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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영화"…첩보 스릴러 '극동', 곽경택 감독의 도전

입력 2022-09-0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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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영화"…첩보 스릴러 '극동', 곽경택 감독의 도전

'친구' 곽경택 감독이 보는 영화가 아닌 듣는 영화 '극동'으로 돌아왔다.

1일 첩보 스릴러 오디오 무비 '극동(곽경택 감독)'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26일 공개될 '극동'은 세계 평화를 위협할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을 차지하려는 자들이 벌이는 일촉즉발 첩보 스릴러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김강우, 유재명, 곽동연이 주연을 맡았다. 곽경택 감독은 "처음에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탈북한 지 십수년 된, 북한의 고위직 출신 탈북자"라며 "이 분과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북한에 전설적인 인물이 하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내려오는 3대 동안 왕은 하나고 나머지를 돌봐야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그 사람이 유학을 보내주고, 주식으로 돈을 벌고, 그 돈이 천문학적 숫자라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걸 듣고 글을 쓰게 됐다"고 작업기를 전했다.
"듣는 영화"…첩보 스릴러 '극동', 곽경택 감독의 도전

오디오 무비는 다소 생소한 장르다. 영화라고 하면 보는 게 익숙하지만, 보는 영화가 아닌 듣는 영화다. 이는 감독에게도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곽경택 감독은 "연기자들과 레슬링을 한 기분이다. 어떻게든 감정 끌어내려고 애썼다"라고, 김강우는 "녹음실에 두발로 들어갔다가 네발로 기어 나왔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강우는 "촬영장이 아니다 보니 세수도 대충 하고 놀러가서 목소리만 편하게 하면 되겠다 했는데 아니었다. 진이 너무 빠졌다. 그 정도로 혼쭐이 났다"며 "목소리만 나온다는 게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는데 더 예민해 지더라. 작은 호흡까지도 신경써야 했다. 작은 디테일을 살려야해서 나도 예민해지고, 감독님도 헤드폰 쓰고 계시니까 눈치도 계속 보게 됐다"고 고충을 드러냈다.

극동극동
"듣는 영화"…첩보 스릴러 '극동', 곽경택 감독의 도전
유재명은 "감독님께서 실제 연기하는 것처럼 하길 바라셨다. 그럼에도 목소리 위주니까 힘들었던 과정이 있었고, 하지만 다른 배우들과도 모두 동병상련의 마음이라 서로 공감하고 의지할 수 있었다. 쉽진 않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베테랑인 곽경택 감독 역시 첫 도전인 오디오 무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곽경택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태클들이 있더라. 예를 들면, 다른 조단역과 목소리가 비슷한 거 같다"며 "목소리가 구별이 되어야 하는데 특히 액션 같은 경우엔 안에서 해결을 해야 하니까 연기자들에게 그 호흡을 해달라 하려니 민망했는데 안하니 그 느낌이 안 나더라. 첫 도전이었는데 만만치 않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세 배우의 호흡은 어땠을까. 김강우는 "유재명 형님과 곽동연 씨와는 작품 보면서 한 번은 꼭 함께 해보고 싶었다. 유재형 형님은 목소리부터 압도적이다. 곽동연은 나이에 비해 목소리가 좋다. 실제 새터민인가 싶을 정도로 아주 좋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재명은 "김강우 씨와는 첫 호흡이다. 같이 첫 녹음할 때 그 동안의 외로움이 사라지면서 너무 든든하고 호흡이 잘 맞았다. 그 순간, 몰입된 느낌 받을 정도로 잘 맞았다. 아주 인상 깊었다"고 만족했다.
"듣는 영화"…첩보 스릴러 '극동', 곽경택 감독의 도전

곽동연은 "처음 리딩 자리가 생각난다. 상상만 하다가 리딩에서 처음 하면 설레는 일이다. 유독 장소나 캐릭터 힌트가 없음에도 선배님들 대사를 들으면서 많은 상상이 되더라. 신기하고 값진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곽경택 감독은 "너무 다들 잘해서 캐스팅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지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극동'의 일부분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돌피 애트모스답게 실감나는 오디오와 배우들의 열연이 오디오 안에 담겼다. 곽동연은 북한말 연기를 선보이기도. 곽동연은 "몇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북한말을 녹음해주신 걸 계속 듣는 수밖에 없었다. 감독님과는 감정에 따른 억양의 변화를 현장에서 만들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말하는 바이브가 있었다. 몸에 익히는 수밖에 없었다. 사투리 안 쓴 지역이다보니, 계속 반복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곽경택 감독은 "사실 이렇게까지 연습해 올 줄 몰랐다. 기대는 했는데 어느 정도로 준비해 오는 게 있는데 현장에서 감정선 잡았다 했지만 이미 80% 이상 잡아왔다"고 칭찬했다.

유재명은 "나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텐데 처음에 작품 들어갈 땐 불안함이 있었다. 목소리만으로 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감독님과 녹음하면서 찾아가는 케이스였다. 흔히 말하는 네이티브 북한 사투리보다 유학파를 고려한 나만의 북한말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너무 세지도 모자르지도 않은 중간에서 인물을 찾는 게 목표였다"고 이야기했다.
"듣는 영화"…첩보 스릴러 '극동', 곽경택 감독의 도전

곽경택 감독은 "배우로서는 민망하고 지칠 수 있다. 녹음실에서 누워야 하기도 하고 액션신도 소화하는데 그것까지 다 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린다"고 공을 돌렸다.

김강우는 "성우 분들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화면에서 같이 목소리랑 실사로 나가면 표정이나 상황으로 도움을 받을 수가 있는데 이건 내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하려고 더 진하게 노력해야해서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듣는 영화"…첩보 스릴러 '극동', 곽경택 감독의 도전
유재명은 "목소리 연기를 하면서 득템을 한 느낌이다. 스킬을 받은 느낌이다. 내 목소리의 장단점을 알게돼 소득이 있는 작업이었다"고, 곽동연은 "녹음을 하면서 실제 실사 영화를 찍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다 차치하고 목소리만으로 해내야 한다는 게 부담감이 있었다"며 "녹음을 한 것들을 모니터 할 때도 부족함이 있는 거 같고 더 표현해야 할 거 같고 깊어야 할 거 같은 느낌들이 처음 작업이다 보니까 낯설고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배우들의 피 나는 노력과 연습이 일군 '극동'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곽경택 감독은 "믹싱이 어느 정도 되어서 부산까지 가는 차 안에서 혼자 들었다. 80% 된 상태였지만 벅찼다. 차라는 공간이 조용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인데 꽤 좋았다. 그래서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유재명은 "오디오 무비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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