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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말 전광판에…익명·비대면으로 뜬 '트럭시위'

입력 2021-12-19 18:33 수정 2021-12-1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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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온라인에선 어떤 여론이 형성되면 '트럭 보낼까' 라는 말부터 나온다고 합니다. 트럭 전광판에 하고 싶은 말을 띄워서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게 하는 '트럭 시위'가 새로운 시위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코로나 시대에 알맞은 비대면인데다가 직접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는데요. 스포츠 팬들, 게이머, 노조까지 트럭 시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전광판에 구호를 띄운 트럭이 도로를 달립니다.

정차한 트럭에 시민들의 눈길이 닿습니다.

[김준형/경기 김포시 풍무동 : 일단은 눈에 띄니까요. 뭐지 하고 한 번 더 쳐다보게 돼요.]

트럭에 달린 전광판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트럭 시위가 점점 더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직접 시위 현장에 나오지 않아도 되는 데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럭 시위의 시작은 아이돌 팬들입니다.

이후 대형 게임사마다 게이머들의 분노를 담은 트럭을 받아야 했고 스포츠 팬들도 트럭에 의견을 실었습니다.

정치인 지지자들도 활용합니다.

[김민수/트럭시위 참여자 : 트럭시위는 언론에 또 보도도 되고 수뇌부들에게도 잘 전달이 되는 것 같아서 이런 방식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몇몇 시위가 효과를 발휘하자 요즘엔 불만이 생기면 트럭을 보내자는 얘기부터 나옵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한 게임 전문 매체는 '트럭 보낼까'를 올해의 키워드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트럭 시위가 유행된 건 먼저 코로나 이후 대면 집회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일단 트럭이 한 대일 경우 1인 시위로 간주해 신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직접 참여할 시간이 없어도 됩니다.

돈만 입금하면 됩니다.

전광판에 담길 문구도 같이 고릅니다.

고용한 트럭을 통해, 온라인 여론을 현실 공간으로 옮기는 겁니다.

[김민수/트럭시위 참여자 : 몸은 참여하지 않았지만 저는 참여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트럭업체와도 비대면으로 계약합니다.
[트럭 광고업체 관계자 : 거의 안 와요. 안 와도 사진으로 보내 주잖아요. 그래서 사진으로 남겨 놓는 거죠.]

신원 노출도 되지 않습니다.

'익명'이기에 스타벅스 직원들이 빠르게 첫 단체행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익명성이 장점인 것만은 아닙니다.

돈만 받고 약속한 대로 트럭을 운용하지 않은 사례도 생겼습니다.

트럭시위가 일부의 의견만 부각한단 불만도 나옵니다.

'익명'으로 여론을 호도할 우려도 있습니다.

모금 기록이 공개되지 않은 한 시위 주최자에게 자금 출처를 물어봤습니다.

[트럭시위 주최자 : (참여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모인 건가요?) 어떤 것 때문에 그러시는 건데요?]

법적으로는 불법 주정차나 공회전이 문제입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담으면 선거법을 위반할 소지도 있습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전통적인 집회 시위 방식으로 본인이 나서기보다는 (비대면으로) 추진되는 양상이 신선하다고 보입니다.]

새로운 의견 표출의 방법으로 떠오른 '트럭 시위' 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지원 : 황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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