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5년 베테랑 경찰의 촉은 매서웠습니다. 백신 맞으러 가는 길에 현금 인출기 앞에 있는 사람이 조금 이상하다 싶어서 지켜보고 붙잡았더니, 보이스피싱 전달책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윤두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손에 쇼핑백을 든 남성이 현금인출기가 있는 칸막이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 백발의 중년남성이 지나가다 곁눈질로 현금인출기 쪽을 쓱 한번 보더니 이내 발길을 멈춥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갑니다.
유심히 안을 살피다가 전화기를 꺼내 신고부터 합니다.
[정찬오/부산연제경찰서 수사심사관 : ATM기 위에 현금뭉치가 있는 거예요. 1만원권 다발, 5만원권 다발. 아, 이건 범죄가 의심스럽다.]
은행 문이 열려있는데 많은 돈을 ATM기로 입금하는 게 수상했던 겁니다.
그때부턴 돈을 급하게 찾아야 하는 사람인 척 하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정찬오/부산연제경찰서 수사심사관 : 돈다발을 그렇게 많이 입금시키면 다른 사람 일을 못 보지 않느냐. (내가 들어가서) 카드를 꺼내서 집어넣었다가 빼고…]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던 사이 경찰차가 도착합니다.
잡고 보니 역시, 보이스피싱 전달책이었습니다.
피해자에게 받은 2400만원을 입금하던 중이었습니다.
곁눈질 한번으로 보이스피싱범일 수도 있겠다고 눈치 챈 백발의 중년은 35년차 경찰이었습니다.
정년이 1년 반 남은 베테랑 경찰은 피해자의 소중한 돈을 돌려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습니다.
수상한 모습을 보면 바로 112에 신고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