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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쇳물' 감격 후 48년…포항 1고로 역사 속으로

입력 2021-12-29 20:20 수정 2021-12-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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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8년 동안 쉬지 않고 쇳물을 쏟아낸 용광로가 오늘(29일) 멈춰 섰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쇳물을 만들어 오면서 우리 산업 발전의 근간을 만든 포항제철 제1고로 얘기입니다.

윤두열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태양열로 붙인 불을 용광로에 집어넣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펄펄 끓는 쇳물이 흘러나오자 만세가 저절로 나옵니다.

1973년 6월 9일, 우리나라에서 처음 쇳물을 생산한 날입니다.

당시 현장을 지켰던 심부연 할아버지는 어제 일처럼 모든 장면들이 생생합니다.

[심부연/당시 제1고로 근무 : 죽기 살기로 해서 첫 쇳물을 보니까 만세뿐만이 아니라 너무 기뻤죠. (고로가) 없어진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납니다. 지금도 눈물이 글썽글썽하지요.]

버튼을 누르자 용광로에 불어넣던 바람이 멈춥니다.

48년 6개월 동안 쇳물을 쏟아내 온 포항제철 1고로의 수명이 다하는 순간입니다.

제1고로에선 그동안 5500만톤의 쇳물을 생산했습니다.

중형 자동차 552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제1고로를 시작으로 우리나라는 중공업 위주로 산업이 바뀌었습니다.

경제성장의 근간이 됐다고 해 '민족 고로'라는 애칭도 있습니다.

두 번 개보수를 해 고로의 평균 수명인 15년보다 3배 더 오래 버텨왔습니다.

더 쓸 수도 있었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습니다.

[조남홍/포스코 포항제철 1제선공장 파트장 : 1고로는 노후한 1기 송풍설비의 환경규제와 대형화된 고로들 사이에서 더 이상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으며…]

오늘 불을 끄고 쇳물 생산을 중단했지만 쇳물이 다 식으려면 몇 개월이 더 걸립니다.

포스코는 1고로를 박물관 형태로 개조해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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