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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영어로도 엄마"…안톤 허, 한국문학의 '맛' 살렸다

입력 2022-04-1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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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강에 이어 정보라까지, 우리 작가의 소설이 이번에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죠. 우리 이야기로 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데에는 '번역의 힘'도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엄마'를 우리말 그대로 '엄마'로 옮겨 적은 영어 단어도 눈에 띄는데요.

이선화 기자가 번역가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저주토끼'의 영어판 표지엔 토끼를 널리 쓰이는 '래빗' 대신 '버니'라 표현했습니다.

더 귀여운 느낌이 짙은 단어를 써서 역설적인 느낌을 극대화한 겁니다.

영어권 독자에게 더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더 친근하고 감각적인 번역에 공을 들였고, 그렇게 다른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훔쳤습니다.

[안톤 허/번역가 : 기쁘다기보다 어이가 없었어요. 1년에 수백 권의 번역서가 나오는데 이 중에서 13권만 뽑는데, 2권이 제가 번역한 거라는 사실에 너무 놀라서.]

'저주토끼'가 영어로 번역돼 외국에 소개된 과정도 재밌습니다.

번역가가 먼저 나서서 정보라 작가와 출판사에 번역을 제안하면서 한국 사람들만 알고 있던 소설은 더 넓은 세상 속으로 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안톤 허/번역가 : 한국 번역서가 1년에 10개쯤 나와요. 백인 번역가를 선호하고, 일종의 백인우월주의가 있어요. 제가 제 일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저는 그냥 굶어요.]

우리만 아는 단어를 있는 그대로 살려주며 말의 맛을 살린 것도 눈에 띕니다.

'회'는 회로, 소주는 소주로, 엄마는 엄마로, 우리 말 그대로 실었습니다.

옥스퍼드 사전에도 우리 단어가 실리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는데, 이런 번역에서도 우리 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소설이 해외에서 인정받기 위해선 우리만의 정서를 세계가 얼만큼 이해하고, 공감하는지가 핵심이고, 그 다리 역할을 하는 게 번역가입니다.

[안톤 허/번역가 : (수상은) 기대하는 건 아무것도 없고요. 저는 항상 놀라운 것을 번역하고 싶어요.]

부커상 수상작은 다음 달 결정됩니다.

최종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벌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미 출간된 정보라 작가의 또 다른 두 편의 소설 역시 안톤 허의 번역을 거쳐, 영문판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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