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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Z 사로잡은 '신병'…김민호 "원작 충실, 기본이었죠"

입력 2022-08-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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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김민호 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물 만난 물고기다. 배우 김민호(32)가 특유의 재치 넘치는 연기로 seezn 드라마 '신병'으로 MZ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신병'은 좋은 놈부터 나쁜 놈, 이상한 놈까지 별별 놈들이 모두 모인 그곳에 '군수저' 신병이 입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스튜디오 장삐쭈에서 누적 조회 수 2억 5000만 뷰를 기록한 동명의 원작을 실사화 한 작품이다. 별다른 사전 홍보 없이 공개된 드라마이지만, TV 드라마 화제성 7위(8월 2주차 굿데이터 기준)에 오르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화 '스윙키즈'(2018)의 샤오팡 캐릭터를 강렬하게 남기고 군에 입대한 김민호는 4년 뒤 '신병'의 주인공 박민석으로 흥행 홈런을 쳤다. 전작 KBS 2TV '오케이 광자매' 속 변공채 캐릭터가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신인 배우들을 이끌며 어엿한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김민호 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김민호 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신병' 포스터'신병' 포스터

-사전 홍보 활동이 거의 없었는데 대박을 터뜨렸다.
"초반에 제작발표회나 이런 것들을 했으면 오히려 더 안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럼 기대치가 쓸데없이 높아지지 않았을까. 원작이 워낙 성공한 작품이었어서, (사전 홍보 없이) 기를 모았다가 한방에 터뜨렸다는 생각이 든다."

-인기를 체감하나.
"지인의 피드백이 다르다. 평소엔 '민호가 나오네'란 반응이었다면, 지금은 '네가 나오는 걸 잊고 작품으로 봤다'고 하더라. 1회 볼 때만 해도 내가 나오니까 봤다면, 2회 부터는 작품으로 보게 된다고 하더라."

-'신병'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원작을 군대에 있을 때 재미있께 봤다. 전역 후, '오케이 광자매'를 찍고 있는데 그때 당시 매니저님이 급하게 '신병' 감독님, 작가님과 미팅이 잡혔다는 거다. 점심시간에 드라마 세트장에서 차를 타고 달려갔다. 근데, 거울을 봤더니 '신병' 속 민석이 같지 않은 거다. 아마 감독님과 작가님은 '스윙키즈' 때 통통한 모습을 상상하고 나와 미팅을 잡은 것 같았다. 그래서 급하게 안경을 하나 구해서 끼고 갔다. 그렇게 미팅 자리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빵 터지더라. 스타트가 좋았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스윙키즈'를 되게 재미있게 봤다고 했다. 싱크로율보다도 몸도 잘 쓰고, 호흡도 좋은 배우인 것 같아서 날 이쁘게 봐주셨더라. 첫 만남부터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장삐쭈 작가도 그렇게 처음 만난 것인가.
"첫 미티엥서 대본을 리딩했다. 짱삐쭈 작가님인줄 모르고 시작했다. 갑자기 (장삐쭈 작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말문이 막혔다. 너무 놀라니까 또 다들 웃더라. 그제서야 (장삐주 작가에게) '충성!' 외치고 그랬다. 하하하."

-군필자로서, 군수저 역할을 연기하며 대리 만족했을 것 같다.
"마치 오피스물의 재벌 2세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웃음) 근데 보통 그런 캐릭터들은 굉장히 멋지고 자신감 넘치는데, 민석이는 반대로 아버지가 사단장인 걸 전혀 이용도 못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더 매력 있었다."
'신병' 스틸 '신병' 스틸

-배우들 앙상블이 참 좋았다.
"첫 대본 리딩에서 그 전부터 오래 같이 해온 배우들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 배우들도 놀라고 제작진도 놀랐다. 그때 감독님이 또 '내가 캐스팅을 잘했다'고 하더라.(웃음) 정말 신기했다. 현장에서도 리허설을 할 때 엄청 잘 맞았다. NG가 단 한번도 없었다. 애드리브 같은 것도 과하지 않게, 욕심내지 않았다."

-여자 시청자가 봐도 울컥하게 된 장면이 많았는데, 군필자이니 더 그랬겠다.
"실제 군대 생활 하면서 같은 분대에 최선임자가 있었다. 당시에 나는 스물여덟 살이었고, 그 선임은 스물한 살이었다. 그 선임이 전역할 때 별 감정 없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 울컥하더라. 새벽에 그를 배웅했다. '신병'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찍으면서 그때 감정이 생각났다."

-군대 경험자로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나.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갔다. 일단 대본이 알차고 디테일이 있었다. 그리고 현장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아이디어 회의를 많이 했다. 아이디어를 많이 내기도 했는데, 민석이가 애드리브를 많이 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캐릭터였다. 그래서 다른 캐릭터에 관해 아이딫어를 많이 줬다."

-원작과 싱크로율 걱정도 했을 터다.
"작가님, 감독님은 '원작을 너무 신경쓰지 말고, 자유롭게 생각한대로 해도 충분하다'고 했다. 한편으론 다행이었다. 근데 집에서 곰곰히 생각했다. 원작의 팬인데, 그냥 시청자 중 하나라고 생각했을 때 싱크로율이 안 맞으면 엄청 큰 실망을 할 것 같았다. 싱크로율을 맞추는 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되든 안되는 싱크로율은 맞춰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민석이는 스무살이고 난 서른이 넘었다. 어린 척을 할 순 없으니까 그건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민석이처럼 보이려고 했다. 중점을 뒀던 건 목소리다. 살찐 성대, 그런 그낌이다. 자연스럽게 이중턱을 만들어서 연기했다.(웃음) 원작 만화를 보면 민석이 머리가 안테나처럼 튀어나와있는데, 그 헤어스타일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어찌됐든 원작은 만화니까 디테일한 것들은 나올 수 없잖나. 만화에서 나오지 않는 볼 떨림 같은 걸 연구했다. 그 다음이 말투였다. 창조주인 작가님에게 자문을 구해 말투를 설정했다."

-살도 찌운 건가.
"살 찌우려고 일부러 노력하진 않았다. 감독님이 '지금도 충분한데, 조금 더 통통하게 보이면 좋겠다. 5kg 정도는 더 찌우면 어떠냐'고 했다."

'신병' 스틸 '신병' 스틸
-군대 내 어두운 면도 담는 작품이다.
"어떤 분들은 '되게 과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실제론 그런 일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너무 심각하지 않게 잘 다뤘다고 생각한다. 'D.P.' 같은 경우는 수위가 엄청 세잖나. 그 정돈 아니지만, 적정 선에서 표현한 거다."

-매 작품 너무나 다른 얼굴로 등장하는데, 캐릭터 연구를 열심히 하는 듯하다.
"'내 이미지를 구축해야지' 이런 건 싫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는 게 가장 좋다. 아무 생각 없이 보셨는데, '이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게 더 뿌듯하다. 다양한 걸 연기하고 싶은 것이 목표다."

-의외로 주말극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작품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주말극은 시청률이 높고, 중장년층 시청자 분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를 잡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 처음엔 그런 의도로 작품을 검토했다. 한번쯤 주말극에 도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쉽게 만날 수 없는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는 기회가 될 것도 같았다. 최대한 해보지 않은 캐릭터를 선택하고 싶다."

-시즌 2 제작 이야기가 일찌감치 나왔다.
"나도 잘 알지 못한다. 감독님이 아무 말을 안 하더라.(웃음) 또 서프라이즈로 이뤄질 것 같다."
김민호 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김민호 사진=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배우는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많이들 배우는 안정적이지 않다고 말하잖나. 근데 지금은 배우만큼 안전한 직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만 잘하면 죽기 직전까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故) 김영애 선생님처럼. 그럴려먼 조금 숨어있고 싶다. '이 배우가 이 배우인 줄 몰랐다'는 이야길 듣고 싶다. 진짜 안해본 게 없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대중의 사랑은 기본이지만, 배우들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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