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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중 다세대주택서 숨진 세 모녀…생활고 겪었다

입력 2022-08-22 17:03

어머니는 암 투병…두 딸도 희귀 난치병 앓아
유서엔 생활고 암시…별도 신고 없어 지원 못 받아
전문가 "근본 문제 해결하는 보장 제도 개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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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암 투병…두 딸도 희귀 난치병 앓아
유서엔 생활고 암시…별도 신고 없어 지원 못 받아
전문가 "근본 문제 해결하는 보장 제도 개편 필요"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경기 수원시의 다세대주택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죽음을 맞은 세 모녀가 암과 난치병 등 건강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된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이들 세모녀는 어제(21일) 오후 2시 50분쯤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바 있습니다.

발견 당시 시신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었는데 경찰은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이 주택에 살던 60대 여성과 두 딸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60대 여성은 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었고 두 딸은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성이 남긴 유서에는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어려웠다" "원비 문제로 보증금 300만원에 40여 만원인 월세를 제때 내지 못했다" 등 생활고를 암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2월 화성시에서 수원시로 전입을 했는데 별도 신고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만약 해당 과정이 이뤄졌다면 의료비, 주거 지원 등 혜택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수원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료, 주거 등) 수혜 대상이 되려면 방문 상담이나 신고 등으로 (대상자가) 직접 알려야 한다"며 "(대상에) 해당되지 못하는 경우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주기적으로 사례 발굴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직접 신고 하지 않는 경우 대상자 발굴에도 한계가 있어 혜택을 받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줄지 않고 발생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대해 전문가들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장 제도로 개편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JTBC에 "세모녀 사건의 경우 소득보장의 문제다. 생계유지, 보육문제, 의료보장 등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라며 "(지원) 받는 사람은 계속 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계속 못 받는, 현재 사회보장체계는 설계도를 가지고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근본적인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사를 통해 일정 기준 이하의 취약계층에 (각종 보장 혜택을) 던져주고 있는 것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사회보장이 필요한 건 (가족, 이웃 등에 대한) 해체를 막는 것이 목적이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땜빵 같은 것이 아닌 계획을 세워 제도를 다시 설계하는 등의 거시적인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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