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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무력화 나선 한동훈…직권남용·선거 수사도 검찰이

입력 2022-08-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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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시행으로 9월부터 축소되는 검찰의 수사권이 법무부에 의해 상당 부분 복원될 예정입니다. 검찰이 수사 개시할 수 있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범죄 유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직권남용이나 선거 범죄, 방위사업범죄까지 폭넓게 수사할 수 있도록 넓히겠다는 겁니다.

11일 한동훈 법무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사개시규정 개정안을 직접 발표하며 "검수완박 법안의 취지를 넘어 수사범위를 자의적으로 확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법안 통과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검수완박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는 반발이 즉각 나왔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검사의 수사개시 규정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검사의 수사개시 규정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부패범죄의 문" 직권남용, 검사가 수사
우선 공직자 범죄인 '직권 남용'과 '허위 공문서 작성' 범죄는 부패범죄로 재규정해 검찰이 수사할 수 있게 됩니다. 한 장관은 이같은 범죄를 '부패범죄'로 묶는 게 UN부패방지협약이나 권익위원회가 정한 기준에도 더 잘 맞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직권남용죄는 한 장관이 지난 5월 인사청문회 당시 “부패 범죄의 단서가 되는 입구”라며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요즘 범죄 트렌드는 뇌물이 대놓고 오고가는 게 아니라, 무언가 '수상한 업무'가 행해져서 수사기관이 이를 뒤쫓다 보면 부패범죄의 단서가 잡히는 식이 많다는 겁니다.

최근 몇년 간 사회를 달군 국정농단,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 굵직한 사건들이 대부분 직권남용 의혹에서 출발했습니다. 법 개정으로 여러 범죄가 복잡하게 얽힌 권력 사건의 경우 어떻게 수사 범위를 나눌 것인지 혼란이 예상됐는데, 사실상 검찰이 전과 같이 수사를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선거·방위산업 범죄' 검찰이 수사, 마약·조폭 수사범위도 넓어져
이밖에 공직선거법 위반 등 일부 선거범죄도 부패 범죄로 규정됩니다. 방위사업 범죄 중 '기술 유출' 같은 일부 범죄 역시 경제범죄로 분류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했습니다.

마약과 조직범죄에서 검찰 수사 범위도 넓어집니다. 기존에 검찰은 마약 수출입 관련 범죄만 수사할 수 있었는데, 대통령령 개정으로 마약류 유통과 관련된 범죄 전반이 추가됐습니다. 폭력조직·기업형조폭·보이스피싱 등 조직범죄도 돈을 목적으로 한다면 경제범죄로 수사할 수 있게 됩니다.

위증, 증거 인멸, 무고 등 '사법 질서 저해 범죄'도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습니다. 검수완박 법안에 '중요 범죄'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해 수사할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겁니다.

◇검경 '핑퐁 현상'도 없앤다
경찰에서 넘어온 사건을 검찰이 직접 손댈 수 있는 여지도 넓혀줬습니다. 사건 관계자들이 경찰과 검찰을 왔다갔다하는 '핑퐁' 현상을 없애겠단 취지입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검찰이 보다가 '또 다른 학대' 사실을 발견할 경우를 예로 들었습니다. 기존대로라면 피해 아동이 추가 피해를 밝히기 위해 재차 경찰에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는 범인이나 범죄 사실, 증거가 같다면 '직접 관련성'이 있는 사건이라 보고 검찰이 그 연장선상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신분이나 범죄 액수 등으로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사건을 제한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법무부령)'은 폐지하겠다고 했습니다. '뇌물죄는 4급 이상 공무원, 알선수재는 5000만원 이상' 같은 식으로 검찰 수사 범위를 제한한 걸 없애겠다는 얘기입니다.

◇야권에선 "검수완박 무력화 꼼수" 비판
개정된 수사개시 규정은 오는 12일부터 시행됩니다. 검수완박 법안이 오는 9월 10일 시행되는 데 대비해 '범죄 대응 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입니다.

한동훈 장관은 “개정법(검수완박 법안) 문언엔 하위 법인 대통령령을 통해 부패·경제 범죄를 포함한 중요범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다”고 여러번 말했습니다. 검찰의 수사권을 넓히는 게 법적으로 전혀 문제 없음을 강조한 겁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이 "검사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수완박 법안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걸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야권에선 즉각 비판이 나왔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검수완박) 법안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우회 통로로 대통령령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국회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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