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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 시달리던 수원 세 모녀…"미안하다" 남기고 세상 등져

입력 2022-08-2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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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원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어머니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모두 지병이 있는 데다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아무런 제도적 도움을 받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8년 전 '정말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생을 포기한 '송파 세 모녀'처럼 마지막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해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좁은 골목길 사이로 구급차 한대가 들어서고 잠시 뒤, 경찰의 감식 차량도 뒤를 따릅니다.

경기도 수원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60대 여성과 4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이 살던 곳은 방 한칸과 거실 겸 부엌이 딸린 집이었습니다.

집 안은 옷가지와 잡동사니가 뒤섞여 있었고, 음식을 해 먹은 흔적은 없었습니다.

숨진 세 모녀는 숨지기 전까지 생활고를 겪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60대 엄마는 암 투병중이었고, 두 딸도 난치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병원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웠는데, 빚 독촉에도 시달렸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도움 청할 곳도, 이웃과의 접촉도 거의 없었습니다.

[이웃 주민 : 다 어렵죠. 이쪽에 사는 사람들. 저도 다 여기 다 원룸 사는 사람들인데. 깜짝 놀랐어. 같이 옆방에 이렇게 살아도 몰라.]

숨진 세 모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미안하다'였습니다.

[건물주 딸 : 6월 11일 날 내야 되는 월세를 이제 7월 4일 날 저한테 전화를 주셨어요. 병원비 정산하느라고 여력이 없어서 좀 늦어졌다. (건물주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8년 전, 생활고에 시달렸지만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등진 '송파 세 모녀'가 남긴 마지막 말도 '죄송하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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