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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비극처럼…"미안하다" 남기고 떠난 수원 세 모녀

입력 2022-08-22 19:55

빚독촉·병마 시달리다 세상 등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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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독촉·병마 시달리다 세상 등져

[앵커]

수원에서 일어난 세 모녀의 비극으로 뉴스룸을 시작합니다. 보증금 300만원, 월세 40만 원짜리 방에 살며 빚독촉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세상과 등졌습니다. 이들은 모두 병마와 싸우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미안하다' 였습니다. 8년 전 정말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을 남기고 생을 포기한 송파 세 모녀와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빈곤층을 찾아내고 도와주는 게 우리 사회가 할 일인데, 그때도 지금도 세 모녀는 마지막 순간에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첫 소식, 이해선 기자입니다.

[기자]

좁은 골목길 사이로 구급차 한대가 들어서고 잠시 뒤, 경찰의 감식 차량도 뒤를 따릅니다.

어제(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60대 여성과 4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이 살던 곳은 방 한칸과 거실 겸 부엌이 딸린 집이었습니다.

집 안은 옷가지와 잡동사니가 뒤섞여 있었고, 음식을 해 먹은 흔적은 없었습니다.

숨진 세 모녀는 숨지기 전까지 생활고를 겪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60대 엄마는 암 투병중이었고, 두 딸도 난치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병원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웠는데, 빚 독촉에도 시달렸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도움 청할 곳도, 이웃과의 접촉도 거의 없었습니다.

[이웃 주민 : 다 어렵죠. 이쪽에 사는 사람들. 저도 다 여기 다 원룸 사는 사람들인데. 깜짝 놀랐어. 같이 옆방에 이렇게 살아도 몰라.]

숨진 세 모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미안하다'였습니다.

[건물주 딸 : 6월 11일 날 내야 되는 월세를 이제 7월 4일 날 저한테 전화를 주셨어요. 병원비 정산하느라고 여력이 없어서 좀 늦어졌다. (건물주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8년 전, 생활고에 시달렸지만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등진 '송파 세 모녀'가 남긴 마지막 말도 '죄송하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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