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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9월 스크린, 전설의 '재개봉'·'시리즈' 속출

입력 2022-09-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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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9월 스크린, 전설의 '재개봉'·'시리즈' 속출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9월 스크린이 본격적으로 문을 연다. 월 초 빠른 추석 연휴와 함께 시작되는 9월 스크린은 대작이 치고 나간 자리, 다채로운 작품들로 채워진다. 특히 다시 보고 싶었던 '재개봉' 영화들과 '신작'들이 한꺼번에 몰려 반가움과 신선함이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개봉한 '범죄도시2(이상용 감독)'의 깜짝 1000만 돌파로 엔데믹 스크린의 빠른 정상화를 다소 가볍게 예측한 영화계는, 올 여름 시장 바이러스 창궐 전에도 쉽게 도전하지 않았던 '1주1대작' 빅4 라인업을 내세웠다 기대에 현저히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아 들여야 했다. 높아진 티켓 값을 매주 쓰기에는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여름이 끝남과 동시에 이어진 추석 시즌에는 '공조2: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이석훈 감독)' 단 한 편의 신작만 극장에 걸리게 됐다. 이 또한 전례를 찾아 보기는 힘든 일이기에 단독 개봉의 명과 암 역시 '공조2'가 기준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다만 이번엔 기승전 '결과물'이 잘 빠져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리얼리티를 살린 유머 속 '범죄 타도'를 목표로 영화적인 액션을 가미한 '범죄도시2'에 이어 막바지 여름 시장 개봉한 코미디 영화 '육사오(박규태 감독)'가 깜짝 복병으로 100만 돌파에 성공하면서 현 시기 관객들은 '탑건: 매버릭',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과 같은 완벽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 혹은 속 시원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결국 영화 자체에 관객들을 움직일만한, 내 돈 내 시간 쓰고도 호평 입소문까지 낼만한 명확한 힘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9월에는 그럴 법한 작품들이 꽤 등판할 것으로 여겨져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한다.

여름과 다를 9월만의 흥행 궤도가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면 중순에는 잔혹한 서바이벌 액션과 현실 느와르가 기다린다. 그리고 다시 분위기 환기, 9월 말 문화의 날에서 10월 초 연휴를 노리는 기대작들이 또 한꺼번에 출격한다. 여름 전쟁 스핀오프 가을 전투다. 흥행의 모든 답은 영화 안에, 그리고 관객들의 선택에 달렸다. 모든 예상은 금물, 예측은 사치다. 9월 스크린의 운명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봤어? '또 볼래', 안 봤어? '이번엔 꼭 본다'

[씨네+] 9월 스크린, 전설의 '재개봉'·'시리즈' 속출

재개봉의 묘미는 막 내린 작품을 극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회 그 자체다. 큰 스크린 화면으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관을 내준다고 하니 달려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는 맛이라면 더 끌리고, 여태 몰랐던 맛이라면 절호의 찬스다.

13년 간 봉인 된 전설이 깨어난다. 2009년 개봉해 국내에서만 133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불러들이며 일명 '아바타 신드롬'과 함께 1000만 외화 신기록을 세웠던 '아바타'가 '아바타 리마스터링'으로 다시 돌아온다. '아바타 리마스터링'은 행성 판도라와 지구의 피할 수 없는 전쟁 속에서 새로운 생명체 아바타로 거듭난 제이크와 나비족(Na'vi) 네이티리가 선택해야 할 단 하나의 운명을 그린 '아바타'를 4K HDR(High Dynamic Range)로 새롭게 리마스터링한 영화다. 오는 12월 13년 만에 개봉하는 시리즈 신작 '아바타: 물의 길'을 맞이하기 전 무조건 챙겨봐야 할 필람무비다.

'공조2'의 단독 개봉을 든든하게 서포트 해줄 재개봉 영화들도 있다. 7일 '알라딘'(2019)과 '모가디슈'(2021)가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는다. '알라딘'은 좀도둑에 지나지 않았던 알라딘이 우연히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요정 지니를 만나게 되면서 환상적인 모험을 겪게 되는 판타지 어드벤처다. 개봉 당시 1200만 팬덤을 이끌며 싱어롱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재개봉은 오로지 4DX로 진행된다.

지난해 팬데믹 여름 시장을 책임졌던 '모가디슈'는 정상 개봉했다면 1000만 돌파를 기대했을 법한 수작으로 평가 받는다. 제58회 백상예술대상 대상(류승완 감독)과 작품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휩쓸었다.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 류승완 감독은 "극장에서 다시 만나게 돼 너무 기쁘다. 멋진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고 인사했다.

22일에는 14년 전 공효진 신민아의 소중한 청춘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가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개봉한다.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특별전 '복원: 아카이브의 맹점들' 일환으로 소개된다. 외모, 성격, 직업은 물론 아버지마저 다른 자매 명주와 명은이 오래 전에 자취를 감춘 명은의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그린 로드무비로 배우들도 재개봉에 대한 기쁜 마음을 표했다.

여름보다 여유로운 가을 신작들

[씨네+] 9월 스크린, 전설의 '재개봉'·'시리즈' 속출

설레임보다 긴장감이 조금 더 역력했던 여름 시장과 달리, 어떤 결과로든 큰 산을 일단 넘은 가을 시장은 선선한 날씨 만큼 쾌 시원하게 여유로운 모습이다. 그 만큼 사전 준비가 나쁘지 않다. 올 여름 시장의 가르침은 당연한 흥행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 알면서도 또 당했고, 실패를 크게 염두 하지 않았기에 아픔도 더 컸다. 하지만 가을은 조금 다르다. 관객들과 '함께' 즐기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충만하다.

추석 스크린을 대놓고 점령한 '공조2는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뉴페이스 해외파 FBI 잭(다니엘 헤니)까지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형사들의 예측불허 삼각 공조 수사를 그린다. 액션, 코미디, 비주얼 삼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지면서 시사 후 '기대 이상의 속편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빈, 유해진, 다니엘 헤니의 삼각 공조와 전편에서 한 방을 날렸던 윤아의 두 방, 그리고 새로운 빌런 진선규의 활약도 대단하다. 1부터 2까지 여러모로 '범죄도시2'와 닮은 꼴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5일에는 '오! 마이 고스트(홍태선 감독)'가 유쾌함에 유쾌함을 더한다. '오! 마이 고스트'는 귀신 보는 스펙의 신입 FD 태민(정진운)과 갈 곳 없는 붙박이 귀신 콩이(안서현)가 스튜디오 사수를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 벌이는 코미디 영화. 최근 안서현과 이주연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부득이한 시사회 불참으로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일찍히 해외 13개국에 선판매 되는 등 복병의 기운을 물씬 풍긴다. 제 2의 '육사오'가 될 수 있을지 괏님이 쏠린다.

21일 '늑대사냥(김홍선 감독)'과 '썬더버드(이재원 감독)'는 국내외 영화제가 주목하는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늑대사냥'은 토론토국제영화제, 프랑스에트랑영화제, 미국판타스틱페스트, 스페인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글로벌 무대 초청을, '썬더버드'는 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서현우의 코리안 판타스틱 배우상과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까지 2관왕을 차지하며 개봉까지 수월하게 이뤄졌다. 장르도 각각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과 스타일리쉬 현실 느와르를 표방, 최근 스크린에서 잠시 잊혀졌던 K장르물 부활을 알린다.

'늑대사냥'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황 속,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이야기로 서인국, 장동윤, 성동일, 박호산, 정소민, 고창석, 장영남이 열연했다. 주요 배우들은 16일 토론토영화제에 직접 참석해 전 세계 영화인들 앞에서 작품을 소개한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썬더버드'는 전당포에 저당 잡힌 자동차 썬더버드 속 돈뭉치를 찾아야 하는 태균, 태민, 미영의 지독하게 꼬여버린 하룻밤을 그린다. 서현우, 이명로, 이설이 함께 했으면 서현우의 인생작을 예고한다.

28일에는 오랜 시간 기다리고 기다렸던 '인생은 아름다워(최국희 감독)'와 '정직한 후보2(장유정 감독)' 그리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다큐멘터리 '성덕(오세연 감독)'이 전국 영화관을 들썩이게 만들 전망.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로 강력 추천을 부른다.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작품. 신중현 '미인', 이문세 '알 수 없는 인생' 'Solo예찬', 이승철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임병수 '아이스크림 사랑'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즐기는 대중음악들로 스크린을 가득 채워 레트로 감성 속 전 세대 공감과 재미, 향수를 불러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정직한 후보2'는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잡은 전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과 그의 비서 박희철(김무열)이 '진실의 주둥이'를 쌍으로 얻게 되며 더 큰 혼돈의 카오스로 빠져드는 이야기. 지난 2020년 무해하고 건강한 웃음으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정직한 후보'가 속편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 창궐과 비슷한 시기 개봉해 흥행 수치는 다소 아쉬웠지만, '정치인의 가식 아닌 촌철살인 입담'이라는 소재는 버려두기 아까웠던 바, 9월 '공조2'와 함께 '정직한 후보2'가 '범죄도시2'의 뒤를 잇는 3대 흥행 시리즈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지 흥미롭다.

'성덕'은 10대 시절을 바쳤지만 스타에서 범죄자로 추락한 오빠를 좋아해서 행복했고 좋아해서 고통 받는, 실패한 덕후들을 찾아 나선 X성덕의 덕심 덕질기를 전한다. 중학교 시절 실제 한 슈퍼스타의 팬으로 팬싸인회는 물론 방송 출연까지 하며 찬란한 성덕의 시절을 보낸 1999년생 오세연 감독이 연출 각본 촬영 편집 출연까지 소화해 진정성을 더한다. 누군가를 마음껏 덕질하기 어려운 시대, 흑역사에 지친 덕후들의 마음을 위로할 날카롭고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26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포트라이트 이후 국내외 다양한 영화제에서 소개됐고 드디어 정식으로 개봉일을 잡아 수 많은 덕후들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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