 합니다.

주거가 불안정하거나 건강이 나쁜 노인들이 모인 포항시 한 복지시설입니다.

식사는 흰 죽과 간단한 밑반찬입니다.

[아~ 옳지.]

지난 5일 태풍이 다가오던 밤, 전기와 수도가 끊겼습니다.

음식을 만들 수 없어서 직원들이 매일 즉석식품과 간단한 반찬을 나릅니다.

노인들은 자신들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시설 거주 할머니 : 안 죽을 만큼 (음식) 주면 됐다.]

전기가 끊어지면서 냉장고 안 식자재는 곧 다 내버려야 합니다.

[김수진/복지시설 '유락원' 영양사 : 여긴 냉장고인데…아휴, 지금 상태가…]

물이 나오지 않으니 빨래도 할 수가 없습니다.

[김영희/복지시설 '유락원' 원장 : 빨래방에라도 가서 어떻게든 빨래를 해야 할 처지입니다.]

유무선 전화와 통신은 지난 6일 새벽, 완전히 끊겼습니다.

시설 1층이 물에 잠기고 구조물이 부서졌지만, 그날 신고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노인들과 직원들은 고립된 채 버텨야 했습니다.

[{며칠째 이러고 계세요?} 태풍 전날부터. {사진도 못 찍어 보셨어요?} 네.]

포항 시내 곳곳이 물난리가 나면서 외진 곳, 작은 시설은 복구 우선순위에서 밀렸습니다.

고령에 몸 아픈 노인들은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게 알지는 못합니다.

[시설 거주 할머니 : (바람이) 많이 불었지요. 그런데 잔다고 몰랐어요. 아침에 나가 보니 물이 꽉 찼잖아.]

그래도 라디오로 바깥소식을 들으며 도움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급한 곳부터 먼저 도와준 뒤, 와 달라는 목소리는 포항 외곽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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