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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살해범 이석준도 이용…탐정 이름 건 '흥신소'

입력 2021-12-18 18:35 수정 2021-12-1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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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에 찾아가 그 어머니를 살해한 피의자 이석준은 집 주소를 어떻게 알았냐는 질문에 '흥신소에 50만 원 주고 알아냈다'고 진술했습니다. 돈만 주면 이런 내밀한 개인정보도 알아낼 수 있는 건지 저희 취재진이 직접 흥신소에 접촉을 해봤는데요.'무법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탐정'이란 이름 뒤에 숨은 흥신소의 실태, 크로스체크 윤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온라인에 광고 중인 한 흥신소.

누군가의 주소를 알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A업체 : 이름이랑 핸드폰 번호 알고 계신다고요? 가능하시고 35만원이에요. 오늘 안에 뽑아드릴 수 있고요.]

[B업체 : 주소 아는 거는 그냥 50만 원 하면 되고요. 실제 있는(사는) 곳 확인까지 하려면 비용은 400만원 정도 들어요.]

입만 다물면 문제 될 건 없다고도 합니다.

[C업체 : 사모님만 안 말하면 법적으로 문제는 안 되죠. 뭐가 걱정이에요, 지나가다 길에서 봤다 쫓아갔다 하면 되는 건데. 안 그래요?]

이름과 생년월일만 갖고 어떻게 주소를 알아낼까.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또 있었습니다.

[D업체 : 우리가 광고를 올리면은 그런 애들이 전화가 와요, 해준다고. 우리는 중간 역할인 거죠.]

이번 송파구 살인사건에서 피의자가 의뢰한 흥신소 운영자 역시 텔레그램을 통해 제3자로부터 개인정보를 받았습니다.

제3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립니다.

지난해 흥신소의 위치추적을 당한 A씨는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A씨/흥신소 위치추적 피해자 : 제 차에 GPS를 달아가지고…차에서 내려서 어디를 가더라도 두리번두리번 하게 되고 계속 누군가 내 뒤에 누군가 있을 것 같다라는…]

경찰에 고소를 했지만 정작 해당 업체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A씨/흥신소 위치추적 피해자 : 형사분이 '의뢰자는 인정을 했는데 실제로 실행한 사람은 부인하고 있다. 그래서 업체를 찾아볼 생각이다' (업체가 안 찾아지는 거예요?) 네, 업체가 없어졌고…]

실제 흥신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주소로 찾아가 봤습니다.

흥신소와는 관련이 없는 업체의 간판이 있습니다.

직접 찾아내긴 어려워도, 접근은 너무나도 쉽습니다.

한 온라인 카페엔 흥신소 정보를 공유한다는 글과 댓글이 넘쳐납니다.

이에 더해 지난해 8월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탐정이 합법화됐다'는 이야기까지 퍼져 있는 상황입니다.

민간업체들이 발급하는 이른바 '탐정 자격증' 개수도 최근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탐정이 합법화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긋습니다.

애초 '탐정'이라는 용어를 쓰지 못하도록 막아놨던 법을 풀어줬을 뿐이란 겁니다.

[선미화/경찰청 수사인재개발계장 : 탐정 활동 자체가 합법화됐다고 시민들이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상은 법령이 마련되지 않았고 탐정 활동범위나 영업방식에 대해서 관리감독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

현재 활동 중인 탐정들은 국가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임병수/KCI 한국탐정연맹 대표 : 국가 공권력의 사각지대에서의 수요가 되게 많단 말이에요. 그 부분을 탐정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국가가 관리감독을 했으면 그게 이제 법제화인데 그게 안 돼 있으니까 우리나라는 그냥 돈만 주면 '내가 뭐든지 하겠다'…]

그러면서 자격증이나 '탐정'과 같은 용어에 현혹되지 말라고도 합니다.

[임병수/KCI 한국탐정연맹 대표 : 탐정 활동을 하는데 꼭 지켜야 되는 법, 한 8개에서 10개 법이 있어요. 이러한 것들을 살펴서 정리를 해주는 사람을 찾아야죠.]

현재 개수 파악조차 되지 않는 흥신소.

무법지대에 남아있다면 피해는 반복될 수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 / 인턴기자 : 신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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