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에도 경찰 소식입니다. 경찰의 부실 대응이 문제가 된 인천 흉기난동 사건의 피해자 가족이 당시 출동했던 경찰 두 명을 오늘(30일) 고소했습니다. 흉기로 위협받던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어환희 기자입니다.
[기자]
그날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아내는 아직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A씨/피해 가족 : 말을 못 하니까. '어드드드' '어드드드' 이런 정도고. 의사 표현이 안 되고.]
층간소음으로 다투던 윗집 남성이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렀지만 옆에 있던 순경은 제압하지 않고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건물 밖에서 A씨와 대화를 하던 또 다른 경찰은 비명을 듣고도 바로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감찰 결과, 내려오던 순경과 함께 건물 밖으로 나간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달 초, A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CCTV 영상에도 이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고 말합니다.
[A씨/피해 가족 : (순경이) 놀라서 이러더라고. '찔렀다' 이런 내용 같아. '칼' 이런 소리를 들었거든. 감싸서 내려보내고 (둘이) 같이 내려간 거야. (위에선)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을 것 아니야.]
결국, 혼자 가해 남성을 10분 넘도록 상대해야 했습니다.
[A씨/피해 가족 : 올라가니까 와이프가 옆에서 쓰러져 있는데…피가 쏟아지더라고. 이걸 지혈해야 하잖아. 목숨 걸고 싸운 거지, 너무 무섭더라니까.]
A씨는 오늘, 당시 출동한 경찰관 두 명을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경찰이 적용한 형법상 직무유기보다 더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 겁니다.
[김민호/피해 가족 측 변호인 : 결코 충동적 살인미수 사건 아니고 철저하게 계획된 보복범죄입니다. 경찰은 어이없는 실수로 기회를 놓쳐 버렸습니다.]
사건 당시 CCTV를 공개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에는 지금까지 1만 3000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