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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스타였던 '관순이'…잊혀지자 '학대 논란' 사파리로

입력 2022-04-29 20:42 수정 2022-05-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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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미가 버려 사람 손에 자란 원숭이, 한때 서울대공원 스타였던 '관순이'라는 침팬지입니다. 한동안 잊혔는데, 학대 논란이 있는 외국의 동물원으로 보내질 처지입니다.

이해선 기자입니다.

[기자]

아기 침대에서 고개를 내민 건 작은 침팬지입니다.

가만히 앉아 엄마를 기다리지만 오지 않습니다.

어미가 버린 원숭이를 기른 건 사육사였습니다.

관순이 어미는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번식해 태어났고 역시 사람 손에 자랐습니다.

무리 공동체에서 새끼 키우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김세곤/서울대공원 동물기획과장 : 돌보지 않은 거죠. 위험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애들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사육사가 우유를 먹여서 키운 거죠.]

2012년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침팬지 관순이.

사육사를 엄마 아빠로 알고 자랐습니다.

10살 된 원숭이는 이제 비공개 방사장에서 지냅니다.

사람 눈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김세곤/서울대공원 동물기획과장 : 팀장님이랑 여길 왔는데 애가 엄청 반가워하는 거예요. 아주 과하게. 그래서 잘 안 온다고 그러더라고요. 왜냐하면 미안해서…]

어렸을 때부터 관순이를 지켜봐 온 한 사진 작가는 지금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한때 예능 프로그램에도 소개될 만큼 인기 있었지만 지금은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박창환/사진작가 : 어렸을 때는 조금 상업성이 있잖아요. 인기도 있다보니까 그런 용도로 활용하고 나이가 들었을 때 관람성에서 보면 비인기 동물이 되다보니까…]

그나마 이제 태어나고 자란 익숙한 공간을 떠나야 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 손에 자라 침팬지 무리와 어울리지 못하는 데다 방사장이 모자라단 게 이유입니다.

서울대공원은 인도네시아 '따만 사파리'로 보낼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동물권 단체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형주/동물복지문제연구소 대표 : 동물쇼를 한다거나 동물학대로 이전에 문제가 됐던 시설이거든요. 그리고 한번 이 동물들이 다른 동물원으로 옮겨지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수면제를 먹어 축 늘어진 사자, 막대기에 찔리는 코끼리로 논란이 됐던 곳입니다.

실제 그동안 서울대공원은 동물 복지 사각지대로 불리는 체험형 동물원 등에 여러 차례 동물들을 내보내 왔습니다.

다만 관순이는 '동물쇼엔 이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게 우리가 해줄 마지막 친절일지도 모릅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Jh Kim'·'Scorpion Wildlife Trade Monitoring Group'·'비두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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