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반값 마케팅'으로 대형마트는 손님이 늘었다며 반색하지만, 정작 마트 노동자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업무 강도는 몇 배 더 세져서 조기출근에 연장근무까지 해야 하는데, 직원 수는 그대로라고 합니다.
김도훈 기자가 노동자들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홈플러스가 지난 6월 30일 출시한 반값 치킨입니다.
치킨 한 마리에 6990원, 매장마다 긴 줄이 이어지며 연일 완판행진이 이어졌습니다.
전국 140개 매장에서 최근 두 달 동안 팔린 치킨만 50만 마리에 이릅니다.
다른 마트들도 경쟁적으로 반값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덕분에 손님이 늘면서 마트 매출은 늘었지만, 마트 노동자들은 노동 강도가 몇 배 늘었습니다.
[주재현/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 (평소) 하루에 50여 마리 정도 생산하다가 당당치킨 이후에는 250마리에서 300마리 정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사측이 인력을 늘려주지 않아 하루 종일 뜨거운 튀김통 앞을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주재현/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 (매장마다) 평균 5~8명 정도 일하고 있는데,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물 한 모금 마실 시간도 없이 지금 치킨을 튀겨내고 있고 조기출근, 연장근무 이런 것들을 강요받고…]
지난달 17일, 휴게시간을 지키고 노동 강도를 조절하라는 내부 지침이 있었지만 인력 충원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반값 탕수육을 내놓은 롯데마트의 노동자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현숙/마트산업노조 롯데마트지부 위원장 : 최근 2년간 코로나로 인해서 즉석조리 상품에 대한 노동강도가 이미 상당히 증가된 상태입니다. 반값 행사까지 추가되면 더욱 심각한 노동강도로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사측은 아직까지 단기적인 행사인데다 언제까지 반값 치킨 열풍이 이어질지 몰라 당장 인력을 채용하는 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장 노동자들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업무 강도를 조절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