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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반지하 참변' 그날 몰린 119 신고…절반은 접수도 안 돼

입력 2022-09-06 20:17 수정 2022-09-0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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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집중호우 때는 서울 신림동에 있는 한 반지하 방에서 일가족 3명이 빗물에 고립돼 숨진 일이 있었죠. 희생자들은 119에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전화가 먹통이어서 곧바로 신고가 되지 않았습니다. JTBC 취재 결과, 당시 서울에 119 전화가 몰리면서 절반 가까운 신고가 접수조차 되지 않은 걸로 파악됐습니다.

최규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에 폭우가 내린 지난달 8일 밤 8시 59분.

119에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40대 자매와 10대 딸이 침수로 신림동 반지하 집에 갇혔다는 내용입니다.

희생자들은 119 전화가 먹통이어서 직접 신고하지 못했고, 지인이 대신 신고했습니다.

신고자는 물이 차서 갇혀 있는데 119가 너무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다급히 설명합니다.

하지만 구조의 손길은 제때 닿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8일과 9일, 폭우가 내린 이틀간 서울에서 걸려 온 119전화는 1만9000여건.

JTBC 취재 결과 이중 9200여건은 위치 확인이 안 된 걸로 나타났습니다.

신고 전화가 폭주하면서 통화 연결이 안 돼 절반 가까이 접수가 안 된 겁니다.

서울에서 평소 119신고를 받는 신고접수대는 24대.

당시 소방당국이 '비상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40대까지 늘렸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전국을 기준으로 119 신고 접수대는 모두 356대.

평소 1대로 14만4000여명을 담당하는 셈입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원칙은 이게 최소한 몇 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해서 최대치를 기준으로 해서 회선 수를 마련하는 것이 사실은 타당해요. 지금 재난 상황에서 3단계 40개까지 늘리는 게 부족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119신고 대응 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국에 있는 119 신고 접수 요원은 868명.

1인당 담당 인구수가 5만9000여명에 달합니다.

[천준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공포 영화 같은 장면이지 않을까. 인력을 확충해야 하고 재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방당국은 신고접수대와 인력을 늘리고 자동응답시스템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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